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수은주는 두 자리수를 오르락내리락 한다.
6일 간격의 산행이 동북아시아의 기온현상인 삼한사온(三寒四溫)하고 겹치나 보다.
우리 어머니는 꼭 산에 가는 날만 춥다고 한다.
아마도 나잇살 먹어가는 자식놈을 걱정하는 말씀이리라.
큰소리는 떵떵 치지만 은근히 걱정이 앞선다.
노령 제일봉인 운장산(雲長山)이 어디 호락호락 제 품을 내오주랴.
더군다나 연석산(硯石山)과 이어타기를 하니까 더욱 그러하다.
안 포켙에 또다른 다음 산행지를 몇 장 준비한다.
여차하면 다음에 갈 산행지와 바꿀 생각으로...
운장산(雲長山)은 산정(山頂)이 구름에 오래 걸려있다는 의미지만 선조 19년 억울한 귀양살이를 하다 불우하게 죽은 송익필의 운장(雲長)이란 자를 따서
운장산이라 부른단다.
지난번에 동참한 친구가 오늘 또 온다.
지구는 꽁꽁 얼어 붙었지만 산에 대한 열정이 솟아나서인가 보다.
B코스를 은근히 유도한 영향인지 연석산 입구에서 달랑 10명만 내렸다.
산행일시: 2012년 2월 8일(수)
산행코스: 연석사-연석산-만항재-서봉-금남정맥길-활목재-내처사동 (4시간 30분)

※ 참고: 아래는 B코스가 올랐던 내처사동 원점회귀 코스


55번 도로의 연석산 입구에서 하차하여 연석사와 연석산 입구 이정표를 따른다.

도로 입구 100m지점에서 이정표는 좌측 산자락을 가리킨다.
이 길은 815봉 능선을 경유하는 길이라 무시하고 연석사를 지나 마당바위로 오르기 위해 직진한다.

이정표 지점에서 왼쪽 논둑길 건너 산자락에 능선들머리가 보인다.(이곳을 원점회귀 할려면 이용)

연석사 앞마당을 지나...

사찰 뒤로 돌아간다.

조금 올라가면 폐가가 되어 가는 스레트집이 나온다.(산길은 폐가 옆으로..)
사람은 살지 않는데 집 앞 작은 개울가에 할머니상이 있다.
대강은 이렇다.
할머니의 외아들이 사고로 죽자 그 혼령이 할머니의 몸속에 들어 갔단다.
그 후 할머니는 신령스러워져서 세상 사람들의 어려움도 풀어주고 병도 고쳐주었고...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이곳 연석사 주지는 직접 화장(火葬)을 하여 장례를 치르고 상(像)을 세웠다고 한다.
이 집이 할머니가 살던 집인가?
어쩐지 무속신앙의 늬앙스가 흠뻑 묻어 난다.

계곡을 우측으로 일렬로 산길을 오르면...

편안한 길이 이어지고...

오름이 다소 가팔라지면서 진행방향 10시 방향에 범상치 않은 바위가 보인다. 병풍바윈갑다.

자주자주 선 채로 잠깐씩 휴식을 취하는 건 체온과 심박수가 올라간 후 너무 많이 쉬게되면 체온이 급강하 하기때문...
이럴 경우 심혈관 계통으로 위험해진다고...

헉헉거리며 올라 온 능선상에서 뒤돌아보고...

산 아래로 어느정도 조망이 터져있다.

금남정맥을 만난다.(보룡고개 방향)

우측으로 운장산 서봉이 우뚝하고 걸어 갈 능선길이 뚜렷하다.

연석산 정상에서 바라보이는 운장산 서봉.(연석산과 2.5km거리)

만항재로 내려서며 돌아 본 연석산 쪽.

식사 할 장소를 물색하며 만항재를 지난다.
양지 바르고 바람막히는 따뜻한 식당자리는 어데 있노?

만항재에서 우측 궁항리 신궁지가 하얗게 얼어있다.

