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여행기
(2박3일 온양관광호텔에서)
-여행전야(旅行前夜)
찐빵호빵의 계절이 돌아왔다.
가정에서 만들어 먹던 찐빵을 공장에서 대량생산하며 호빵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식히기 위해 호∼호∼ 불며 먹는다는 뜻이라나.
한 조사에 따르면 제과점 빵이 가장 많이 팔리는 온도는
섭씨16-20도이고 섭씨5도 이하 일 때는 매출이 급감한다는 것.
그 이유는 호빵종류에 자리를 내주기 때문이란다.
주말에 아내가 김장을 담그고 나니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다.
따뜻한 찐빵호빵이 생각나는 쌀쌀한 날씨 때문에 모락모락 김나는
찐빵호빵이 생각나는 날이다.
일상에 힘들고 지친 아내를 위로해주고 기분전환도 시켜줄 요량으로
월요일에 아내와 함께 2박3일 일정으로 온천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기차표는 3일 전에 광주송정역에서 예매를 했었고,
12시 정각에 광주역을 출발해 14시22분에 천안아산 역에 도착하는
608호 KTX편이었다.
여행에 대한 특별한 계획은 없었지만
휴식과 미학(味學), 투어, 문화의 4색을 패키지로 엮은
아산 온양관광호텔 무료이용권을 큰 딸아이가 선물로 보내주었기
때문이다.
-제1일차
기차시간이 여유는 있었지만 모처럼 만에 가는 여행,
기분도 내보려고 아파트 앞에서 택시를 탔더니 기차출발 30분전에
광주역에 도착했는데 택시요금이 7천400원이 나왔다.
그래도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세상은 참으로 좋아졌다.
역 입구에서 역무원이 실시하던 개찰이라는 절차도,
열차 안에서 승무원이 하던 표 검사라는 것도 없었다.
우리가 승차할 7호차를 찾아가는데 입구에서 한참을 걸어야 했고
객차의 수량은 알 수 없어도 대충 10량은 훨씬 넘는 것 같았다.
객차 1량에는 백여 명이 탈 수 있는 좌석이었으나 군데군데 많이
비어 있었으며 점심시간대라 식당 칸이 별도로 없기 때문에
이동매점을 이용하라는 안내방송도 있었다.
역무에 종사하는 모든 직원들은 단정하고 친절하고 봉사적이었다.
열차 안은 쾌적했고 카트를 밀고 다니는 판매원도 마찬가지였다.
개찰업무가 전자화 되어있는지 직원들은 손에 든 모니터기기를
들고 다니면서 좌석 체크를 하는 것 같다.
다음 객차로 옮겨갈 때도 객석을 향해 정중히 인사하는 모습도
보기에 좋았다.
이동매점(카트)에서 점심을 사 먹었는데 1회용 도시락이 반찬도
깔끔하고 맛도 좋았다.
원두커피도 한 잔 마셨다.
온천관광 휴양도시인 아산시에는
1300년 전통의 명품 왕실온천인 온양온천과
보양온천으로 지정된 함 유황온천인 도고온천,
온천수를 이용한 즐거운 워터파크의 아산온천 등이 있으며,
역사와 문화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현충사, 외암里민속마을, 온양민속박물관, 충의 사, 수덕사가 있고
수천 종의 꽃들과 자연풍광이 환상적인 곳으로
추억을 한 권의 앨범으로 만들 수 있는 도고 세계 꽃 식물원,
영인 피나클랜드가 있다고 한다.
광주를 출발한 608호 열차는 장성, 김제, 익산, 西대전을 거쳐
정확하게 14시22분에 천안아산驛에 도착했다.
천안아산 역(天安牙山驛)은 기차역으로 장항선 아산역이 개통되면서
KTX와 일반열차를 연계하는 환승체계가 구축되었으며
신창까지 광역전철이 연결되어있다.
천안, 아산의 두 도시의 驛은 한 건물로 연결되어 있었으며,
천안역은
東部역사(경부선)와 西部역사(장항선)로 역사가 나뉘어져있어
동부역사에서는 경부선, 호남선, 전라선 일반열차를,
서부역사에서는 장항선 일반열차, 수도권 전철, 전동차를
이용할 수 있었다.
온양 가는 전철을 기다리는데 날씨가 몹시 추웠다.
기다리는 사람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추위를 이겨내려고
발을 동동 굴리기도 하고, 손도 비벼보고, 뺨도 만져본다.
따뜻하던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니까 체감추위가 더한 것 같다.
추운 겨울에 칼잠을 자야 하는 수인(囚人)에게 여름철 옆 사람은
증오의 대상일 것이다.
사람이 아니라 그냥 섭씨36.5도의 열 덩어리일 뿐이다.
옆 사람의 체온으로 추위를 이겨 나가는 겨울철의 원시적 우정과는
대조를 이루는 형벌중의 형벌이라고 표현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이라는 신영복교수의 글이 생각났다.
추울수록 더 필요한 이웃사랑,
따뜻한 체온을 가진 사람들이 나누고 베풀기에 매서운 한파가 무섭지
않은 계절이 되었으면 한다.
전철을 타고 온양온천역에서 내렸다.
장항선 기차역으로 배방역과 신창역 사이에 있는 역으로 새마을호,
무궁화호가 운행되고 있으며,
수도권광역전철 확장에 따라 천안-신창 구간이 연장 개통됨으로
수도권전철 1호선이 정차하는 역이다.
에스커레일을 타고 역사를 빠져나오니 광장 보도부록에 온천행궁전도가
그려져 있다.
걸어서 역에서 두 불록거리에 있는 온양관광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16시 쯤 호텔 프런트에 도착해 예약권을 주니 호텔직원이 우리를
한실 241호로 안내를 해준다.
