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교통네트워크 논평]
에너지 위기로 대중교통이용자가 늘었다고?
아니다, 지금이라도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 2~3월 대중교통 이용자 늘어? … “통학 등 계절적 요인 반영에 불과, 전년 대비 오히려 줄어들 것으로 전망”
- 생색내기용 K-패스 활성화보다 ‘서울시 3만원 추가 환급 기동카’가 보편적이고 타당한 정책
- 공공교통네트워크, “에너지 위기를 교통전환의 중요한 계기로 삼는데 여전히 부족”
미국의 이란 침공으로 촉발된 세계 에너지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피크 시간대에 무상교통 이용자인 노인의 이용 제한을 통한 대중교통 여건 개선 등의 허황된 조치나, 17번째 유류세 인하와 같은 모순된 정책을 펼치는 조치가 나오고 있다. 주요 정치인들의 대중교통 이용 캠페인은 눈에 띄지만 여전히 거리에는 1인 이용차량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는 기존 6만 2천원 기후동행카드에서 한시적으로 3만원을 추가로 낮추기로 했다. 현재까지 나온 고유가 대중교통 활성화 대책 중 가장 의미있는 조치로 환영한다. 결국 대중교통 정책은 중앙정부와 같이 구름 위에서가 아니라 실제 시민들의 삶이 이루어지는 지역 현장에서 가장 정확하게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요금 정책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발생한 에너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9유로 무제한 티켓을 발행한 독일에서 볼 수 있듯이, 단기적인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해 이미 검증된 정책이다. 그런 점에서 모두의 티켓이라는 정액권을 발행해놓고도 이를 조정하기보다 기존 K-패스의 환급율을 10% 정도 낮춘 정도에 불과한 중앙정부의 대응에 비교된다. 기존 1개월에 40회 이용해야 기후동행카드 환급을 받을 수 있었던 것에 비해, 3만 2천원 정액권은 1달에 20회 정도면 무제한 이용이 가능해진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절반 가량의 인센티브가 실제 자가용 이용자의 대중교통 전환에 촉매가 될지는 두고봐야 하지만 중앙정부 대책에 비해 훨씬 현실적인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다만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서 나오고 있는 ‘고유가로 인해 대중교통 이용자가 늘었다’는 주장은 되짚을 필요가 있다. 이는 서울시의 대책이 대중교통 이용자가 늘어나는 과정에서의 촉진 정책이 아니라 여전히 대중교통 이용이 활성화되지 않는 한계 속에서 나온 고육책이라는 것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서울시 자료를 근거로 2월 말과 3월 초를 비교하여 99만명의 대중교통 이용자가 늘었다고 보도하면서 이것이 고유가의 요인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서울시가 제공한 원자료는 확인할 수 없지만 이는 통계상의 오류다.
*관련 언론보도:
① https://www.newscj.com/news/articleView.html?idxno=3391012
② https://ichannela.com/news/detail/000000520952.do
<서울시 월별 대중교통 이용자 동향(서울시공공데이터)>
첫째, 대중교통 이용자는 계절적 요인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특히 목적통행자 중에서 청소년 이용이 급증하는 3월과 9월은 이용이 크게 늘어나는 시기다. 그런 점에서 올해 2월과 3월을 비교하는 것은, 통학이라는 목적통행 증가에 따라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의 데이터 현황을 보면 확인할 수 있다. 덧붙여 3월에 자가용 통행이 부분적으로 줄어드는 것 역시 계절적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서울시 공공데이터 현황
https://data.seoul.go.kr/bsp/wgs/theme/detail/12.do
둘째, 오히려 중요한 것은 전년 대비 동향이다. 현재 공식적으로 3월 이용자 정보가 공개된 것은 없다. 제한적인 비교를 해보면, 2025년 2월에는 승차 기준 1억 2,629만명 이었다. 하지만 2026년 2월에는 1억 1,194만명이어서 전년 대비 1,500만명 가까이가 준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2025년 기준으로 3월 승객은 1억 4,398만명으로 2월에 비해 2천만명 가까이 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서울시 보도자료에 따르면 3월 2주 동안 100만명 가까이가 늘었다고 한다.
