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튼 만경강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엔 맞바람이 제법 거세더니 만경강 좌안길로 갈아탄 뒤 동쪽으로 갈때는 뒷바람이 부는지 무풍느낌이 든다. 여기가 가도가도 제자리 같은 느낌이 드는 아주 긴~구간이라 자칫 영혼이 빠져나갈 수도 있으니 맨탈관리를 잘해야만 삼례다리(하리교)와 회포대교를 지난 뒤 길은 같은 방향 같은 노면이지만 이름이 바뀐단다. 고내천변로 -> 소양천변로 기분상으론 다 온 것 같지만 기껏해야 14Km 남짓 지났을 뿐, 아직도 갈길이 구만리. 그래도 시야에 들어오는 변화들을 감지하며 초포다리(제2소양교, 소양교) 지나고 21번 국도 공사중인 아중천 합수지점을 통해 뚝방길로 올라간 뒤 하이교 건너 동네로 입성. 집에 도착하니 19.8Km로 딱 200미터가 빠지길래 동네 한쪽을 돌아서 마저 채우며 마무리.
집에 들어가 물 마시고 샤워하고 나오는데 아들이 막 들어온다.
어쩐일로 이렇게 일찍?
잘됐다. 술이나 한잔 하자!
속없이 술은 술술 잘 들어간다.
예전만은 못하지만 여전히 달려다닐 수 있는 장년의 아버지가 있고 술 한잔 함께 할 수 있는 아들이 있으니 이거 아무나 누릴 행복은 아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