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 주암마을-삼종대바위-928봉-간이휴게소-주암계곡
주암마을(4시간)
아름다운 사람들이 찾은 무한산악회 근교산행. 2006.11.5일
이 날은 참으로 멋진 날이고 내 인생의 멋이 잉태한 아름다운 가을이었다.
울산 주변 산은 모조리 찾아 가기로 작정하고 시작한 근교산행.
벌써 제24차 산행이다.
매우 빠르게 탐험한 산행의 역로가 봄철에는 호계 삼태봉, 천마산
무룡산,망부석이 있는 치술령과 국수봉 은을암, 여름철에는 학심이골,
심심이골, 백운산,문복산, 가지산 및 릿지, 신불산 및 릿지
그리고 이 가을에는
천황산, 재약산을 주변을 두루 섭렵하기 위해 전진을 그듭하고
있는데 참으로 기억스럽고 참 삶의 기쁨을 누리는 시간이 계속 되고있다.
주암마을을 끼고 솟은 삼종대바위를 향한다.
구름도 못오를 저 산정에 오늘 우리 무한의 건각들이 올라 간다.
한국에서 가장 멋있는 단풍의 명소중에 하나인 주암계곡과 억새
나빌레는 사자평 재약산을 향하는 10명의 건각들의 모습이 멋지다.
못 태우고 온 들풀 생각에 미안한 마음이다.
삶을 즐길 줄 아는 사람들로 간이 주차장은 벌써 만원 세례다.
곱게 물든 계곡을 향해 멋진 사람들의 사진을 찍어 본다.
사진속의 얼굴들이 참으로 순하고 정이 간다.
지난 주 내장산에 단풍구경 하러 왔다가 구사일생, 죽을 고생을 하며
다시는 무한에 오지 않겠다고 호언을 했던 새댁들이 어찌 된일인지
근교산행을 찾았다.
한 주가 흐르는 동안 그들의 화제는 단연 내장산 무박산행, 그것도
무시무시한 어둠을 헤치며 인생의 획(?)을 그었던 그날의 이야기가
귓전에 맴도는데 다시 찾아와 웃음을 짓는다.
권미량, 전남식, 안순이..이름말이 곱기도 하지만 자칭 미인 부대란다.
매우 가파른 코스를 오르는데도 그녀들은 좋기만 한듯 연신 싱글벙글이다.
우뚝솟은 삼종대바위를 오르는 데 한바탕 진땀이 났다.
아름다운 단풍이 낙엽이 되어 뒹굴고, 참으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
땀을 식혀주는 무릉도원 같은 산길을 오르는 기쁨은 오르는 자만이
느낄 수 있는 특권이다.
아름다운 단풍이 살아 숨쉬는 정상 부근은 힘들었지만 절로 감탄이 나고
처음 온 악우들에게 무리한 산행량이지만 웃는 모습에 자부심을 느낀다.
고개 막바지에 가파른 밧줄이 마지막 힘을 쏟게 하며 등산의 재미를
구가 해 준다. 앞선 성진용, 노태호, 윤정순 총무와 베드민턴 코치선생은
감격인지 얼굴표정들이 너무 밟고 탄성을 지르며 잘도 걷는다.
산 아래로 보이는 주암계곡의 멋진 모습이 한폭의 동양화로 다가 오고
곱디고운 단풍색으로 세상을 수놓고 있었다.
제법 가파른 길인가 싶었는데 의외로 평길이고 오솔길이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 오는 산능성이를 걷는 나의 마음이 새가되고
뒤 쳐질줄 알았던 초병들의 걸음걸이가 무척 빠르게 다가 온다.
단풍나무가 많이 자라는 지역이라서 한국 최고의 단풍지인데 잘 알려지지
않은 주암계곡의 모습이 실루엣을 이루면서 시원하게 솟구친 건너편
산줄기가 너무도 좋은 감을 갖게 했다.
아직은 덜 영근 단풍이 빠르게 쏟아지는 주암계곡.
다음주 쯤이면 한창이지 싶을 정도로 화려하고 수려하기만 하다.
한 숨을 돌려서 산 중간쯤에서 내려다 본 배네골의 만추도 너무 좋다.
지나 온 산행 거리 만큼 감동이 일어서는 마루금에 앉아
대 자연이 건네주는 사상 최고의 걸작품을 감상한다.
영남알프스 산장을 중심으로 길게 드리운 단풍의 무리가 희한한
세상을 엿보게 하면서 강한 유혹을 보내 준다.
928봉 고개를 넘으면 가득히 밀려 오는 억새의 부딪히는 소리.
사자봉, 재약산의 봉우리 위로 먹구름이 휘감기는 가운데
곧 비를 토해 낼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억새속으로 피어나는 여심(女心)의 노래가 막 시작되는데 빗방울이
떨어지고 마음은 다급히 움직여 진다.
수많은 사람들이 진을 치고 있는 넓은 사자평에 세찬 바람이 분다.
비는 잠시 멎었지만 금새 올 채비를 하느라 위협적이다.
양지 바른 억새 밭에서 점심 도시락을 펼치자 진수성찬이다.
족발, 상추, 과메기가 식단을 가득메우고 군침을 돌게 했다.
10명이 둘러 앉아 먹어 보는 맛잇는 점심이 산행의 맛을 돋군다.
한 바탕 빗방울이 스치고 지나 갔다.
