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아침 7시경 일어나 아침을 먹고 짐을 꾸림니다..
어제 저녁 6시부터 12시간을 넘게 잤더니 몸이 조금은 가벼워진것 같네요....
어제 오후 4시 반경 GPS와 설피로 무장한 팀(남자세명,여자한명)이 우리를 지나 귀때기청봉으로 향하여,
대승령으로 되돌아 가려던 계획을 수정하여 다시 앞으로 진행하기로 합니다...
9시경 야영지를 출발하여 어제 되돌아 왔던 귀대기청봉으로 향합니다..
러셀이 되어 있는 길을 따라 왔더니 1킬로 진행하는데 한시간 밖에 안걸렸네요..
어제 1.8킬로 진행하는데 6시간 걸린거에 비하면 엄청 빠른 속도네요..^^
앞서간 팀들은 설피를 착용해서 그런지 우리는 눈속에 빠지기는 매일반이네요..
길찾기만 조금 수월할뿐...
눈골에 빠져 악전분투 하는 후배...
무릎으로 기어 보기도 합니다..
이런 철계단이 그립습니다..
하늘로 통하는 하늘문...
올라서니 조망이 좋습니다..
가리봉과 주걱봉이 손에 잡힐듯 하네요..
우리가 지나온길 , 대승령과 멀리 안산이 보입니다..
암봉에 설치된 철계단을 오르는 후배...
암봉지대에 이르니 바로 눈앞에 귀때기청봉이 좌측 끝으로 중봉과 대청봉이 보입니다..
이제 2.8킬로 남았네요...
멀리 앞서가는 선배...
경사가 심한 내리막길..
전에는 밧줄을 잡고 내려 간 기억이 나는데 중간 중간에 철계단을 설치해서 진행이 한결 수월합니다..
계단과 귀때기청봉을 다시 한번 조망해봅니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선배...
다른 각도에서 멀리 황철봉을 조망해봅니다..
저도 잠시 휴식을 ~...
급경사길을 오르는 선배와 후배..
어제 오후에 우리를 추월해 앞서간 팀들이네요..
결국 귀때기청봉을 약2킬로 정도 남겨놓고 우리가 이 팀을 앞질러 갑니다..
일행중 선두에 섰던 분이 많이 힘들어 하던데 나중에 우리하고 한시간 이상의 격차가 생긴듯 합니다..
귀때기 전 너덜입니다..
지나온길,, 귀때기청봉이 약400미터 남았네요..
지금부터가 문제입니다..
바람이 등로에 눈을 얼마나 쌓아 났는지 눈의 깊이 엄청납니다...
생각에 잠겨 잠시 휴식을 취하는 선배...
도저히 똑바로 서서는 눈을 헤치고 앞으로 나아가질 못해 기다시피 하면서 조금씩 힘들게 진행을 합니다..
건설이라 뒤따라 가는 저도 힘들기는 매한가지 입니다..
빠지고 넘어지고..
오! 신이여...
뒤돌아 갈수도 앞으로 진행도 어려운 상황, 체력은 고갈되어 오고...
이러다가 죽을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아마도 박장비 없이 왔다면 서북능 중간에 묘비가 세워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힘들다...
무엇을 위해??
잠시 휴식을 취하고 간식으로 열량도 보충하고 제가 선두에 서 가며
뒤따라 올라오는 선배와후배를 사진에 담아봅니다..
눈 넘어 눈입니다..
도무지 앞으로 나아갈수가 없어 네발로 기어갑니다..
힘이 분산되어 그런지 빠지지는 안습니다....
뒤따라 오며 눈과의 사투를 벌리는 두사람..
얼름 위를 걷는 것 마냥 조심스럽습니다..
(귀때기 청봉)
설악산 서북릉
장대한 능선의 중심에
단아한 모습
정갈한 여인으로 비쳐
가슴 설레케 한다
나서려 하지 않고
제자리에 다소곳이
먼 하늘가를 바라만 보고 있다
임 향하듯 마음 한 가닥 가눌 길 없어
바위 너덜을 더듬어 산정에 오르면
가리봉,주걱봉,삼형제봉이 앞에 있고
뒤로는 용아장성과 공룡능선이 꿈틀대는데
저끝에선 중청과 대청이 고고하고
북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향로봉 너머 금강산이 아슴프레 실눈을 뜨고 있다
저 하늘 끝에서 불어오는 바람
속까지 시리니
오늘 밤은
바위 너덜 사이에 움추리고
별을 헤며 밤을 보낼까..중략
드디어 올라섰습니다.... 귀때기청봉입니다...
400미터를 치고 올라오는데 1시간 30여분 소요..
지금 시간이 오후 4시 야영지에서 4.2킬로 진행하는데 7시간이 걸렸네요..
어제에 비하면 엄청 빨리 왔네요..^^
세명이서 함께 찍은 단 한장의 사진..
독사진도 한장...
20여년전 스물일곱 겁었던 시절 허리까지 푹푹 빠지는 눈속을 러셀하며 대청산장에서 장수대까지 2박3일간 사투중에
귀때기청에서 찍은 한장의 사진..
따스한 모직바지에 잉카문양이 들어간 폴리스 자켓이 지금도 그립습니다..
한계령에서 올라와 귀때기청까지 왔다가 뒤돌아간 님들 덕분에 하산길은 러셀이 잘되어 있어 한결 수월합니다..
