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여행대가 천기철의 섬산행
진도군 관매도 돈대산(219.1m)
작지만 옹골찬 조도군도의 간판 섬
관매도는 진도군 남서쪽 10km 지점에 있으며, 상조도로부터 0.7km 떨어져 있는 지점에 위치한다. 다도해의 일부를 이루는 조도군도에 속하고 면적은 6.4㎢, 해안선 길이는 17km인 작고 아름다운 섬이다.
조도군도는 1981년 12월23일 다도해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조도군도에 속해 있는 관매도는 아름다운 절경뿐만 아니라 조도군도의 섬 중에서는 간판격인 섬이다.
관매도는 곧 '볼메섬'으로 '볼메'는 (살펴)보는 산, 주위를 살펴보는 돈대산이 있어서 이른 이름이다. 관매도는 '볼메셤(섬)'이나 이의 변형'볼마셤(섬)', '볼모셤(섬)'을 한자로 표기하는 과정에서 볼 관, 매화 매, 섬 도로 고착된 것이다. 서기 1700년경 조씨 성을 가진 선비가 제주도로 귀양 가던 중 약 2km에 달하는 관매도 해변에 매화가 무성하게 핀 것을 보고 관매도라 했다는 이야기도 전하여 내려온다.
관매도 북서쪽 해안은 모래가 풍부한 사실해안이며, 남,북쪽 해안은 높은 절벽과 해식동이 많아 절경을 이루고, 썰물 때에는 인접한 각흘도, 항도, 방아섬이 연결되어 관매도의 비경인 '관매8경'을 자랑한다.
관매도의 관매해변을 둘러싼 솔숲은 면적인 99,000㎡(약 3만 평)로 해변송림 가은데는 국내에서 가장 큰 솔숲으로, 2010년 제11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생명상(대상)을 받은 해송림이다.
이 숲은 지금으로부터 300여년 전 관매도에 입도한 함재춘이라는 사람이 처음 심었다고 전하여 오는데, 오랜 세월 거친 바닷바람을 막아준 방풍림이다. 지금은 건강과 힐링의 숲으로 변신했다. 한때 솔껍질깍지벌레가 급속도로 퍼지면서 위기를 맞았지만 지금은 왕성하게 피톤치드를 품어내고 있다.
관매도 최고봉은 돈대산이다. 관호리 사람들은 돈대산을 '큰 산'이라 부른다. 돈대는 조선시대 적의 움직임을 살피거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하여 영토내 접경지역 또는 해안지역에 설치한 초소다. 산의 정상에 돈대터가 있어 산이름이 유래된 듯하다.
독립문바위에서 시작되는 산의 지맥은 장산편 마을의 장산(진산, 긴산의 뜻)에서 샛배의 낮은 언덕을 통해 돈대봉으로 이어지고, 왕덕기미 전망대의 우실능선에서 왕돌산의 남서로 각각 짧게 뻗어내려 관매지맥을 이룬다.
돈대산 산행은 관매도의 마실길의 출발점과 같다. 선착장에서 관매해변을 따라 10여분쯤 걷고, 관매사랑민박집, 관매해변의 국립공원 관리사무소를 거치면 해송이 빼곡히 들어차 있는 곳에 조성되어 있는 피톤치드길과 장단맞춤길로 접어든다. 폐교된 관매초등학교 옆에 조성된 장단맞춤길 야외공연장에는 운라, 편경, 징, 북 등이 설치되어 있어 마실길을 걷는 사람들이 악기를 두들겨보며 흥겨움에 취해볼 수도 있다.
장단가락길을 10여분쯤 걷고, 시멘트포장길을 20여분 걸으면 주차장이 나온다. 주차장에 잘 정비된 마실길을 따라 10여분 동안 걷다보면 독립문 가는 길과 방아섬으로 갈라지는 삼거리다. 삼거리 왼쪽으로 접어들어 10여분쯤 걸어가면 능선 아래로 독립문바위가 내려다보인다. 썰물 때 해안가로 내려서서 굴 안쪽으로 들어가야만 독립문바위의 진수를 볼 수 있다.
다시 삼거리로 되짚어 돌아와 30여분쯤 걸으면 건강미가 넘치는 방아섬 위에 남근바위가 서있다. 사람들이 방아섬(남근바위)을 지날 때면 처녀들과 아주머니들이 얼굴을 붉히고 웃음바다가 되곤하는 관매제2경이다.
다시 동쪽 해안을 따라 20여분쯤 가면 독립가옥이 나타난다. 장산의 안부로 올라 내려서면 돌담이 아름다운 장산편 마을이다. 마실길을 지나 10여분쯤 걸으면 항도와 청등도 사이에서 떠오르는 일출을 바라보는 셋배쉼터다. 셋배쉼터가 관매도 최고봉인 돈대산 산행들머리다.