그리고 무료옵션인 온천이용권(각, 3매), 조식뷔페2회(2인1조, 2매),
계절특선 석식2회(2인1조, 2매), 아로마 발마사지이용권(각, 1매)
티켓을 받았다.
우선 온천사우나를 하기로 했다.
온양관광호텔 온천사우나는 온양역과 근거리이고 온양 중심가에
위치하고 있어서 온천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온천공에서 직접 공급되는 57C 천연암반층 약 알카리성 온천수는
신경통, 류마티스 등 질병치료는 물론 스트레스해소, 피부미용에도
탁월한 효능이 있다한다,
옥 자수정 불가마도크와 증기찜질도크, 노천탕이 있었다.
특히 노천탕의 대나무 숲과 높은 돌담 벽이 운치를 더해주었다.
선조들의 숨결이 스며드는 온천문화의 발상지인 온양관광호텔에서
사우나를 끝내고,
18시30분 이후에 레스토랑 온궁(溫宮)에서 안심스테이크로 저녁을
먹었다.
실내온도는 24도C를 유지하고 있다.
-제2일차
사우나를 하려고 1층 통로를 지나가는데 온천행궁전도를 소개하는
전시실이 있어 둘러보았다.
온양행궁은 조선왕조 태조 5년에 임시행궁을 짓고 세종 14년9월에
온천궁궐을 증축하였으며 태조, 세종, 세조, 현종, 숙종, 영조임금께서
온천휴양과 집무를 하시고 “온양별시”라는 과거를 시행하던
왕실전용의 온천궁궐이며,
그 위치는 현 온양관광호텔로서 박정희대통령을 비롯하여 여섯 분의
대통령이 유숙하였다한다.
1300년 전통의 온양온천(溫陽溫泉)은 충남 아산시 온양洞에 있는
온천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온천의 하나로 알칼리성 단순천이다.
단순천(單純泉)이란
탄산수소나트륨, 황산마그네슘, 탄산칼륨, 규산, 황산칼슘 등이
함유되어 있어 거친 피부, 신경통, 위장병, 빈혈, 혈관경화증, 부인병
등에 효험이 있다는 것이다.
백제 때는 온정(溫井),
고려시대에는 온수(溫水),
조선시대 이후에는 온양이라고 불려왔을 만큼 온천역사가 길다.
특히 조선시대에는 태조, 세종, 세조 등 여러 왕이 이곳에 순행하였고,
세조는 “신천(神泉)”이라는 이름을 내렸다.
영조, 정조도 이곳과 인연이 깊었으며 온궁(溫宮)이라는 별장도
있었다고 한다.
아침식사는 온궁에서 뷔페로 먹었다.
동양의 신선한 활어 회와 각종 해산물을 중심으로 서양의 소 세지,
바비큐, 빵, 한식 등의 음식물로 구성된 뷔페로 신선한 야채와 해조류,
동서양 음식들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게 준비되어 있었다.
식사를 하고 방에 와 있는데 와인과 과일바구니가 룸서비스로 왔다.
와인 한 병에 파인에플, 레몬, 수박, 사과, 배, 귤 등 푸짐한 양이었다.
그리고 16시 이후에 아로마 발마사지를 하라는 예약전화가 왔다.
오후에 온천욕을 하고
지하에 있는 스파테라피에서 발 마사지 서비스를 받았다.
아로마 발마사지를 받으니 피로가 풀리는 것은 물론
시원한 아로마 향이 지친심신을 안정시켜주고 편안하게 하여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시켜 주었다.
와인과 과일을 먹고 나니 배가 불러 점심은 굶고 온궁에서 궁중전골로
저녁을 먹었다.
-제3일차
오양호텔 내에는 두 개의 문화재가 있었다.
세조가 온양행궁에 주필하였을 때 온천 곁에 냉천을 발견하여 신정이라
칭하자 (지방문화재자료: 229호)주필신정비(神井碑)를 세웠고,
사도세자가 온양행궁에 행차했을 때 활을 쏘던 활터로 정조 때 이를
기념하여 축조한 (지방문화재자료: 228호) 영괴대(靈槐臺)가 있다.
아침 식사는 뷔페다.
일찍부터 온천욕을 하고 온양시내를 돌아보았다.
온양 역에서 천안아산 역 16시발 광주행 KTX표를 일찍 예매해두었다.
시가지와 전통시장을 둘러보고 호텔로 돌아왔다.
13시, 호텔프런트에 체크아웃을 하고 온양 역에서 전철을 탔다.
광주 집으로 되돌아가기 위해서다.
아산역(牙山驛)은 철도역으로 부역명은 선문대역이다.
아산신도시에 지어지는 역이라는 점에서 당초 아산시에서는
“아산 신도시驛”으로 이름 붙여지기를 추진했으나,
고객편의 및 운영체계 등을 고려하여 최종적으로 아산역이라고
정해졌다한다.
이렇게 정해진 역명이 만들어내는 대표성 때문에 이 역이 아산의
중심지에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아산역과 아산신도시는 아산의 최 외곽지에 위치하고 있고 아산의
실제 중심지는 온양온천역이 위치한 온양 지역이란다.
점심을 천안역 구내식당에서 돌솥비빔밥을 먹고 커피숍에 들려
아메리카나도 한 잔 마셨다.
2박3일의 여정이 종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날씨는 풀리지 않고 계속해서 추웠다.
(2011년 12월 15일)
첫댓글 바보 바보 Y 2012.01.05 19:54수정 | 답글 | 삭제 | 신고
온천은 겨울에가야 제맛이죠, 잘 다녀 오셨습니다.
행복하세여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