여기부터도 러셀이 되어 있지 않았다면, 생각만해도 끔직합니다...
너덜을 통과하려면 반나절이상 시간을 소비하고 잘못하여 바위틈 눈골에 빠지는
불상사라도 일어 난다면 어디 한군데는 부러지고도 남겠지요..아마도 오늘중으로 하산을 못했을테고 ~
그 옛날 너덜을 통과해 올라오는데 오전 내내 분투했던 기억이 납니다..
오 신이여 ! 이 산하를 길이 축복하여 주시 옵고.
만민과 저에게 복에 복을 더하여 주시옵소서.
나도 산의 일부요. 산도 나의 일부가 됩니다..
가까히 끝청,중청,대청 한눈에 들어옵니다..
파노라마 처럼 펼쳐진 공룡능선..
뒤돌아 본 너덜과 귀때기청..
5시경 한계령 갈림길에 도착 ..
간단히 라면으로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 하산을 재촉합니다..
가리봉 위로 저녁해가 걸려 있네요..
가리봉 뒤로 해가 지고 있습니다..
산중에는 어둠이 내리고 하산하는 발길이 바쁘네요..
오늘 여정의 끝자락 한계령 휴계소입니다..
거울에 비친 나의 모습을 셀카로 담아 봅니다...
친구의 말처럼 멋진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어 한동안 그속에
행복할것 같습니다..
올라오는길 홍천에 유명한 화로 숫불갈비 집에 들여 저녁을 먹으며 이틀간의 여정을 마감합니다..
여기까지 부족한 산행기를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대단하십니다~~박베낭을 ..메고...
힘들었던 만큼...가슴에 남는 것도 많으시겠네요^^
너무너무 멋져요 ~~혹시 클럽팀 아니시죠 ?? 옷이저랑같아서
고생... 정말... 무지하게 하셨군요...
그러나 축하드립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셨습니다...
제눈엔 슈퍼맨이십니다.
넘 좋다...대단하세요...ㅋㅋㅋ
정말 대단들 하시네요...허리까지 빠지는 눈속을 ......무엇을 위해서 그리 힘든 겨울산행을 하냐고 묻는다면? 선뜻 대답할수 없지만 마음 깊숙히 숨겨놓고 조금씩 꺼내놓으면서 안주삼는 아주 행복한 미소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정말 체력 대단하시네요...1부에 이어서 2부까지 잘 보았습니다..
힘든 여정, 무사히 마무리 하심이 제일 반갑습니다. 좋은 경험 저도 배웁니다!
우아..대단한 산행입니다.. 잉카문양이 들어간 폴라텍자켓은 저도 하나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촌스러워 입고나가진못하고 가끔 집에서 ..혹은 사무실에서 추울때만 껴 입고 앉아있지요.
정말ㄹㄹㄹㄹ 대단하십니다. 힘든 와중에도 이렇게 훌륭한 그림을 담아 오셨네요.
마치 저도 함께 산행을 한것 같은 후기네요. 짝 ~짝~짝~
생생후기 인상적입니다. 제가 다 흥분이 되는군요...즐감입니다.
설악의 설경이ㅡ아름답습니다
덕분에 한참 추억에 잠겼습니다.
4월의 설악인가요,,,고생하시였네요..
사진의 텐트를 보니 기억납니다. 그때 설피신고 지나간 4명중 한명이 접니다. 설피신어도 귀때기청 직전에서는 허리
이상빠져, 우측 너덜지대로 우회했습니다. 고생많이하셨습니다
눈만 보면 .. ㅡ ㅡ^ 군시절 수면의 부족으로 근무만 서면 눈속에 그대로 누워서 자던 생각이..
체력이 대단하시네요 멋진 산행 감상 잘했습니다...
러셀하며 산행한다는것이 정말 힘들어보였지만고생한만큼 추억에 남는 산행해요
러셀이 상상이상으로 힘든데 체력이 대단하십니다..대학 산악동아리 설악산 동계에서 잦은 바위골에서 무릅으로 먼저 눈을 눌러 다지고 거의 기어가다시피 고생했던 기억이 나네요
존경스럽습니다 ^^
대단하시네요 존경 ^^*^^
멋진 2부가 있었네요. 극적인 반전입니다. 산행기 즐감하였습니다.
10년전에 05시 장수대에서 시작하여 중청에 저녁9시에 도착 기억이 나네요. 체력이 대단하시네요. 우리도 겨울가 갔는데 러셀이 잘되어 있어서 편한산행했는데 그이후로는 ㅋㅋㅋㅋ 가고싶어요 같이했던 호걸,컴글,개구리 보고싶다
양지말화로구이 다녀가셨군요!
서락의 모습은 늘 보아도 좋답니다.
서락길목의촌놈이 잘보고갑니다
처절함과 절박감이 한눈에, 가슴으로 느껴지는 군요. 작년 늦가을 소공원으로해서 대청봉을 무작정 올랐다가
14시간만에 되돌아왔던 악몽이 혜인님의 사진에서 되세김질되는 것은 산중에서의 악전고투가 동질감을 느끼게하는군요. 수고하셨습니다.
GOOD.
아주 대단합니다
오!필승 입니다.
함깨 산행한번하시죠,,,지리산쪽으로 오시면 꼬옥 연락주세요..
멋진 산행기 잘보고 가요~~~
와우~~ 러셀의 진수를 보여주시는군요. 대단한 체력들 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