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pann.nate.com/talk/351470632
아 정말 너무 황당해서..
2년 만난 남자친구와 결혼을 약속했고 양가 부모님한테 허락까지 받아놓은 상황이에요.
제가 올해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어서 당분간 일에 집중하고 식은 내년쯤 올릴까 했어요.
사실 외모도 조건도 그 무엇도 제 이상형은 아니었는데
저를 공주처럼 대해주고 아빠처럼 챙겨주는 자상함이 좋아서 여기까지 온거거든요.
일하면서 건너 건너 알게 된 사이인데 저한테 반했다고 집까지 이사해가며 저한테 대시했던 남자예요.
사귀는 동안 아주 가끔 본인이 원하는 걸 넌지시 말하긴 했었는데
예를 들면 "자기는 머리 푸는 게 묶는 것보다 예쁜 것 같아." 이런 식으로요.
그럴 때 좀 짜증나긴 했지만 저도 가끔 남자친구 패션에 대해 너무 아닌 것 같은 건 지적하기도 해서
그냥 취향 좀 맞춰주는 게 뭐 그리 대수겠냐 하고 생각하며 찜통 더위에도 머리 푸르고 만나고 그랬네요.
본론으로 들어가면 제가 진짜 심한 만성 비염이 있어요ㅠㅠ
아주 어릴 때부터 비염으로 고생했고 겨울, 환절기, 한여름 할 거 없이 사계절 다 달고 살아요.
어느 정도로 심하냐면 직업상 프레젠테이션 할 일이 많은데 하필 비염이 너무 심해진 날이 걸려서 콧물이 줄줄 흘러 발표를 망친 적도 있었어요ㅠㅠ
비염 고쳐보려고 부모님도 저도 안 해본 일이 없네요.
용하다는 이비인후과, 한의원, 비염 약, 유산균 등등 진짜 모든 걸 다 해봐도 효과는 극히 일시적이었고 근본적인 치료는 한 번도 된 적이 없었어요.
코 구조적인 문제가 아니라 알레르기성 비염이라 수술도 소용 없다고 했구요.
사실 제 자신도 너무너무 괴로운데 자주 훌쩍거리면 듣는 사람들도 괴로울 걸 알아서 밖에서는 최대한 닦아내거나 아주 작게 훌쩍거리는 편입니다.
상황이 이러니 남자친구도 제가 비염이 있는 걸 당연히 연애 초반부터 알았구요.
제가 먼지 알레르기가 있어서 특히 영화관, 차 안 같은 밀폐된 곳에서 더 심해지고 재채기가 나와요.
연애 초기에는 남자친구가 크게 신경 안 쓰는 것처럼 보였고 저도 이뻐보이고 싶어서 더 조심하느라 잘 몰랐는데요
시간이 흐르고 서로에게 좀 더 편해지면서 남자친구가 조금씩 제 비염 증상에 대해 언급하기 시작했어요.
제가 만성 비염이 있고 사계절 내내 달고 산다, 고칠 방도도 없다 수 만번 얘기했는데도
차 안에서 훌쩍 거리거나 하면
"또 감기야?" 하며 무심하게 물티슈를 건네곤 했거든요.
저도 직장에서는 일하는 데 피해 안 가게 소리를 엄청 조심하는데 남자친구랑 있을 때마저 신경 쓰고 조심하면 너무 힘들잖아요ㅠ
그래서 신경을 쓴다고 썼는데 점점 편해져서 방심한 게 싫었나봐요.
요즘 비염이 또 심해졌는데 옆에서 자꾸 핀잔을 주는 거예요.ㅠㅠ
저도 지금까진 미안해 하기만 하다가 이게 제 의지로 되는 일이 아니라서
얼마 전에 왜 또 자꾸 훌쩍거리냐고 하길래 진짜 화가 나더라구요.
비염 없는 사람은 정말 이 심정 모를 거예요ㅠㅠ 얼마나 고통스럽고 성가신지..
그래서 내가 비염 때문에 고생하는 거 알면서도 안타까워 하지는 못할망정 면박을 주냐 그랬어요.
그랬더니 자기는 내가 그렇게 안 보였는데 솔직히 훌쩍거리고 재채기 하고 코 풀 때마다 좀 더럽게 느껴지기도 하고
자기가 생각했던 이미지랑 너무 달라서 약간 실망스러워지려고 한다는 거예요.
제가 잘못 들은 건줄 알았는데 결국은 제가 비염 증상을 보일 때마다 여자로서 정 떨어진다는 말이잖아요.
이 남자가 항상 저한테 했던 말이 제가 좀 작고 마르고 하얀 편인데 그런 여리여리하고 보호본능 일으키는 면이 너무 좋다고 했던 남자거든요? 그런 면에서 자기 이상형이라고.
근데 제가 훌쩍거리고 재채기 하고 그러면 그런 이미지? 환상?이 깨지나봐요..
제가 성격적인 면이나 일하는 모습도 좀 차분하고 조용조용한 편이거든요.