육산과 툭 트인 암릉 등산로를 오르면 어낙기미가 내려다보이는 관매도 동남쪽 해안과 관매마을의 아름다운 모래해변을 시종일관 좌우로 바라보며 걷는 약 40여분의 산행이 즐겁다. 관매마을로 내려가는 어낙기미 삼거리에서 정상으로 오르는 등산로는 가끔씩 좌우로 툭 트인 전망대바위가 나타난다. 바위에 오르면 관매도 북쪽과 동쪽으로 조도군도의 주옥같은 섬과 남서쪽 해안의 비경이 조망된다.
돈대산 정상에는 삼각점(관매 21, 2006 재설)만 박혀 있다. 북쪽 전망은 좋지 않지만 동쪽으로는 독거군도의 섬과 남쪽으로는 추자도와 제주도가, 서쪽으로는 병풍도와 동,서거차도, 대마도, 가거도, 만재도, 태도, 홍도, 흑산도가 조망되는 아름다운 봉우리다. 옛터에는 잡목만 무성할 뿐 돈대터로만 짐작할 뿐이다.
정상에서 암릉을 따라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왼쪽으로 왕덕기미의 푸른 바다와 왕돌산의 수려한 기암괴석이 10여분 동안 발걸음을 붙잡는다. 20여분 내려가면 왕돌산과 선착장으로 내려가는 삼거리가 있는 봉우리다. 봉우리에서 왕덕기미로 내려가며 암릉에 오르면 관호마을이 바로 아래로 내려다보이고, 왕덕기미의 아름다운 해안절경이 조망된다. 봉우리에서 20여분쯤 내려가면 왕덕기미 쉼터다.
쉼터에는 독특한 형태의 돌담 '우실'이 있다. 성벽 모양을 한 우실은 관호마을의 울타리 역할을 하는 돌담으로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막아주고, 성(聖)과 속(俗)의 경계담으로서 민속신앙적 의미가 있다고 한다. 또 흔들의자그네가 있어 그네를 타면서 바다 조망을 즐길 수 있다.
왕덕기미 쉼터에서 내리막길을 따라 시원한 파도소리를 들으며 5분여쯤 내려가면 관매제3경인 돌묘와 꽁돌을 만난다. 3m에 이르는 거대한 꽁돌(공깃돌의 전라도 사투리)이다. 파도소리 가득한 한적한 해안로를 따라 걷고 오르면 조리대 숲길로 이어진다. 20여분쯤 오르면 전망 좋은 바위에 닿는다. 북동쪽으로는 올라갔던 돈대산의 기다른 능선과 어우러진 왕덕기미가 절경이다. 남쪽으로는 관매제5경 하늘다리가 있는 반도 끝의 등대로 검푸른 바다가 넘실거린다. 날씨가 맑은 날은 추자도와 제주도가 보인다.
전망바위에서 다시 10여분쯤 해안로를 따라 걸으면 아름드리 후박나무숲이 펼쳐지고 제5경 하늘다리가 나온다. 마치 칼로 절단한 것처럼 갈라진 섬과 섬 사이 높이 50여m에 3m 가량의 틈새에 다리를 놓은 하늘다리는 감탄사를 자아낸다.
다시 왕덕기미쉼터로 되짚어 돌아와 관호마을의 우물에서 목을 축이로, 관호마을의 돌담길과 벽화를 보며 선착장으로 향한다.
*산행길잡이
관매도 돈대산 산행과 마실길 순례를 모두 한다 해도 1박2일이면 넉넉하다. 선착장~국립공원 관매도출장소~몽골텐트촌~일몰전망대~독립문바위~독립가옥~장산편마을~샛배~어낙기미 안부~돈대봉 정상~암릉~삼거리~관호마을 왕덕기미 안부~꽁돌(왕묘)~할미중다랭이굴 전망대~하늘다리(약 5시간 소요). 관매팔경 중 1경(관매해수욕장), 2경(방아섬), 3경(꽁돌 및 돌묘), 5경(하늘다리), 7경(하늘담), 8경(다리여)은 육로로 탐방이 가능하다. 그러나 2경(방아섬), 5경(하늘다리), 7경(하늘담), 8경(다리여)은 물이 빠질 때야 정상적으로 볼 수 있다. 4경(할미중다랭이굴), 6경(서들바굴 폭포)은 배편으로 감상해야 한다(민박집에 유람선 문의). 7경과 8경은 아직 등산로(탐방로)가 개설되지 않아서 주의를 요한다.
