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 스타 홀 앤 오츠(Hall and Oates)와 그웬 스테파니(Gwen Stefani)의 노랫말, 팝 아티스트 앤디 워홀(Andy Warhol)의 작품에 공통으로 등장하는 부류가 있으니, 바로 부잣집 딸이다. 요즘은 이들의 노랫말이나 작품 속에 등장하는 부잣집 딸보다 훨씬 어린 상속녀에게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최근에 등장한 미래의 억만장자 상속녀 2명에 대한 세상의 관심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 한 명은 세계 39위 부자 프랑수아 피노(Fracnois Pinault)의 아들 프랑수아 앙리 피노(Francois Henri Pinault)와 영화배우 샐마 헤이엑(Salma Hayek) 사이에서 태어난 한 살배기 딸 발렌티나 팔로마 피노(Valentina Paloma Pinault)다. 또 한 명은 미국 TV 드라마 에 출연한 켈리 로언(Kelly Rowan)과 이제는 옛 약혼자가 된 캐나다 최고 갑부 데이비드 톰슨(David Thomson) 사이에서 지난 5월에 태어난 딸 브레이든 로언 톰슨(Braden Rowan Thomson)이다.
상속녀 명예의 전당에 오른 10명의 예비 여성 갑부 세계적 갑부의 딸과 손녀에게 세간의 관심이 쏟아지지만, 대다수가 실제로 엄청난 재산을 상속받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 이유로 요즈음 자녀에게 재산을 남겨주는 부모가 줄어든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부분적으로는 상속세 또는 자선사업에 대한 관심 때문이지만, ‘패리스 힐튼 신드롬’이나 ‘부자가 아닌 척 사는 생활 방식’을 탐닉할지도 모른다는 걱정도 없지 않다. 일부 억만장자는 자녀에게 재산을 거의 물려주지 않는 쪽을 택했다. 리먼 브러더스에서 고객의 신탁 문제를 상담해주는 전략적 재산 관리 서비스 책임자 홀리 이즈데일(Holly Isdale)은 “자기 노력으로 얻지 않은 돈은 끔찍한 저주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은 둘 다 재산의 대부분을 자선사업에 기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버핏은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선택을 따르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상속녀 중 누가 실제로 막대한 재산을 물려받아 세계 부호 대열에 합류할까. <포브스>는 세계 1백50대 부자의 딸들을 조사했다. 마지막으로 재산 규모를 조사한 지난 3월 기준으로 모두 순자산이 64억 달러 이상인 갑부다. 그런 다음 형제, 자매가 적거나 아예 없는 딸에게 초점을 맞췄다. 마지막으로 미국 자선 문화의 효시라 할 수 있는 카네기처럼 재산 기부 의사를 밝힌 부모를 둔 딸은 제외했다.
재산뿐 아니라 경영권까지 상속받는 ‘똑똑한’ 상속녀 이번 순위에서 1위에 오른 사람은 세계 4위의 인도 부자 락슈미 미탈(Lakshmi Mittal)의 딸 바니샤 미탈 바티아(Vanisha Mittal Bhatia)다. 아버지가 6천만 달러를 들여 호화 결혼식을 치러준 일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바니샤는 지금 시가총액 1천30억 달러에 이르는 아버지의 철강 회사 아르셀로-미탈(Arcelor-Mittal)에서 이사로 일하고 있다. 바니샤는 형제가 오빠 한 명뿐이라 재산 상속 조건에서 유리하다. 세계 5대 부호인 인도의 억만장자 무케시 암바니(Mukesh Ambani)의 외동딸 이샤 암바니(Isha Ambani)는 아직 10대지만 이미 아버지가 경영하는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스(Reliance Industies)의 지분을 8천만 달러 상당 가지고 있다. 이번 순위의 2위는 이샤에게 돌아갔다. 또 최종 명단에 든 상속녀 중 몇 명은 이미 가족 제국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어 회사 지분뿐만 아니라 경영권까지 상속받을 가능성이 있다. 선두에 선 상속녀는 시가총액 5백억 달러에 이르는 거대 명품 기업 루이 비통 모에 헤네시(LVMH) 회장으로 세계 부호 13위에 오른 베르나르 아르노(Bernard Arnault)의 외동딸 델핀 아르노 간시아(Delphine Arnault-Gancia)다. 현재 LVMH의 이사로 재직 중인 델핀은 지난 4월 거대 패션 기업 크리스챤 디올(Christian Dior)의 전무이사로 임명됐다. 이로써 자매 브랜드인 푸치(Pucci)와 로에베(Loewe)에서 맡은 역할에 더해 아버지의 유력한 후계자로 자리매김했다.
상속과 상관없이 독자 사업 이끄는 상속녀도 많아 아버지의 뒤를 이어 회사를 이끌어갈 준비를 마친 또 한 명은 스페인 유통업체 자라(ZARA)의 소유주 아만시오 오르테가(Amancio Ortega)의 딸 마르타 오르테가 페레스(Marta Ortega Perez)다. 마르타는 패션 왕국이라 불리는 인디텍스(Inditex)에서 후계자 양성 코스를 밟고 있다. 이번 순위에 오른 상속녀 중 일부는 유산 상속만 기다리지 않고 자신의 열정을 좇는다. 재산이 1백93억 달러에 이르는 자산가 블라디미르 포타닌(Vladimir Potanin)의 딸 아나스타샤 포타니나(Anastasia Potanina)는 아쿠아바이킹(aquabiking·제트스키) 전 세계 챔피언이다. 미디어계 거물 존 클러지(John Kluge)의 딸인 말괄량이 상속녀 사만사 클러지(Samantha Kluge)는 현재 로스앤젤레스에서 보석·액세서리 디자인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힐튼 호텔 체인의 상속녀 패리스 힐튼이나 미디어 재벌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 가문의 상속녀 아만다 허스트(Amanda Hearst)같이 훨씬 눈에 띄는 유명인은 이번 명단에서 빠졌다. 이들은 억만장자와 거리가 멀고, 가족의 재산을 상속받을 가능성도 그리 크지 않다. 패리스 힐튼의 나이트클럽 출연료는 그녀를 이들 10명의 상속녀 명단에 가까워지게 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