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orgio Morandi (Italian, 1890–1964)
Still Life (Natura morta), 1964
Museo Morandi, Bologna
© 2008 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 / SIAE Rome
Giorgio Morandi (Italian, 1890–1964)
Still Life (Natura morta), 1961
Museo Morandi, Bologna
© 2008 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 / SIAE Rome
Giorgio Morandi (Italian, 1890–1964)
Still Life (Natura morta), 1953
Washington, D.C., The Phillips Collection.
© 2008 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 / SIAE Rome
Giorgio Morandi (Italian, 1890–1964)
Still Life (Natura morta), 1956
Oil on canvas; 11 7/8 x 17 3/4 in. (30 x 45 cm)
Museo Morandi, Bologna
© 2008 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 / SIAE Rome
리듬과 색
캔버스에 유채, 152 x 158cm 소니아 들로네 (1885-1979) 릴 미술관
Sonia Delaunay. Atelier simultané 1923 - 1934
이탈리아 루카 구아다그니노 감독의 영화 아이엠러브(I Am Love, 2009)
질샌더와 펜디로 의상과 신발이 넘쳐나고 티파니 에르메스 각종 명품 장신구들이
끊임없이 나오며 저택의 벽과 공간에는 그림과 조각품들이 넘쳐난다.
거기다 이탈리아 두오모 성당과 밀라노 거리, 산레모의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들은
훌륭한 대표 관광지를 보는 즐거움까지 선사하며 두시간 내내 눈이 즐겁다.
'스토리가 아니다, 하반부 점프컷이 남발된다,결말이 시원치 않다' 등 부정적인
평가들도 있다. 영화도 그림도 개인의 중요하게 보는 관점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볼 수 있으니,
이탈리아 장인이 한컷 한컷 정성을 들여 찍은 영화로 평론에서도 극찬을 받은
수작으로 이탈리아 영화의 전성시대를 다시 맞는것 아니냐는 기대섞인 반응들까지. 대체적으로
좋은 평점을 받은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이 영화를 빛나게 하는 요소들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4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주인공인 틸다 스윈트(Katherine Matilda Swinton)의 열연,
영국 인텔리 배우로 그녀는 러시아 출신 이탈리아어를 완벽구사하고 귀족가문의 며느리로
손짓,몸짓 어느하나 소홀함 없이 이후 자아를 찾는 야성과 자연 그대로의 솔직한 용기를 연기함에 부족함이 없었다.
또 하나의 주인공은 심장이 폭발할 것 같은 오케스트라의 연주곡,
바로 조화와 통합을 추구하는 포스트 미니멀리스트 존 애덤스(John Adams 1947~)의 음악이었다.
영화 전체의 강렬한 색채들을 어우르며 관객의 심장수까지 예측한 듯 정교하고 깊은 울림을 주는 음악은
오래도록 영화를 기억하게 만든다.
세번째는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진취적인 이탈리안 요리 선두주자인 칼로 클라코의 음식이다.
식당에서 리키 가문의 여인들이 식당에서 먹던 새우요리, 러시안 스프 우하, 저녁 만찬에 최고로 서빙되던 화려한 음식들,
안토니오가 극중 만들었던 요리들은 대화의 매개체로, 새로운 세계에서 자아를 만나게도 해주고,
행복을 만끽하기도 하고 또 그 반대의 것으로 이끄는 중요한 요소다.
마지막으로 영화에서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빛과 색'이다.
앞으로의 얘기는 이것들에 관해서다.
아이엠러브는 빛과 색으로 찍어낸 사랑의 정물화다.
이 영화에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데 있어 빛과 색의 역할은 매우 크고 중요하다.
눈내린 밀라노의 회색빛 스타트에서 시작해 리키가의 대저택은 햇빛이 닫혀진 공간이다.
가는 곳마다 미닫이 문에 분리된 공간들은 인공의 불빛으로만 화려하다.
저녁의 만찬도 화려한 파티도 결코 자연의 빛은 없다.
딸의 비밀을 알게 된 그녀,밀라노의 두오모 성당을 총총히 걸어가는 엠마의 걸음위로 수백개의 햇살이 비집고 나온다.
안토니오의 요리를 먹을때,그의 뒤를 쫒아 걸었을때,산레모를 오를 때,
사랑의 절정에 이를 때 등 그녀의 사랑이 머무는 곳에는 여지없이 빛이 쏟아졌다.
빛은 또한 색을 따른다. 강렬하지만 가볍지 않은 원색의 실크드레스는
탄력잃은 여인의 몸을 초라하지 않게 감싸기에 알맞다.
강한 여름햇살 속에 진한 오렌지색 원피스와 거리의 노란색 차선은 난색이 겹쳐 가뜩이나 숨막히는 심장을 뜨겁게 덥힌다.
태양아래 자연속에 그대로 벌거벗었으나 부끄럽지 않은 태고의 이브처럼
자유로운 육체와 영혼이 산속의 꽃과 열매와 오버랩되어 더욱더 사랑스럽다.
발그레한 그녀의 핑크, 숲속의 초록의 기운, 태양을 품은 하늘의 블루... 색채는 어떠한 형태보다 뛰어난 이야기가 된다.