아내가 준비해 준 샌드위치는 겨울 눈밭에서 딱이다.
물론 빵 좋아하는 친구의 부탁으로 원님덕에 나발격이지만 보온병의 뜨거운 물과 함께 선 채로 요기를 한다.
심장의 뜨거운 펌퍼질은 식사시간 15분을 넘기자 식어가는 모양이다.
자연히 체온이 떨어지고 손마디가 시리기 시작한다.
배낭 안에 준비해 둔 핫팩을 비비고,문지르고,흔들고 하였지만 묵묵부답.
몇 해동안 가방에 넣고만 다녔으니 성능이 끝났나 보다.쯧쯧...
아이고~~손은 계속 시리기만 하여 두꺼운 장갑을 한 겹 더 껴보지만 뼈마디가 아려온다.
일행들은 앞 서 갔고,혼자 떨어진 적막한 산 중에 산새 한 마리가 날아든다.
시린 손을 빼서 카메라에 담고는 갈 길을 서두른다.
뒤에 마음에 캥기는 것은 먹을 게 없는 눈밭에서 빵부스러기 하나도 못 주고온 게 걸리고...

작은 바위지대의 밧줄 지점에서 일행들을 따라 잡았다.

서봉 직전의 된비알을 고개 숙이고 묵묵히 걷기 만했는 데도...

체온 떨어진 몸에 다시 심장의 뜨거운 피가 달궈진다. 그 사이에도 눈은 자꾸만 내리고...

상고대와 곁들여서 산행 안내를 하였지만 바람이 없으니 볼 수 없었지만 정상부위가 가까워지자 찬 바람이 매섭다.
그러자 겨울 나무가지에 서서히 올라 붙는 상고대가 눈에 들어 온다.

서봉 정상에 오르자 상고대가 피었다. 상고대는 찬바람과 습도가 어우러진 자연의 걸작품.

그 새 흐린 조망 사이로 운장산 중봉이 멀리 느껴진다.

아무 표식이 없는 서봉엔 임자없는 벤치 두 개가 지친 산객을 맞는다.

그 사이 아래에선 눈이 많이 내려 버스가 빨리 출발을 해야 한단다.
아쉽지만 여기서 탈출을 해야만 한다. 아쉬움에 다시 한 번 중봉을 담아 간다.(서봉과 중봉(운장대) 간 6oom거리)

서봉 30m아래의 금남정맥 갈림길.
여기에서 금남정맥길(피암목재,동상휴게소,구 운장휴게소)로 탈출이다.
차량을 피암목재로 부르려다 내처사동(독자동)으로 내려가기로 한다.
그 사이 아래에선 자꾸 빨리 내려오라고 무전이 발발이 와댄다.

급한 내리막을 조심조심...

동상휴게소(금남정맥길,피암목재)와 독자동 안내를 따른다.

활목재에선 금남정맥길(동상휴게소)과도 이별이다. 독자동(내처사동) 방향으로 내려간다.

눈은 자꾸만 내린다.

푹푹 빠지는 눈길을 아이처럼 즐겁게 깔깔거리며 내려 가노라니...

임도에 다다른다.

임도로 나온 지점.

마치 개선장군처럼...

우쨌던 느긋하게...

아스팔트 포장도로로 나왔다. 이곳에서 주차장까지는 600m.

오래 된 소나무 보호수 너머로 주차장의 우리 버스가 보인다.

주차장에서 올려다 본 운장산.
B코스는 동봉(삼장봉,1,133m)에서 U턴,A코스는 서봉에서 탈출했으니 중앙의 운장대만 미답이다.

앞산날배기등으로 오르는 화살표 들머리.

대중교통 버스시간표.

무진장을 아시나요?
무주와 진안 장수가 오지 중의 오지임을 무진장으로 일컫는다.
무진장 노선버스가 예까지 올라온다..
다시 올려다 본 운장산.
이병두 고문님이 한 턱내신 청둥오리고기 맛은 산행 후의 진미였고,곁들인 소주 몇 잔은 달디달았다.
잠깐 벗어지는 듯하던 눈구름도 서두르는 귀갓길 차창으로 흩뿌린다.
중간에 잠깐 쉰 진안휴게소에선 눈이 펑펑 내리고...
버스는 제 속도를 다 내지 못하고 조금 늦게 덕천동에 도착한다.
마침 정거하는 126번 시내버스를 뛰어가서 탑승,하단에선 58-1번을 3분 후 환승 귀가.
섭섭주 굿데이는 반주 반 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