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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치 이규승입니다.
# 수해 대응 ‘무정부 상태’ 만든 책임 성역 없이 규명해야(문화일보 사설)
오송 지하차도 참사의 원인과 배경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정부가 감찰에 착수한 만큼 더 자세한 진상이 밝혀지겠지만, 지금까지 공개된 사실만 보더라도 ‘무정부 상태’라고 할 만큼 재난 대응 시스템이 무너졌다. 직접적 원인인 미호강 제방 붕괴부터 112 신고를 받고 엉뚱한 곳에 출동한 경찰까지 제대로 된 대응은 찾아보기 힘들다.
당장 기막힌 일은, 관련 기관들이 서로 ‘내 책임이 아니다’며 떠넘기는 것이다. 충북도는 금강홍수통제소로부터 4시간 전에 위험 통보를 받고도 교통 통제 협조 요청조차 하지 않았다. 그래놓고 “미호강 제방 높이만 낮추지 않았다면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며 청주시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책임이라는 입장이다. 청주시도 홍수통제소와 소방, 경찰, 흥덕구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전달받았지만 “도로법상 해당 도로 통제 권한은 충북도에 있는데, 충북도로부터 따로 연락을 받지 않아 대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흥덕구청 측은 “자치구가 아닌 일반구여서 재난 대응 매뉴얼도 없다”고 했다고 한다. 도로 통제와 주민 대피 등의 책임이 있는 경찰과 소방 당국은 인력 부족을 탓한다. 소방 당국은 사고 직전 현장을 떠났고, 경찰은 112 신고를 받고 현장인 궁평2지하차도 아닌 궁평1지하차도로 출동하고, 청주시는 침수 이후에도 시내버스 업체에 침수 차도로 우회 운행하라는 문자까지 보냈다고 한다.
컨트롤타워는 고사하고 주무 부서조차 사라져버린 이런 무정부 상태는 문재인 정부 때 이뤄진 잘못된 ‘물관리 일원화 정책’에 기인한다. 정부는 물관리 책임을 국토교통부에서 환경부로 이관했고, 환경부는 5대강 본류만 관리하고 나머지는 지자체에 위임했다. 미호강 관리도 환경부가 충북도에 위임했고, 충북도가 다시 청주시에 재위임했다. 큰 비만 오면 침수와 범람 위험을 거듭했던 미호강의 준설 등 홍수 대비는 금강유역환경청이 예산을 주지 않아 진행되지 못했다. 과거 책임과 현재 책임에 대해 성역 없이 규명하고 엄벌해 이런 사태의 재발을 막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