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 날 '김해 분성산'을 가다
2017. 5. 3(수)
이 갈바람에게도 참 아름다운 시절이 있었습니다.
아름다웠던 그 시절의 그리움이 머무는,
높이 올라 김해평야를 한없이 바라보던
김해 분성산 찾아갑니다.
09:45 부산김해 경전철 가야대역 2번 출구로 나가니
5월의 파아란 하늘에 이팝나무꽃이 반겨줍니다.
10:20 김해체육공원지나
10:25 걷기에 딱 좋은 임도를 만납니다.
35년만에 찾는 분성산엔
10:30 천문대가 생겼습니다.
고속도로 달리는 차안에서 올려다 본 천문대...
10:45 능선 임도,
그때는 그냥 산길이었는데 세월은
온통 꽃길로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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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김해천문대
1998년부터 밀레니엄 기념사업의 하나로
2002년 2월 1일에 개관하였답니다.
기원전 이 김해지역의 가락국 시조
김수로왕이 알에서 태어났는 유래가 있는데
김수로 왕이 태어난 알을 형상화한 천문대 모습입니다.
고속도로 차안에서 바라보이던 천문대가
늘 궁금했었는데 이제서야...
김해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천문대에 복원된 일성정시의(日星定時儀)
세종(1437)때 처음 만들어 낮에는 태양을,
밤에는 별의 남중을 이용해 시간을 측정했다고...
이를테면 해시계와 별시계를 합친 셈입니다.
11:10 분성산(382m)
분성산 정삭석은 천문대 바로 코앞이 있었습니다.
아니, 문문대를 분성산 코앞에 세운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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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산성으로 내려가는 길,
녹음이 짙어져 갑니다.
11:25 분산성(盆山城, 사적 제66호)
분산성이 이렇게 달라졌습니다.
邑에서 김해市로 승격되고 그 이듬 해인가
허물어져 가는 이 산성에 자주 올랐었지요
끝없는 김해평야, 뜨고 내리는 비행기를
멍하니 바라 보기도 하고
파스텔로 황금 들판 드문 드문 장난감 같은
집들도 그려 보고...
어쩌면 새로운 길을 가려 몹시 고민하던 그 시절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내려는 몸부림이었는지도 모릅니다.
부산 살면서 35년만에 반백이 되어
그 시절이 그리워 다시 올랐습니다.
지나고 보니 참 아름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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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산성 고인돌
고인돌은 '돌을 고였다'하여 붙여진
청동기 시대의 대표적인 돌무덤으로
이 근처에 수로왕비릉, 구지봉 등이 형성되어 있어
이 지역이 고대 가야의 중심지였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곳에 큰 고인돌 무덤을 만들고
제례를 올렸던 사람들은 아마도
초기 가야인들이 아니였을까요?
저 고인돌의 주인님,
어쩌면 이 갈바람의 조상님일 수도...
김수로왕과 허황후의 74대 孫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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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0 만장대(323m)
만장대 봉수대, 1999년에 복원했다고...
지금으로 부터 2000여년 전 가락국 시절
저 아래 김해는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35년전엔 8인구 만이 안된
읍에서 시로 막 승격된 시골도시였는데
지금은 인구 50만이 넘고 경전철이 달리는
큰 도시가 되어 있습니다.
다시 오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35년이 다시 흐른 뒤엔 또 어떤 모습일까요?
상상이 되질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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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장대 기념식목
정현식 김해부사가 1871년에 성으로 고쳐 쌓고
기념으로 이 나무를 심었다는 이야기인데
거목이 되어 그늘을 내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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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군 친필 휘호 간직한 김해 만장대
이곳은 1870년경 대원군이 왜군을 물리친 전진기지로
만길이나 되는 높은 대(臺)라는 칭호를 내리고
직접 휘호까지 써서 김해로 내려보냈다는데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충의각(忠義閣)
시기별로 분산성의 수축내력 등을 적은 비석이...
12:00 해은사(海恩寺)
창건 설화에 의하면 '해은사'라는 이름은
허황후(許皇后)가 인도 아유타국에서 무사히 바다를
건너왔기에 풍랑을 막아준 바다의 은혜에
감사하는 뜻으로 지었다고 합니다.
김해에는 가락국의 시조인 김수로왕ㆍ허황후
설화와 관련된 곳이 많이 있으며
수많은 사찰이 남방불교 전래설에 입각하여
그 창건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한참 줄을 서서 절집 비빔밥에 물김치,
그리고 떡 하나 받았습니다.
담백하면서 고소한 비빔맛에
시원하고 알맞게 칼칼한 물김치...
한 숟갈 뜨자마자 고급(?)진 맛이 확!!!
갈바람 始祖 할아버님, 할머님의 김해여서인가요?
진하고 아련한 고향의 맛입니다.
12:50 내려가는 길,
아카시아가 손 흔들어 줍니다.
꼭 다시 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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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 아파트에서 길 건너 버스 정류장,
13:20 8-1번 버스를 타고
14:00 3호선 대저역으로 환승합니다.
온통 누런 들판이었는데
수 많은 공장에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고
그 사이로 경전철이 쉼없이 달리고...
눈에는 보이지 앉지만 그 세월을 만나고 온
부처님 오신 날 하루였습니다.
미련이야 없지않겠지만 세월 덕분에 그래도 예까지 오고
다시 세월에 밀려 갈 갈바람도 만나는...
2017년 부처님 오신 날에
갈바람이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