안토니오를 쫒다 얼떨결에 들어간 산레모의 한 책방에서
엠마가 집어든 책은 소니아 들로네(Sonia Delaunay)Atelier simultané의 화집이다.
소니아 들로네는 20세기의 대표적인 여성예술가로 화가이자 디자이너다.
그녀는 회화뿐만 아니라, 텍스타일,의상,시각디자인 등의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며 총체적,
퓨전적 시각의 대표적 예술세계를 지향한 예술가다.
극중 엠마처럼 들로네도 러시아 출신이다. 남편 로베르 들로네와 함께 오르피즘의 대표적인 화가로도 유명하다.
색채가 단순히 드로잉을 보조하는 장식적인 종속물이 아니라 형태를 만드는 데 있어서
중요한 구성요소가 된다는 것을 보여주었고, 색채의 음악적·시적 이미지를 구체적인 대상에서 분리하여
순수하게 추구하였다.
어떤 대상이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을 하나의 화면에 표현하는 방법,
색채를 사용하여 형태를 만들고 공간을 암시하는 양식, 동시주의(同時主義 Simultanism)는 그녀의 작품세계를
대표하는 단어다.
색채를 중심으로 한 그녀의 작품집은 나중에 안토니오의 주방에서도 발견되며 에두와르도가 눈치를 채게하는
단서로도 역할을 한다. 소니아들로네의 동시성은 엠마의 심리가 변화하는 모습을 한 화면에 담아내는
영화 장면에서도 확인된다.
엠마의 사랑부분에서 등장하는 화려한 색감과 시공간을 아우르는 조형미는 s.들로네의 작품과 무관하지 않다.
위에 언급한 빛과 색의 이야기는 이 영화가 오르피즘에 충실한 영화임을 말해준다.
마무리에 들어가 엠마의 시모가 예비 손주며느리감에게 주라며 벽에 걸린 그림 중 하나를 건네는 장면이 있다.
주전자랑 컵하나 달랑 그려진 작은 그림이다. 이탈리아 볼로냐 출신의
조르지오 모란디(Giorg Morandi 1890-1964) 의 작품이다.
샤르댕과 세잔의 전통을 이어받아 신비하면서 관조적인 시정깊은 정물화를 그리는 작가다.
섬세하며 절제된 형태, 엄격한 구성, 왜곡된 원근법을 특징으로 하며 ,키리코의 형이상학적 그림에 영향을 받았다.
3평 남짓한 그의 침실이 그의 작업실이었으며 언제나 작은 캔버스에 그림을 그렸다. 욕심없이 소박한 그림을
그렸던 장욱진 화백의 그림도 늘 작았다. 평생 고향 볼로냐를 떠나지 않았고 욕심없이 단순하고 절제된
삶을 살았던 모란디는 20세기 가장 존경받는 이탈리아 화가로 손꼽힌다.
한정된 주제의 다양한 변주, 모란디의 그림은 척 보기엔 똑같은 붉은 색이 집집마다 거리마다 미묘하게
다른 볼로냐를 걸어본 다음에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커다란 굴곡없이 잔잔하게 흘러가는 이탈리아 영화 아이엠러브는 모란디의 정물처럼 언듯 밋밋하고
파격마져 진부해 보일 수 있으나, '컵은 컵으로 존재한다'란 모란디의 철학처럼 '엠마'의 부재로서의
의미가 아닌 '키티쉬'로서 존재의 인식이라는 명징한 사실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이 밖에도 영화에는 많은 미술적 이야기들이 곳곳에 있다.
할아버지께 페인팅이 아닌 사진을 내미는 손녀딸 베티, 테이트 모던에 기부하는
메세나에 대한 이야기도 잠깐 나오고, 엠마의 아버지 직업이 작품복원사라는 애기 등등
궁금한건 식당 벽에 걸린 커다란 붉은 옷의 여인인데 러시아 여왕 예카테리나 2세가 아닐까 싶고
또 하나는 엠마가 시댁에 갔을때 거실 벽에 걸린 커다란 그림 다섯 어린이가 원형으로 춤을 추는
그림인데 푸생의 작품같기도 하다. 전통을 지키려는 레키가문의 위엄과 평온을 기원하는 바램아닐까 싶다
http://blog.naver.com/amen9019/110104068688
첫댓글 이제서야 이 영화를 보았는데요..일부러 영화본 후에 이 글을 읽어봅니다..
너무도 놀라운 건 제 느낌과 완전 일치하는 리뷰에 적잖이 당황하며 단숨에 읽어내려갔답니다..
후반부의 석연치 않은 점프컷으로.. 겉도는 감정을 다잡아가며..조금이라도 놓칠세라
영화보는 내내 빛과 색에 몰두하며 즐감했던것 같네요..
아~ 푸생의그림 맞나요? 저두 푸생이 바로 떠올랐거든요..ㅎㅎ
드뎌 보셨군요, 자유게시판에 그림 두개 올려놓았는데 아무런 답변이 없고 여기저기 알아봤는데 끝내 못찾았어요 누구작품인지, 그게 여기 영화에 꽤 비중있게 나오는 그림이거든요, 그래 추측만 했구요, 모란디와 들로네의 정보는 무타님이 주셨어요 감사드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