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팀이 WBC, 즉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에서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연장전 끝에 아쉬운 준우승에 머물고 말았습니다만, 이는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선전으로 기록될 만합니다. 한국 선수들은 기동력, 수비, 작전, 장타력 등 모든 면에서 세계인에게 야구의 묘미를 한껏 즐길 수 있게 해 줬습니니다. 한국 야구가 세계를 놀라게 하면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은, 그 성적도 성적이려니와 바로 이런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한 이른바 '토털 야구'를 선보였기 때문입니다.
한국팀은 현지시각 2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구장에서 열린 제 2회 WBC 결승전에서 일본과 연장전 끝에 10회 초 2점을 뺏겨 5대3으로 아깝게 패하고 말았습니다. 제1회 대회 때에도 한국은 선전에 선전을 거듭했지만 준결승전에서 일본에 패해 4강에 그친바 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바로 지난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세계 최강 쿠바를 꺾고 금메달을 차지한 바 있어, 큰 기대를 모았습니다만, 우승에 이르지는 못했습니다.
한국 야구는 전국민적 성원을 받는 최고 인기 종목입니다만, 그 역사나 저변은 야구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이나 일본에는 크게 뒤지고, 중남미 국가에 비해서도 낫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WBC와 올림픽에서 보여준 한국팀의 플레이는 야구 선진국을 자부하는 국가 팀들을 머쓱하게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대체로 말해 미국식 야구가 힘을 바탕으로 한 공격야구라면, 일본식은 세밀한 기술야구라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비해 한국 야구는 일본과 비슷하면서도 훨씬 다이내믹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이런 한국식 야구의 진가는 이미 제1회 WBC에서 세계 야구팬들을 매료시킨 바 있고, 2008베이징 올림픽에서 쿠바를 꺾음으로써 다시 한번 그 위력을 보여줬습니다. 이번 대회에서도 일본을 두 차례나 꺾었고, 최강의 우승 후보라던 베네수엘라도 준결승에서 가볍게 물리쳐 세계 야구계의 찬탄을 자아낸 바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한국 야구의 전반적인 수준이 미국이나 일본을 능가한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철저한 기본기, 끊임없는 연습, 끈끈한 팀웍, 이런 것들이 바탕이 되고 한국인 특유의 신명이 작용함으로써 한국 팀은 무서운 저력을 발휘한 것입니다. 실제 경기에서는 이런 점들이 빠른 발을 이용한 기동력과 수비, 매끄러운 작전, 빈틈없는 투수진의 운영, 적시에 터지는 호쾌한 장타와 어우러져 이른바 '토털 야구'로 승화된 것입니다. 이를 가능케 한 것은 선수들의 기량과 김인식 감독의 절묘한 용병술이 조화를 이뤘기 때문임은 물론입니다. 준우승에 머문 것은 아쉬운 일이지만, 한국 대표팀은 세계 야구사에 큰 획을 그었다고 평가해도 과장이 아닐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