*서울교통공사 자료실
http://www.seoulmetro.co.kr/kr/board.do?menuIdx=548
이와 같은 사실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현재 정부나 서울시의 대중교통 활성화 대책은 별다른 성과없이 실패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나아가 이런 수준으로 첨두시간의 혼잡도를 운운하면서 일부 승객 탑승을 제한하려는 것 역시 ‘오버에 가까운 부산스러움’ 이다.
공공교통네트워크는 이번 서울시의 3만원 기후동행카드 정책은 촉진 정책이라기보다는 실제 대중교통 이용자가 늘지 않는 현실에 대한 사후적 대책이라고 인식한다. 즉 공식적인 데이터가 나오면 정책 전환의 한계가 드러날 것을 우려한 지방정부 차원의 고려라 본다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아쉬운 것은 중앙정부다. 5조원에 가까운 정유사 재정지원과 추가로 수조원에 이를 유류세 인하에는 과감한 정부가 1조원도 되지 않는 모두의 카드 증액에는 갖은 생색을 내는 꼴은 아쉬움을 넘어서 개탄스럽다.
안타깝지만 현재 에너지 위기로 촉발된 교통전환은 시도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해외의 사례를 언급할 필요도 없이 구체적인 데이터가 이를 보여준다. 서울시의 보도자료를 그냥 가져다 쓰는 언론이나, 이를 근거로 용량 문제를 언급하거나 또한 요금인상 운운하는 언론 보도를 보면서 여전히 공고한 ‘자동차 동맹’을 확인한다. 도로 위의 자동차 주행을 줄이는 것, 1인이 타는 이동수단을 다수가 타는 이동수단으로 전환하는 것, 이를 위해서 더 많은 대중교통 수단을 제공하는 것과 동시에 자가용 이용을 억제하는 것은 이상적인 모델이 아니라 이미 해외의 수많은 도시들이 오랫동안 해왔던 것들이다. 이미 정책효과에 대한 검증도 끝났고 남은 것은 정부의 정책적 의지밖에 없다.
이 점에서 공공교통네트워크는 서울시의 3만원 추가 할인 기후동행카드 발행을 환영한다. 하지만 이것은 독일에서 도입한 9유로 티켓에 비해 부족하다. 이에 오히려 한시적인 조치라면, 특정 시간대에 무상교통을 도입함으로써 사업체의 노동시간 변화를 통한 수요 전환을 꾀하는 것이 더욱 타당하리라 생각한다.
서울시는 오전 6시 30분에서 7시 30분까지, 9시 30분에서 10시 30분까지의 대중교통 이용을 무상화하라. 이미 싱가포르에서 하고 있는 피크 시간의 조정을 통한 대표적인 수요관리 대책이다. 이를 통해 사업체의 출퇴근 시간 조정 등을 유도할 수 있고, 실제 이런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중앙정부가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역량도 되지 않는 직접 사업을 하느라 고민하지 말고 지방정부가 적극적인 수요관리 정책을 시행할 수 있도록 자원을 제공하는데 집중하는 것이 맞다. 교통정책은 지역별 특징이 중요하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가 가장 잘하는 정책영역이기 때문이다. 공공교통네트워크는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정치인들에게는 일시적인 쇼맨십을 넘어서야 한다고 간곡히 호소한다. 위기의 극복은 위기 이전 상태로의 회복이라기보다는 반복되는 위기에도 넘어지지 않는 탄력성을 갖출 때 가능하다. 그것이 21세기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위기의 본질이다.
이럴 때 일수록 좀 더 구체적인 증거와 사실에 근거한 정책들이 필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런 점에서 부디 언론들은 현재의 위기를 단순 보도하는 것을 넘어서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성과 더불어 교통정책을 바라보는 최소한의 전문성을 고려해 줄 것을 요구한다. [끝]
2026년 4월 6일
공공교통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