비를 맞으며 먹는 음식이 운치롭고 맛이 있다.
넉넉한 마음 처럼 무지 많은 밥을 준비 해왔나 보다.
점심이 끝나기 무섭게 비가 내린다.
서둘러 나뭇잎이 우거진 길 아래를 향해 하산을 시작했다.
어느새 길은 만원이고 정체가 되기 시작했다.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 재약산이다.
시원한 비를 맞는 단풍이 떨어지는 소리가 안타깝다.
긴 행렬이 이어지고 끝내 재약산 정상은 이번에도 밟지 못했다.
나로서는 세 번쩨 도전인데 또 다음으로 미뤄야 한다니 아쉽다.
활엽수와 단풍나무가 유난히도 많은 주암계곡 주변은 수려한 단풍이
비를 맞아 더욱 싱싱하게 모습을 비춰 준다.
입었던 비옷을 벗어버리고 낙옆이 뒹구는 개울가의 만추를 조망한다.
형용 할 수 없는 아름다움에 행복의 웃음을 나려 보내 본다.
많은 사람들이 사라진 계곡을 타고 우리들의 발걸음은 리듬을 타는
낭만으로 흥분 해 있다.
가파르게 올랐던 봉우리 옆으로 무진장한 가을의 모습들이 판을 치는데
역광을 받은 만산홍엽이 시인이 되고 음악가가 되게 한다.
저절로 무대가 만들어 지는 주암계곡에 서서 한없는 가을날의
노래를 읊조려 본다.
세상이 늘 이랬으면 좋을 텐데 우리네 세상은 참으로 불공평하다.
신의 손으로 밪은 듯한 예술품 앞에 내 나약한 모습이 안타깝지만
그 예술품과 함께 할 수 있었던 영광에 행복해 한다.
개울에 내비치는 가을 여심이 맑은 시냇물과 어우려져 시너지를 만들고
긴 여운을 남기며 우리들의 근교산행은 이별 연습을 해야 했다.
가득히 밀려 온 단풍의 모습에 취해 마음이 휘청거린다.
간만에 가을에 흠뻑 취한 나를 발견했다.
계곡이 끝나는 마지막까지 멋을 부리는 주암계곡을 벗어 났다.
세면을 하면서 행복은 늘 내 가까이에 있음을 다시금 느낌했다.
유명한 탐험가이자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 정복에 도전을 했다가
정상부근에서 이슬 처럼 사라진 멀로니가 생전에 일갈했던 명언이
떠오른다. 산에 가는 이유는 <산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주암계곡 재약산 릿지가 있기에 우린 오늘 올랐지 처름부터
다른 목적으로 오르지 않았다.
산은 오른자만의 몫이며 항상 내려와야 된다는 사실에 아쉬운 하산을
했다.
산이 있기에 오늘처럼 많은 악우들이 찾아 온 것이 아닐까?
많은 학자들, 특히 메슬로우는 인간의 욕구를 5단계로 분류를 했다.
첫단계는 먹고 사는 단계를 해결하는 문제이고 다음 단계는
놀 곳을 찾아 나서는데 아마도 산을 선택한 사람들이 가장 행복한
선택을 했다고 자부 한다.
단체에 소속이 되면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데 이는 자신을 들춰내어
우월성을 노정하며 앞장서 보려는 욕구, 봉사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종국에는 그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자아를 발견하는 단계로
이른다는 것인데 처음 찾아 온 악우들에게 큰 환영의 박수를 보낸다.
늘 좋은 날만 있었으면 좋으련만 우린 그것을 위해 노력 할것이다.
삼호교 부근의 태화 불고기단지내 불공탄 집으로 향한 일행은
고소한 불고기로 우정을 불사르는 한 잔의 술을 나누며 하루의
기쁨을 함께했다.
산행후기로 글로써 정리 해 보지만 이는 일부에 불과하고
참다운 내면의 모습을 표현 하지 못해 아쉽다.
과거를 정리하는 기분으로 산행기는 가능하면 계속 쓸 계획이고
우리가 약정한 근교산행은 올 내내 계속 될것이다.
서서히 배네계곡을 점령하여 통도사 까지 진격할 것이다.
부담없이 편안하게 참가 해 주길 바라며 작은 격려로 함께 해 주길 빈다.
노을지는 태화강변에
철새 처럼 찾아온 수많은 까마귀떼가
한바탕 눈요기를 주고 갔다.
참으로 좋은 세상이 도래하나 보다
첫댓글 대장님 넘~넘~수고 했습니다 후기 잘 읽고 갑니다
대장님.....그리고 후미 우수호님......그리고 근육맨(?) 카렌스 차주님^^ 글고....과메기에 복분자술 준비하신 날씬빠꼼한 총무님. 11월5일 주암계곡 운행 너무 즐거웠읍니다 ....복 많이 받으십시오
정상을 밟지 못해 아쉬웠지만 정말 즐거운 산행이었습니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생동감 넘치는 후기글 탐독 잘하고 갑니다 개인적으로도주암계곡이 좋아서 올해만 세번 찿아가 본곳입니다. 정말 좋은곳에 단녀 왔네요.
아름다운 주암계곡의 단풍은 자연이 주는 위대한 선물로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나누는 기뿜이야말로 이 가을에 진정한 행복이 아닐까요.형형색색으로 물든 계절의 풍성함으로 기분이 절로 좋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