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한글내방가사
#석별가/혜완소장본
신행갈 동무들아 석별가 드러보소
인간세상 슬픈 것이 이별 밖에 더 잇는가
이별 중에 서른 것이 생이별이 제일일세
父母恩德 지중하나 이별하면 다잊나니
이십년 노든 인정 부모골육 가치타서
세상에 낫것만은 슬하에 자라나서
남녀 소처 判異하다
남이 견문 다 못 보고 深閨에 가처 안자
의복 음식 잘골몰을 역녁히 다주다가
歲月이 여류하야 二八光陰 다닥치니
옛법을 조차서라 成人이 되단갈가
무심한 남자들은 성인 하면 조타하나
여자 골몰 생각하니 춘하추동 사시절에
定省하기 골몰이오
토수 보선 줌치동을 잔일하기 골몰이오
그 중에 여가나면 제 옷하기 분주하다
일년이 다 가도록 마음 펴고 놀 때 없네
한식과 단오절은 총총이도 지나가고
추석중구 세시때는 몽중에 依稀하다
평생에 즐기든 일 윳과 척사 아니런가
우리 언제 조용하야 실토록 노름할고
삼오이팔 처녀들아 너이 부대 잘 노라라
아희때 못다 놀면 성인한 후 여한이다
동지 섯달 긴긴 밤에 밤새도록 잠 못 자고
삼사월 긴긴 해에 해지도록 일을 하나
일도 일도 만흘시고 新行 前일 하도 만타 하노라
하여내도 어대서 소사나고 마음 쉬기 어렵도다
발모르고 보선 깁고 품 모르고 큰 옷 할 제
이리하면 마즈실가 저리하면 마즈실가
저리하면 실수될가 남의 성품 내 모르고
盛門高眼 取消될가
허다한 바느질을 근근히 거진하고
농문을 열고 보니 할 일도 새로 잇네
명주 비단 고운 가음 누비질 언제 하며
白포 黃포 장찬 가음 푸새다듬 누가할고
춘추복 누비할 제 열손가락 다 파이고
동하복 다듬할 제 두팔이 휘절린다
귀찬하고 괴로워라 평생이 얼마되리
내사 실타 놀고 보자 아니하면 그뿐이지
제 바람에 성이 나서 울며 불며 다니다가
상방에 드러 가서 방문을 닫아 걸고
이불을 덮어 쓰고 조용하게 누워있자니
무러도 말이 없고 불러도 대답 없네
다시금 생각하니 내 목숨 죽기 전에
일못하고 어찌하리 이리하여 아니 될가
왈칵이 이러 안자 이문 저문 여러 노코
이 농 저 농 차자낼 제 침척이 어대갓노
상하 의복 말라보세
引刀剪刀 차자 내서 여기 저기 던저 노코
중침세침 가려 내서 이실저실 뀌어노코
척수맞게 지어 두고 다홍이다 반물이다
주름자바 하여낼 제 우리 자모 거동 보소
사랑으로 하신말슴 기절코도 이상하다
우리규수 기특하다 한집안에 생장해도
너의 수품 내몰랏네
깃다리 볼작시면 반달채로 넌즉달고
도련을 살펴보니 앞뒤가 간중하다
한 일을 두고보면 열 일을 안다하니
깃도련이 저만하면 다른것사 가트리라
너의 일 다한후에 여러동무 한가커든
추월춘풍 조흔때에 왼갓노름 시켜주마
가소롭다 여자행지 고법이 무엇인고
신행날 바다오니 나의 마음 어떠트냐
처음에는 조흔드시 제일에 골몰하야
분주로 모르다가 바든날이 가즉와서
新行을 생각하니
희비가 相半이라 一念에 가탄일세
중심으로 하는 말이 내임의로 하게되면
평생이 다가도록 가고오고 하고저라
그렁저렁 나달가서 하로밤 지격이라
동모친척 다모여서 작별을 하려하니
그제야 일경하야 내어대로 가잔말고
부모동기 삼사촌이 느린드시 굳게잇고
제종동류 노든이는 좌우로 버렷는데
친밀은정 다떼치고 내어대로 가자느냐
가즉하면 동향이오 멀리가면 타향이라
