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암사 주련
1.일주문
入此門來莫存知解(입차문래막존지해) 이 문을 들어오거든 알음알이를 피우지 말라.
無解空器大道成滿(무해공기대도성만 )알음알이 없는 빈 그릇이 큰 도를 이루리라.
2. 대웅전
天上天下無如佛(천상천하무여불)
十方世界亦無比(시방세계역무비)
世間所有我盡見(세간소유아진견)
一切無有如佛者(일체무유여불자)
천상과 천하 어디에도 부처님같이 존귀한 분 안 계시고
시방세계 다 둘러봐도 역시 비교될 만 한 분 없도다.
세간에 있는 것 모두를 내가 다 보았어도
모두가 부처님같이 존귀한 분 없도다.
3. 용화전(龍華殿)
雨寶益生滿虛空우보익생만허공
衆生隨器得利益중생수기득리익
是故行者還本際시고행자환본제
叵息妄想必不得파식망상필부득
無緣善巧捉如意무연선교착여의
이로운 법의 비는 허공에 가득하야
제 나름 중생들 근기 따라 온갖 원 얻게 하네.
행자 고향으로 깨달아 돌아가면
망상은 안 쉬려도 안 쉴 길 바이없고
무연의 방편으로 여의보(如意寶) 찾았으리.
4. 태고선원
海底泥牛含月走해저니우함월주
岩前石虎抱兒眠암전석호포아면
鐵蛇鑽入金剛眼철사찬입금강안
崑崙騎象鷺鶿牽곤륜기상로자견
해저(海底)에 이우(泥牛)는 달을 물고 달아나고
암전(岩前)에 호랑이는 아이를 안고 잠자고 있네.
철사(鐵蛇)는 금강역사(金剛力士) 눈 속을 뚫고 들어가며
곤륜(崑崙)에서 코끼리를 타니 자고새가 몰고 가네.
*이우(泥牛)……토우, 흙으로 만든 소, 중국에서는 입춘 때 이 토우를 장식함.
*철사(鐵蛇)……쇠로 만든 뱀.우둔한 근기의 중생을 말하기도 함.
5. 성적당(惺寂堂)
無邊風月眼中眼(무변풍월안중)
不盡乾坤燈外燈(부진건곤등외등)
柳暗花明千萬戶(유암화명천만호)
叩門處處有人譍(고문처처유인응)
多年石馬放毫光(다년석마방호광)
鐵牛哮吼入長江(철우효후입장강)
虛空一喝無蹤迹(허공일갈무종적)
不覺潛身北斗藏(불각잠신북두장)
가없는 풍월은 눈(眼)속의 눈이요
다함없는 하늘과 땅은 등불 밖의 등불 이러라.
버들은 푸르고 꽃은 예쁜데 십만의 집에
문을 두드리는 곳곳마다 사람이 답하네.
여러 해 동안 돌말(石馬)이 빛을 토하니
쇠 소(鐵牛)가 울면서 장강으로 들어간다.
허공 향한 저 고함소리 자취도 없더니
어느 사이 몸을 숨겨 북두에 들었는고.
•풍월(風月)…… 아름다운 자연
•고문(叩門)……사람을 찾아가서 문을 두드림
•응(噟)……대답할 응
•호광(豪光)……부처님의 두 눈썹 사이 흰 털에서 나는 빛
•철우(鐵牛)……움직이거나 뚫을 수 없는 것의 비유
•잠신(潛身)……몸을 숨기고 드러내지 아니함.
(참조 권영한,한국사찰의 주련)
6. 조사당 1
打破虛空出骨(타파허공출골)
電閃光中作窟(전섬광중작굴)
有人問我家風(유인문아가풍)
此外更無別分(차외갱무별분)
井底泥牛吼月(정저니우후월)
雲間木馬嘶風(운간목마시풍)
把斷乾坤世界(파단건곤세계)
誰分南北西東(수분남북서동)
허공을 쳐부수고 뼈다귀를 가려내어서
번갯불 속에 호구(집)를 마련하니
그 누가 이내 가풍 물어온다면
이밖에 또 다른 별난 것이 없다 하리라.
우물 밑에서 진흙 소가 달을 향해 울고
구름 사이 목마울음 바람에 섞이네
이 하늘 이 땅을 움켜잡나니
누가 서쪽이라 동쪽이라 가름하는가.
*섬전(閃電)……순간적으로 번쩍이는 번갯불
매우 빠른 것을 비유
*시(嘶) ……울 시, 말이 울 시
7. 조사당 2
龍吟枯木猶生喜(용음고목유생희)
髑髏生光識轉幽(촉수생광식전유)
磊落一聲空粉碎(뇌락일성공분쇄)
月波千里放孤舟(월파천리방고주)
용은 고사목을 오히려 살아있는 듯 기쁘게 읊으며
해골에서는 그윽한 알음알이의 빛 생기도다.
선선한 한마디 하늘 부스러뜨리며
달그림자는 작은 배를 천리나 멀리 띄워 보내네.
*촉루(髑髏)……해골
*뇌락(磊落)……성미가 너그럽고 선선함. 또는 쇠로 만든 뱀. 우둔한 근기의 중생을 말하기도 함.
*고주(孤舟) ……외로이 떠 있는 작은 배
8. 범종각(동쪽)
願此鍾聲遍法界(원차종성변법계)
鐵圍幽暗悉皆明(철위유암실개명)
三途離苦破刀山(삼도이고파도산 )
一切衆生成正覺(일체중생성정각)
원컨대 이 종소리 법계에 두루 퍼져
철위산의 깊고 어두운 무간지옥 다 밝아지며
지옥, 아귀, 축생의 고통과 도산의 고통을 모두 여의고
모든 중생 바른 깨달음 이루소서.
유암(幽暗)…… 지옥의 어두움
범종각(남쪽)
一曲凉州恰二更(일곡량주흡이갱)
一曲兩曲無人會(일곡양곡무인회)
雨過夜塘秋水深(우과야당추수심)
양주곡 한곡조가 이경에 기쁘게 울리니
또 한 곡조와 두 곡조는 무인회라
비 지나간 가을 밤 못가에는 물도 깊은 데
범종각(서쪽)
要會東山水上行(요회동산수상행)
溪邊石女夜吹笙(계변석녀야취생)
木人把板雲中扮(목인파관운중분)
동산이 물위로 가는 것을 알고 싶은가
개울가에 돌계집이 피리를 불고
허수아비가 구름 속에 판자를 두드리네.
•생(笙)…… 생황(笙簧) , 관악기의 일종
범종각(북쪽)
春有百花秋有月춘유백화추유월
夏有凉風冬有雪하유량풍동유설
若無閑事掛心頭약무한사괘심두
更是人間好時節경시인간호시절
봄에는 갖가지 꽃, 가을에는 달 빛
여름에는 서늘한 바람, 겨울에는 눈
마음에 걸림 없이 한가롭다면
이야말로 인간세상은 호시절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