*교통
승용차:서울~서해안고속도로~목포나들목~영산호하구둑~영암방조제~금호방조제~77번 국도~우수영~진도/ 서울~대전~호남고속도로~광주~동함평~목포나들목~영산호하구둑~영암방조제~금호방조제~77번 국도~우수영~진도/ 서울~대전~호남고속도로~광주 광산나들목~나주~영암~해남~18번 국도~진도(5시간 소요).
서울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진도행이 1일 4회 운행. 5시간30분 소요. 요금 23,200원(일반), 34,600원(우등).
동서울터미널에서 진도행이 1일 2회 운행한다. 5시간30분 소요. 요금 30,600원(우등).
광주~해남~진도 간은 수시 운행. 2시간10분 소요.
진도버스터미널~팽목항 훼리호 시간에 맞추어 운행한다. 40분 소요.
관매도 훼리호(차량 선적 가능)는 진도 팽목항에서 창유리를 경유해 관매도 운행. 1시간10분 소요. 승객 11,000원, 차량 35,000원.
진도 팽목항에서 창유리, 관사도, 소마도, 모도, 대마도를 경유하는 선편은 2시간 소요. 승객 13,000원, 차량 38,000원.
*평소 1일 4회 운행하고, 여름에는 증편 운행한다. 운항시간과 소요시간은 선사의 사정과 조석차로 변경될 수 있다. 진도 팽목항 매표소 조도고속 061-544-5353, 한림페리 061-544-0833.
*잘 데와 먹을 데
관매도 명품마을 홈페이지(www.gwanmaedo.co.kr)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볼거리-관매8경
제1경 관매도 해변(일명 곰솔해변) 관매해변은 동서로 3km에 이르는 백사장으로, 고운 모래와 청정해역의 맑은 물과 얕은 수심은 가족단위 피서지로 적격이다. 주위에는 전국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자랑하는 해송림(소나무숲 3만평)이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한다.
제2경 방아섬(남근바위) 관매도 동북쪽에 있는 섬으로 옛날에 선녀가 내려와 방아를 찧었다는 전설이 있으며, 정상에는 남자의 상징(?)처럼 생긴 ㅂ1ㅏ위가 우뚝 솟아 있는데 아이를 갖지 못한 여인들이 정성껏 기도하면 아이를 갖게 된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제3경 돌묘와 꽁돌 관매2구 관호마을 뒤 고개를 넘으면 왕돌끼미에 하늘장사가 묻힌 돌묘와 꽁돌이 있다. 꽁돌은 하늘나라 옥ㄷ황상제가 애지중지하던 것을 두 왕자가 가지고 놀다가 실수로 지상으로 떨어뜨린 돌이라고.
제4경 할미중드랭이굴 비오는 날이면 할미도깨비가 나온다는 굴이다. 횃불을 들고 들어가도 산소가 부족해서인지 저절로 불이 꺼지고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지라 감히 아무도 끝까지 들어간 사람이 없어 그 깊이를 알 수 없다.
제5경 하늘다리 바위산 중심부를 칼로 자른 듯이 똑바르게 갈라져 그 폭이 3~4m이고, 바다 수면으로 돌을 던지면 물에 떨어져 닿는 시간이 13초가 걸리는 참으로 아슬아슬한 절경이다. 이곳에는 옛날 방아섬에서 방아 찧던 선녀들이 날개를 벗고 쉬던 곳이라는 전설을 안고 있다.
제6경 서들바굴폭포 방아섬에서 방아를 찧던 선녀들이 이곳에서 목욕을 하고 밥을 지어 먹었다고 하여 이곳 주민들은 7월 백중에 여기에서 밥을 지어먹고 폭포수의 물을 맞으면 피부병이 씻은 듯 낳는다고 한다. 폭포수는 바닷물이 들면 바닷물 위로 떨어지고 썰물 때는 자갈 위로 떨어진다.
제7경 하늘담(벼락바위) 관매도에서는 매년 청년을 제주로 추대해 당제를 올렸는데 그 전후 1년 동안에는 처녀를 만나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제주로 추대된 청년이 그 기간에 전부터 사귀어온 처녀를 만나게 되는데갑자기 하늘이 컴컴해지면서 벼락을 때려 한쪽 섬 전체가 깎아지른 절벽으로 되었고, 그후 이곳을 하늘담 또는 벼락바위라고 부른다. 그리고 청년과 처녀가 죽어서 다리여의 구렁바위가 되었다.
제8경 다리여 서들바굴을 지나면 구렁이바위가 있는 다리여다. 이곳은 바닷물이 많이 빠졌을 때 한 달에 4~5회 정도 건너갈 수 있다.
*알면 편리한 정보:진도군청 www.jindo.go.kr 홈페이지 이용하면 편리하다.
글쓴이:천기철 해남 주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