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전 농협에 입사한 초년생 시절에 나는 돈이없어 전세집을 구하지 못해서
같이 근무하던 직원의 어머니인 시골 지인의 집 행낭채에서 2~3년을 거주한
적이 있다.
이미지 편집 사진임
내가 직접 부엌에 설치된 낡고 부서진 연탄보일러를 교체하고 토방에 대나무를
얼기설기 엮어서 그위에 비닐을 덮어 추운 겨울 찬바람을 피하면서 긴 시간을
보냈다.
나중에 아파트를 분양받아 이사갈때 보니까 사용하지 못하고 토방에 세워둔 전
자제품들이 다 삮아서 못쓰게 되어 있었다.
생전 해 보지도 않은 일들이지만 닥치니까 하게 되는걸 보며 인간은 초인적 힘
을 발휘 할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했다.
이미지 편집 사진임
언제 아파트로 이사를 가냐고 보채는 집사람의 성화에 나는 익산시내 영등동에
28평 동신아파트를 분양받고 가끔 집사람을 데리고 신축하고 있는 아파트를 우
리집 이라고 손가락으로 가르키며 구경시켜 주려고 시내에 나오곤 했었다.
그때만 해도 익산에 아파트가 거의 없었고 논과 밭을 메꾸어 아파트를 신축 하다
보니 구경하고 나오면 신발이 진흙탕에 빠져 엉망이 되고는 하였다.
그것이 휴일에는 우리 식구들의 심심풀이자 소일거리가 되어 있었다.
그런데 나는 지금도 그런 행동을 하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영등주공1단지 재건축아파트를 구입하고 나서도, 역전앞 LH아파트를 분양 받고
서도 똑같은 행동을 하고 있었다.
나를 뒤돌아 보고 있자니 지금의 나도 그걸 심심풀이 소일거리로 삼아 즐기고 있
지 않은가 생각이 돼서 말이다.
하루에 한두번 분양카타로그를 보거나 몇일에 한번은 아파트 공사현장을 방문해
서 내가 분양받은 동의 층이 한칸한간 올라가고 있는것을 바라다보고 있자면 마음
이 편안하고 즐거운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오늘은 집사람과 함께 분양받은 맨 앞동 남향 35평 AH형 LH아파트 103동 앞에서
우리집 25층을 바라다 보고왔다.
29층 꼭대기까지 올라가 골조공사가 거의 끝나가는 동도 있었지만 우리집이 있는
103동은 27층까지 올라가 있었다.
한겨울 혹한기에 세멘트 공사를 진행하여 부실 시공은 하지 않는지 수시로 공사
현장에 가서 멀리서 바라다보곤 하였다.
다만 농협에서 간부로 있으면서 잘 나갈때는 금전적으로 부담도 없어서 그랫던
건지 시간이 없어서 그랫던건지 그런 즐거움이 없이 분양받은 아파트에 입주하
곤 하였던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처럼 나이가 들고 할일이 많지 않다보니 이처럼 하찮은 것에도 재미
를 붙이고 소일거리로 삼아야 인생이 막막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그렇고 여러분도 그렇고 ㆍㆍㆍㆍ 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