同鄕이나 他鄕이나 길 떠나기 일반이니
꿈결에나 보앗는가 깨어서나 보았는가
평생못본 남의집에 백년살기 기약하네
어찌할고 어찌하리 부모이별 어찌할고
수십년 기른 은덕 무엇으로 갚사오리
嚴父本來 大凡하사 한말슴도 아니시고
慈母는 性弱하야 나를 위로 하는말이
슬하마라 서러마라 女子有行 예사로다
조히가서 잘잇거라 내수이 다려오마
너를 훌처 보낸후에 앞이 비어 어찌할꼬
이 말슴 드를적에 내마음 어떨손고
五內가 分崩하야 촌촌이 끈허진다
心神을 진정하야 눈물로 하는말이
어마어마 생각마소 저가튼것 자식인가
골몰만 끼처주고 효양한번 못하다가
일년이나 반년이나 모녀각각 흐터지니
잘게시오 잘게시오 어마부대 잘게시오
명년봄 꽃피거든 부대수이 다려오소
잔잉하다 동생들아 형아형아 부르면서
소매끝 마주잡고 수이오라 우는거동
차마어이 흐터질고
뜰아래 奴僕들아 두로다 잘잇거라
왼집안 전후면을 다시한번 둘러보고
동무이별 다다르니 어렵고도 애닯도다
언제다시 모여놀고 치마폭 다젖는다
아주메야 형님네야 잘잇다가 수이보자
우리동무 동갑들아 歲時 편늇 언제놀리
나오거든 편늇노자
어느봄에 花煎하리 나오거든 花煎하자
깜짜기 눈물닦고 이러안자 하는 말이
諸叔主 諸家兄아 면면이 각각 불러
연연한 가는소리 은근히 겨우 내서
날차즈오 날차즈오 부대수이 날차즈오
과거행차 다니거든 가는길에 날차즈오
외가처가 다니거든 우리게로 지낼적에
잊지말고 날차즈오 저소년들 거동보소
잘가거라 그말끝에 우리비록 무심하나
木石肝腸 아니어든 찾기야 찾지마는
부탁하오 부탁하오 시댁사리 부탁하오
말도만코 흉도만흔 시댁사리 부탁하오
昏定晨省 늦게하면 시부모 말할게요
盤가음 잘못하면 노복이 흉할게요
제사에 부정하면 친척이 말할게요
행동거지 잘못하면 마을사람 흉볼게요
言語操行 부실하면 가장이 성내나니
조심하오 조심하오
그대행실 괴악하면 친가부모 욕먹나니
부모욕뿐 아니로다 지친까지 욕이온다
구고가장 바뜰적에 유순하기 주장이오
盤가음 잔손일은 칠칠하기 주장이오
백사가 미진하나 참고잇기 주장이오
애매한말 드르나마 발명할라 하지말고
즐거운일 볼지라도 점전찬히 긋지마소
백행에 조심하야 구고가장 즐겨하고
鄕麟사람 칭찬하야 아모집 아모댁이
현철하고 유순하야 親家見聞
넉넉다는
이소문이 차차나서 우리귀에 들리기가
평생에 지원일세 듯고나니 轎子든다
어화 우리 동무들아 이 이별 어찌할꼬.
* 작자: 미상
* 장르: 내방가사
* 발표: 조선 후기
* 제재: 신행풍속
* 주제: 신행길에 오른 신부와 친구들의 작별.
해설
작자 및 제작 연대를 알 수 없는 규방가사. 2음보 1구로 총 217구이며 4.4조가 주류이다. 혼인식을 올린 뒤 친가에 머물다가 시댁으로 아주 살러 갈 신행(新行)날을 잡아 놓은 신부가 친구들에게 신행 풍속을 읊은 노래이다. 여자들은 남자들과 달리 여러 가지 자잘한 일들로 골몰하여 즐거운 명절도 바삐 지내고 신행일이 되면 할 일도 많아서 시댁 어른들의 의복 만들기 등 어려운 일을 하기도 한다. 또한 친구들과 이별놀이를 하기도 하고 친가를 떠날 때는 가족들의 훈계와 위로와 작별인사를 나누는 내용을 노래하고 있다. 이본에 따라서는 뒤에 시집살이 잘 하라는 소녀들의 답가가 이어지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