다른 건 다 자기 이상형에 부합하는데 코 풀고 이런 모습은 그 모습에 반대 돼서 더럽게 느껴지고 실망스러운가 봐요.
저 정말 저 말 듣고 충격 받았어요.
지금까진 그냥 반복적인 소리 때문에 시끄러워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저런 이유라니..
전남친들도 제가 비염인 거 알았고 이 남자 빼고는 정말 다들 안타까워하고 좋다는 약 알아봐서 사주기도 하고 그랬거든요.
그렇다고 이 남자가 저한테 못한다는 건 절대 아니에요. 진짜 거의 공주 모시는 신하처럼 대하거든요 평소엔?(제가 그렇게 만든 게 아니고 자발적으로 그렇게 해요) 근데 비염있는 모습은 제 이미지랑 안 맞아서 그럴 땐 정 떨어지나봐요.
제가 지금까지 남자친구 앞에서 한 번도 생리현상을 튼 적이 없었는데
결혼하고 집에서 볼 일 보고 임신해서 저도 모르게 방귀를 뀌거나 하면 또 실망스럽다 하겠죠?
헤어지는 게 맞는 건 아는데
이별 사유가 너무 억울하고 서럽고 그러네요ㅠㅠ
어떻게 말하면서 헤어져야 할까요..
부모님이랑 주변 사람들한테 저런 이유를 대기가 너무 민망하고 어이없고 그러네요..ㅠㅠ
첫댓글 비염덕에 한남걸렀네
사람이 아니라 예쁜 애완동물 갖고싶었나
보호본능 이지랄ㅋㅋㅋㅋㅋㅋㅋㅋ
비염이 살렸네
그냥 인형을 원하는거네 잘 헤어지는거
ㅁㅊ... 사람을 사람으로 안보고 인형으로 보네ㅋㅋㅋㅋㅋㅋㅋ
어휴;;
아니 근데 초반에 저딴소리를 듣고도 가만히 있었던게 신기 여튼 한남 거른거 축하드립니다
비염덕분
그냥 시바루짱 베개 인형을 여자친구로 삼아라ㅡㅡ
비염이 어때서;
한남이랑 사느니 비염이랑 사는게 낫지 ㅎ 나도 만성비염환자임 ^.^
비염덕분이다 진짜
비염덕분이네
망상병은 남자 종특인듯
비염이 한사람 구했네!
따봉비염아 고마워!
딴말이긴 한데 나도 비염 심해서 진짜 별벌거 다해봤거든 물론 그때뿐이규 다시 무한 재발함^^ 근데 어떤 병원에서 주사로 혈자리에 약물 주입해서 비염이랑 천식 같은거 치료하는 병원있는데 여기서 주사 몇번 맞구 지금 확 좋아짐..
아예 다 나은건 아니지만 예전에는 밤에 잠도 못잘만큼 심하게 비염 온날이 1년에 두세번 있었는데 지금은 절대 그만큼 안하고 약하게 왔다 지나가는 정도? 2년간 5번 맞았고 지금은 안맞은지 4년쯤 됐는데도 예전만큼 심하게 온적 한번도 없음..요즘 꽃가루 날려서 좀 재채기 하는거 같아서 한번 다시 맞아볼까 생각중..
저 여자분한테도 추천해주고 싶는데 판 아이디가 기억안나넴...
@침대딍굴 여시야 그 병원 나 추천해줄 수 있을까? ㅠㅡㅠ 나도 진짜 심해서 이번에 코로나 때 실습 가서 거기 분들이 엄청 의심하셔서 억울했어 ㅠㅠㅠㅠ
@cafelatte 혹시 코로나 아니냐고..ㅎㅎ ㅠㅠ
@cafelatte 아 여긴 서울아니구 대전이야 ㅠㅠ 타지방에서도 마니 오긴 하던데..안의원 이야 ㅋㅋ 홍보아님,,홍보안해도 여기 인기 터져..
@침대딍굴 헉 글쿠나 ㅠㅠㅠㅠ 고마워!! 대전 갈 일 있음 가봐야겠다..! ㅋㅋㅋ
@cafelatte 글구 이렇게 빠르게 효과 직빵으류 올정도면 스테로이드 약물일수도 있다고 하더라(확실하지 아니고 추측일뿐..아닐수도 있음!!) 난 스테로이드던 뭐던 일단 나으면 뭐든 맞을수 있다는 생각에 맞아서 후회는 안하긴 함 ㅋㅋ
@침대딍굴 헉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럴수도 있군..고마워!!ㅎㅎ
미친 비염이 얼마나 힘든건데
만성비염여시 웃고간다 ㅋㅋ 비염이살렸네 저새끼는 비염아니라 다른점이 지한테 거슬랴도 저지랄했을새끼임 나비염심한데 남편포함 아무도 더럽다한적도없고 오히려 감기냐고 걱정하는데 어이없네
존나 무슨 인형이냐??씨발ㅋ
어느 공주가 신하 눈치봐 ㅎㅎㅎ
저런 놈들이 결혼 후 돌변해서 아내 가스라이팅하거나 심하면 폭행하는거지 더러운 남자새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