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7월
이중섭거리가 그림과 커피가 있는 젊음의 명소로 자리잡아가는 모습입니다 .
2000년 초반 대한민국 여행사 베스트 셀러 상품이
무박2일의 거제 외도 / 보성 차밭 이었다.
일정은 밤 11:00쯤 출발해서 익일 새벽 4:00쯤 거제에 도착한다 .
사우나에서 2시간 밀린 잠자고, 거제 외도 해금강을 2시간 30분에 마치고,
4시간을 이동해 보성 차밭 , 담양 대나무테마공원 ,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둘러보고 올라오면 저녁 7시쯤 된다 .
버스 타는 시간만 18시간 걸리는 환장할 여행 상품이 최고의 여행 셋트 메뉴 였다 .
버스 안 답답한 공기는 기사 ,여행자, 여행가이드 모두 졸음과 사투를 벌여야 하고 ,
비몽사몽 투어 길은 안전 사각지대에 충분히 방치된 채 힘든 여행길을 강요당했다.
인터넷 문화가 만들어낸 여행의 인스턴트화다 .
더욱 안타까운 것은 눈도장만 찍고 온 사람들이
마치 큰일을 해낸 것처럼 생각한다는 것이다 .
물론 여행하기에 가장 재미없고 불친절한 허연 대낮에
꽃보다 사람이 더 많은 그런 풍경을 봤을 거다 .
이런 여행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 .
언젠가는 그곳을 차근차근 둘러보기 위해 반드시 다시금 찾게 되는 것이다.
마치 충동 구매해서 한번도 입지 않는 애물단지 옷처럼 ..
치유의 숲으로 각광받고 있는 사려니 숲
흔히 물건 구매도 그렇다 .
싸다고 이것저것 구입하다 보면 입는 것만 입게 되는데,
버리자니 아깝고 갖고 있자니 짐만 되고 .. 그런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차라리 물건은 반품이라도 되지만 , 여행 상품은 반품도 안 된다 .
싼 게 비지떡이다 .
사람의 감성과 인식의 범주를 넓히는데 자연만큼 소중한 오브제는 없다 .
여행의 기준은 삶의 질과 가치를 얼마큼 소중하게 인식 시켜주는가를
고민하면 된다.
여행에서 나의 감성으로 느끼는 모든 것은 고귀한 가치다.
여행자도 급수가 있다 .
여행지에서 열심히 묻고 , 쓰고 ,살피는 수준은 중급 ,
에헴!하고 한걸음 물러나서 여유 있게 둘러봄은 상급 ,
보고 느끼는 것을 말로 ,글로 ,사진으로 표현 할 줄 아는 사람은 고급이다.
그럼 초보는 누구일까 ?
봄에 여행 갔을 때 무조건 나물 뜯고자 왔다는 사람들 , 이런 부류는 칼,장갑,비닐봉투와
장바구니 준비는 기막히다 . 정작 중요한 건 당신이 어디를 왔다 갔는지 조차도 모른다는 것이다 .
두 번째는 따지는 파다 .숲길에서 , 강가에서 , 바람의 언덕에서 ,뭘 볼게 있어서 왔냐고 따진다.
세 번째는 버스 족으로 버스가 시야에서 안보이면 상당히 불안해하는 부류들이다.
계산 되지 않은 나와 계산된 나는 여행을 통해서 정확히 분별 할 수가 있다.
여행은 새로운 경험과 인식,사유로부터 나 자신의 성숙과 발전이 있는 것이고
생활의 발견과 기술을 통해 삶의 가치를 고양 하는 것이다.
혹 내일이라도 길 떠날 일이 있다면, 여러분이 꾸미는 배낭과 다이어리 ,
그리고 옆에 있었음 하는 누군가를 위해서 빈자리 하나를 놔두면 어떨까.
내가 진정으로 누군가를 사랑하는지 ,진정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여행은 당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열정적이고 ,아름답고, 멋지게 답해 줄 것이다.
여행은 상품이 아니다 .여행은 생물이다 .
여행상품은 예쁜 포장지에 쌓여있는 맛 동산 같은 제품하곤
상품의 유전자 자체가 다르다.
여행은 심장이 뛰고 , 맥박이 펄떡거리는 생명의 연소작용이다 . 뜨거운 피다 .
그래서 여행을 눈으로만 ,만져지는 것으로만 ,느껴지는 것으로만 재단 하다 보면,
단순한 흥미, 재미, 볼거리 ,먹거리로 여행의 가치를 전락시킨다 .
여행은 떨림으로 공감하는 가슴 ,사려 깊은 태도 ,
깊이 어루만져 그 속살까지 더듬고 느껴야 한다.
언어와 음악과 뜨거운 피와 가슴 떨림이 만들어내는 하모니
몸 안의 나와 맘 안의 내가 만나는 은밀한 내통..
등산 점퍼가 70-100만원을 호가 하는 시대 ,
지하철 등산객 복장은 여행가 수준이다 .
복장이 이 정도인데 어설피 여행 얘기 했다가는 면박 당하기 십상이다.
자동차와 네비게이션 , 인터넷은 사람들을 여행 전문가로 만들어 놓았다 .
명품 아웃도어 점퍼가 , 여행 많이 다녔다는 호기가 .
당신 삶의 질을 높여주지는 않는다 .
우리 삶의 바로미터는 ,내 머리가 아닌 내 다리가 말해주고 ,
내 통장에 쌓인 잔고의 수치가 아니라
내 마음에 저축되어있는 자연의 자양분이라는 사실이다 .
무료한 일상을 벗어 나고픈 어느 날 ,
목청껏 불렀던 어떤 노랫말처럼 가끔 여인도 여자가 되고 싶어질 때가있다 .
비록 옛날로 훌쩍 돌아가기엔 지금의 편리한 생활은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지만
편리해진 생활만큼 동무들과 함께했던 훈훈한 시간들이 더욱 그리워진다.
멀티 플렉스 상영관이 아닌 천막극장 영화의 추억이 아련하고 ,
화려한 tv 드라마 대신 전래 동화 같은 이야기들이 반딧불처럼 피어 나는 곳 .
동동 구리무가 최고의 화장품 이었던 엄마의 추억이 머무는 마지막 고향 같은 …
그 만큼 만나고픈 청춘의 그리움 때문에, 허기진 영혼을 끌어안고
매일같이 배낭 속을 들여다 보며 사는 것은 아닐까 ...
여행은… 허기진 영혼을 채우는 밥이다 .
첫댓글 나의 급수는?
뎃글다는 사람은 당근 상급^^ ㅎㅎ
여행의 떨림...
고단한만큼 쉬고싶은 맘이 커서 고요한 바다같은 자연에 안겨있고싶다.
나이는 불혹을 넘고있지만 늘 혹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