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당초 직원들은 부담스러웠다.
전문직 출신의 교장은 부설 11년 경력으로 자기 프로그램을
그의 리더십으로 학교를 운영 잘하고 있다고 자랑한다.
연구부장은 사회를 맡았다고 하면서
자기가 다 설명하려 한다.
끝나고 나오면서 '참 말씀을 잘 하세네요'라고 찍는 소리를 했다.
실은 항상 나도 나 자랑에서 얼마나 많은 거짓을 섞어 듣는 사람을 짜증나게 했을까?
학교 시설을 보는 중에 난 저 북한산과 인수봉을 보았으니
나의 교육에 대한 관심은 이리 형편없는 것인가
다시 연수원으로 돌아와 숙박한 일행과 떨어져 혼자 걸었다.
남부터미널 역 앞에 싸구려 고시원에 방을 정한 박흥규 장학사와 걸었다.
예술의 전당을 찾아 만원을 주고 매그넘 코리아 사진을 보았다.
작가 안내 앞에서 몇 줄을 공책에 베낀다.
'인물에 관한 나의 사진은
진정으로 초상사진이 아니다.
그것은 그 삶의 이미지를 이용하여 내가 창작한 사진이다.
사진은 한 인간의 진정한 육신과 사진가의 만남이다.
-리즈 사르파티
'내 작업의 근저는 본질적으로 인간애를 진작하는 매개이다.'
'전에 본 적이 없는 처음 본 것, 달라 보이는 것을 찍어야 한다.
그렇지만 새로운 것만을 찾으라는 말은 아니다.
늘 주변에 있어 친숙한 대상이라도 어느 순간에 전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낯설게 느껴지는 상황이 나를 잡는다.
그런 생격한 것을 찍어내는 게 좋은 사진이다.'
-일라이 리드
'나는 하루에 24시간을 일하지만 진짜 사진찍는 시간은
15-20분밖에 안된다.
내가 사진 찍을 때 활용하는 시간대는 해 오르고 난 후 1시간과
해 지기 2시간 전이다.'
그러고 보니 해지기 2시간 전쯤이다.
밖으로 나가 뭘 볼까 하다가 계속 본다.
카파에 관한 영상자료를 보다가 나온다.
둥근 지붕을 저녁해가 비추고 있다.
음악당 쪽에서는 오페라는 하는가 보다.
음악 분수대에서는 음악이 흥겨운데 난 뭘 보는지 모르게
내 자신이 서툴고 어색하다.
우면산 서초구민 걷기공원을 1시간 정도 돌았다.
서울에서 저녁해를 나무 사이로 보았다.
젖은 옷을 입고 밥집을 찾았으나
저녁엔 술만 팔아서 할 수 없이 호프집에 들러 치킨과 맥주로 저녁을 먹었다.
남은 치킨을 싸 달라하여 소주 한병을 사들고 방으로 왔다.
소주를 참으며 논어 몇 줄을 베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