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의 시간 속에서/오정국
보내미/이복희추천 0조회 1223.04.19 03:37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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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의 시간 속에서
오정국
나는 이 풍경 속에서 일치감치 재를 꺼내온 것이라 꽃의 시간, 나무의 시간, 흙의 시간을 뒤적거렸지 숨이 차오르도록 헐과 할을 반복하면서
새벽녘에 잠을 깨면 벽시계를 보지 않았어 냉장고 불빛에 얼굴을 펼쳐놓고 쩌억쩌억 금이 가길 기다렸지 얼음덩어리의 푸르스름한 숨결을 따라 내 핏줄 굽이치던 노래가 있었다고 믿었던 거라
현관문이 열리면 도어락 저편으로 사라지는 4608#처럼 액정화면의 타임캡슐에 봉인되긴 싫었어라
나는 이 풍경 속에서 진흙 바닥을 뒹굴고 춤추고 노래했지
나의 기억은 폐지와 의류, 쇠붙이로 분류되고 유리병과 플라스틱으로 재활용되는데 분리수거는 일주일에 한번 토요일, 토요일을 끝없이 중얼댔어
나는 이 풍경에 휘감기고 뒤섞이고 흩날렸지 비바람에 흩어지고 폭설에 휩쓸리며 악천후의 후일담으로 남겨진 것이라
컨테이너에 말라붙은 칡덩굴처럼 전봇대 귀퉁이의 입간판처럼
_계간 《사이펀》 2022년 겨울발표
_오정국 시인 / 1956년 경북 영양 출생. 중앙대 문예창작학과, 동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졸업. 1988년 《현대문학》 등단. 시집 『저녁이면 블랙홀 속으로』 『모래무덤』 『내가 밀어낸 물결』 『멀리서 오는 것들』 『파묻힌 얼굴』 『눈먼 자의 동쪽』 『재의 얼굴로 지나가다』, 시론집 『현대시 창작시론: 보들레르에서 네루다까지』 『야생의 시학』 등. 문화일보 문화부장, 한서대 미디어문예창작학과 교수 역임. |
류윤
댓글1추천해요 0재의 水요일은 부활 전, 꽃과 나무와 흙의 잠을 뒤척이는... 숨이 차오르도록 헐 왜 싹이 안 틀까, 할은 불가의 용어로 깨침 , 깨쳤다는 건 부활의 전조? 아니면 헐은 대략난감? 할은 + 할 ?. 씨앗이 금이가며 생동하는 생명의 노래. 드디어 얼어붙은 당의 비번이 풀리면서. 진흙바닥을 뒹굴고 좋아라!! 춤추던 그린벨트의 기억력이 복원 되는 흙의 요일, , 쇠붙이 프라스틱의 인조와 녹색의 피조로 분리 수거되는 土요일은 반휴가 아닌 흙의 요일, 허접한 쓰레기들이 해일처럼 쓸고 지나간 자리가 예감되는 세기말이 목전에 닥쳤음을 .. 신음처럼 土요일 土요일 생명이 약동하는 흙의 복원을 꿈꾸는 시인의 경종..한마디로 쓰레기 함부로 버리지 마라 고 쉽게 말하면 될것을 푸른 별의종말? 글쎄!! . 왜 왜 펜잘 두알 쯤은털어넣어야 하는이런 난해시를 국민의 4대 의무나 손바닥 난타 예약의 숙제 강요도 아닌데 골때려읽어내야하고 지금 뭔말을 쑤왈이고있는 건지 나도 참 허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