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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전동 덕동산공원 내 조성된 ‘덕동산 맹꽁이 서식지’가 만들어지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손길이 오갔다. 이젠 참개구리와 청개구리까지 살고 있는 맹꽁이 서식지에서 지난 7월 말 50마리의 맹꽁이 성체와 유생(새끼 맹꽁이) 개체가 무수히 발견됐다. 덕동산을 오고가는 시민들은 언제 봐도 흐뭇하고 즐겁다는 반응이다. |
덕동산공원에 맹꽁이가 산지는 10년도 더 됐다. 산개구리, 참개구리, 청개구리가 산란하고 난 뒤 맹꽁이는 7월 경 장마철을 기준으로 알을 낳는다. 당시엔 장마에 의해 군데군데 생긴 웅덩이나 덕동산자락 수로 주변에서 물 고인 곳을 찾아 알을 낳고 활동했다. 5~6년 전 수로 주변에서 40~50여 마리의 맹꽁이가 산란하다 집단 폐사한 채 발견됐고, 2007년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2년 후 2009년 덕동산공원에 인공폭포를 설치하던 중 올챙이 상태의 1000여 마리 맹꽁이가 발견됐다. 김만제(한광여고 교사) 생태연구가는 공사장 인근에 작은 웅덩이를 파 임시서식지를 만들었고 웅덩이 주변을 ‘맹꽁이 보호서식지’로 지정했다. 한광여중 ‘맹꽁이와 친구들’ 동아리 회원들은 웅덩이에 물이 마르면 물을 채워 넣기도 했다.
맹꽁이를 위해 만든 터전이지만 ‘부욱부욱’ 울어대는 참개구리 수컷 한 마리가 서식지에서 발견됐다. 뿐만 아니라 6월~10월까지 청개구리가 활동하고 새가 물을 마시고 목욕을 하고 간다. 아이들이 물웅덩이에서 풀을 뜯거나 올챙이를 건져 갈라치면 이젠 주민들이 나서서 제재를 한다. 따스한 손길이 많이 거쳐 갔기 때문일까 올해 초까지 30㎡규모였던 생태서식지가 140㎡로 확장하면서 노랑어린연꽃, 무늬창포, 물토란, 부들 등 수생식물을 식재하고, 맹꽁이 개체 수 증가를 위해 주변 환경을 정비했다.
짝짓기를 위해 번식지를 오가는 맹꽁이 보호를 위해 등산로를 따라 놓인 배수로에 에코브릿지를 설치했고, 주 2~3회씩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그 결과 올해 초 서식지 재조성 당시 10마리에 불과했던 성체 개체수가 1년에 채 안된 현재 50마리로 증가했다. 5배가 증가한 것이다. 또한 새끼 맹꽁이 개체도 무수히 발견돼 평택시는 1~2년 내로 맹꽁이 수가 증가할 것이라 내다봤다.
김만제 생태연구가는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맹꽁이 서식지가 시와 시민들의 노력으로 되살아나 다행이다”며 “맹꽁이 서식지로 시작해서 참개구리, 황개구리, 곤충, 새까지 찾아오는 생태관찰장이 된 것은 환경은 우리 모두의 관심으로 지켜질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확인한 사례”라고 말했다.
매월 첫째 셋째 토요일 덕동산공원에서는 청소년 환경동아리 ‘덕동산 맹꽁이 친구들’과 ‘맹나라 꽁친구들’ 주관으로 ‘맹꽁이 생태학교’를 열고 양서류 사진 전시, 맹꽁이 목공예, 맹꽁이 종이접기, 맹꽁이 모자 만들기 등의 체험 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맹꽁이 개체 수 확충 뿐 아니라 다양한 생물과 동식물이 서식할 수 있는 자연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멸종위기2종 맹꽁이를 보호하려는 움직임은 평택 외에도 서울, 대전, 대구, 제주 등에서 활발하다. 최근 들린 기쁜 소식은 한강의 생태계가 회복되면서 150여 마리이던 맹꽁이가 4년 사이 27배 늘어나 올 연말이면 4000여 마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지난 7월엔 환경부에서 멸종위기종 해제후보종으로 맹꽁이를 지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