337g 초미숙아 다정이, `143일의 기적'
- 생존 한계 24주·500g 미만 출생
- 강릉아산병원서 집중치료 받고
- 3.8㎏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해
▲ 지난 6월21일 이후 143일만의 건강을 되찾은 최다정(1)양
임신
중이던 조현주(32)씨가 이상을 느낀 것은 지난 6월 21일 새벽이었다.
임신성 고혈압으로 치료를 받아오던 조씨의 혈압이 갑자기
170까지 치솟으면서 몸 상태가 급격히 나빠진 것이다. 곧바로 강릉아산병원 응급실로 옮겨져 긴급 진단을 받았다. 검사를 했던 주다혜 산부인과
교수는 서둘러 제왕절개수술을 결정했다. 그냥 둘 경우 산모와 배속의 아기 모두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아기였다.
30~40주 정도가 돼야 출산하는 일반적인 경우와 달리 엄마 배속에서 24주3일간 있었던 아기가 생존할 수 있을까. 의료진의 고민은 그리 길지
않았다. 곧바로 수술에 들어갔고 그로부터 1시간여 만에 아이는 엄마 배속에서 나왔다. 일반적인 생존한계 기준이 임신 24주 미만, 체중
500g이었지만 딸인 아기는 337g에 불과했다. 미리 지어놓은 아기의 이름은 최다정. 위험한 상태였던 엄마 조씨가 안정을 되찾아가자 병원은
`다정이 살리기'에 집중했다. 다정이는 태어날 당시부터 폐가 발달하지 못해 인공호흡기를 통해 숨을 쉬어야 했고 젖을 빠는 것은 물론 삼킬 힘조차
없어 정맥을 통해 영양분을 공급받았다.
가족들은 기도하는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내야 했다. 의료진도 최선을 다해 아기를 돌보면서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폐포(폐를 형성하고 있는 실질)를 늘려 호흡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계면 활성제를 투입하면서 스스로 숨을
쉬기 시작한 때는 인큐베이터 안에 있은 지 60일이 지나서였다. 그리고 9월21일 처음으로 젖병을 입에 물었다. 가족들과 의료진은 한숨 돌렸다.
곧이어 신생아 호흡 곤란 증후군, 미숙아 동맥관 개존증 등도 찾아왔지만 다정이는 이를 씩씩하게 이겨냈다. 입원한 지 143일 만인 지난 10일,
다정이는 퇴원했다. 몸무게 337g의 초미숙아가 세 달여 만에 3.8㎏의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하는 작은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진현승 강릉아산병원 신생아집중치료실장은 “현재 많은 어려움과 경제적 부담을 갖고 있는 미숙아 부모에게 작게나마 희망의
메시지가 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 참조 : 강원일보 임재혁 기자님(11.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