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일(월)
정말 추운 날입니다. 우리 손님들이 벌벌 떱니다. 모아두었던 잠바가 주인을 찾았습니다. 하루 종일 옷을 좀 줄 수 없는지 물어봅니다.
주안8동 성당 레지오 자매님들이 오전에 멋진 봉사활동을 하셨습니다. 연안부두 자매님께서 보내주신 돼지고기를 재워둔 것이 김치 통으로 네 통이나 있습니다.
우리 손님들께 아주 조금씩 돼지불고기를 드렸습니다. 자매님들이 좀 더 달라는 우리 손님들 협박에 넘어가서 많이 드렸습니다. 못본척했습니다. 얼마나 먹고 싶은 돼지 불고기였을까요!
이슬왕자님도 꽤나 오랫동안 국수집 설거지를 거들어주었습니다.
오늘은 쉴 틈도 없이 손님들이 계속 오셨습니다.
한 선생님께서 계란 스무 판을 선물해주셨습니다.
11월 3일(화)
춥지만 바람이 불지 않으니 좋습니다.
오전에 석원씨와 주헌씨가 부평 병원을 다녀왔습니다.
상추를 푸짐하게 내었습니다. 우리 손님들이 상추 드시느라 신이 났습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혼자서 있었습니다. 옛날 생각이 났습니다. 혼자서도 참 잘했습니다. 한 시간 정도 혼자서 동분서주했습니다. 식사하러 온 손님들이 걱정하기 시작합니다. 손님 한 분이 스스로 팔을 걷어붙이고 설거지를 도와줍니다. 이슬왕자님이 와서 아주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오후부터는 자원봉사자들이 많아서 잠시 낮잠을 잘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화수성심의원에서 계란 열 판을 보내주셨습니다.
데레사 자매님이 부산 어묵 세 상자를 보내주셨습니다.
고마운 분께서 만두를 선물해주셨습니다.
또 고마운 분께서 샴푸와 생필품을 한 산자 선물해주셨습니다.
11월 4일(수)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상추를 듬뿍 내었습니다. 맘껏 드실 수 있도록 했습니다.
열무김치에 돼지고기 조금 넣고 볶았습니다. 참 잘 드십니다.
서울에서 오시는 손님이 시금치나물이 얼마나 맛있는지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난다고 합니다. 오늘은 나물을 듬뿍 내었습니다.
후식으로는 고구마와 요구르트를 내었습니다.
고마운 분께서 사과 한 상자와 감자 두 상자를 보내주셨습니다.
한 선생님께서 옷과 안전화 등등 두 상자나 보내주셨습니다.
또 저녁에 고마운 분께서 쌀을 40킬로 네 포나 선물해주셨습니다.
11월 5일(목)
쉬는 날입니다. 베로니카 가게도 쉬는 날입니다. 늦잠을 행복하게 잤습니다. 아침에 미역국을 끓이고 김도 굽고 조기도 구웠습니다. 세 식구가 오순도순 아침밥을 먹었습니다. 강아지 민들레도 식탁 밑에서 자기 몫의 아침밥을 먹었습니다.
오늘은 민들레국수집 대청소하는 날입니다.
청소와 정리 정돈의 달인이신 베로니카께서 총동원령을 내렸습니다.
옥련동 선호씨, 민들레희망지원센터의 신 선생님, 안드레아 수사님, 석원씨도 왔습니다. 성욱씨도, 이슬왕자님인 정근씨도 왔습니다. 모니카 큰 이모님도 오셔서 청소해 주셨습니다. 새집처럼 반짝거립니다.
내일은 청송 3교도소는 신종 인플루엔자 때문에 집회나 자매상담이 중단되었기에 조금 느긋하게 여섯 시 쯤 출발해도 됩니다. 청송교도소만 들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첫댓글 민들레 국수집 안에서 살아가는 삶의 체험을 보고 배울 수 있어서 제게 큰 도움이 됩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매달 잊지않고 갇힌 교도소 형제님들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