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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판다의 사랑' |
판다에게 4월은 '사랑의 달'.
3월 말부터 5월까지는 암컷판다의 발정기다. 이때 거의 모든 암컷판다가 사랑을 맞이할 준비를 마친다. 그러나 부푼 마음을 채워줄 사내들이 도무지 협조를 안해준다. 수컷판다들은 멀뚱멀뚱 딴청을 피운다.
이런 야생 판다 보호구역에 최근 '사랑의 전염병'을 알리는 신호탄이 터져 화제다.
주인공은 중국 쓰촨성 청두 판다 보호구역의 미녀 '얼야토우'와 열아홉살 청년 '하란'. 올해 열살의 '얼야토우'는 뛰어난 미모의 새침데기 숙녀로, 보호구역 내에서는 공인된 미녀다. 요염한 분위기로 수많은 판다의 혼을 빼놓았던 '얼야토우'를 놓고 2마리의 신랑감이 끝까지 힘겨루기를 벌인 끝에 늠름한 '하란'이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보호구역의 과학자들은 그 둘을 철조망으로 막아 한달 동안 격리시켜왔다. 가장 적합한 '합방날'을 잡기 위해서다. 상대방에게 보내는 독특한 신호가 가장 빈번해지고 암컷의 꼬리가 불쑥 올라가는 때가 바로 그때다. 지난 3월29일 오전, 철조망을 풀기 무섭게 판다 커플은 멋진 사랑의 장면을 연출했다. 판다의 생식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2마리 판다의 사랑을 몰래 관찰하며 쾌재를 불렀다. 노력의 결과가 서서히 나타났기 때문이다.
멸종 위기에 놓인 자이언트 판다를 살리기 위한 사람들의 노력은 눈물겹다. 현재 오직 1,000마리 정도의 야생 판다만이 이 땅에 살고 있다. 중국은 약 2만평의 판다 자연 서식지를 만들어 숲의 도시화를 막고 있지만 판다의 수는 갈수록 줄어들 뿐이다. 전문가들은 판다의 멸종을 재촉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수컷의 까다로운 성적 취향을 들고 있다. 현재까지 수컷의 10%만이 암컷과 정상적인 짝짓기가 가능하다. 대부분의 수컷은 상대가 맘에 들지 않으면 아무리 유혹해도 쳐다보지 않기로 유명하다. 과학자들은 그동안 어린 수컷판다에게 성년판다의 교미장면이 담긴 비디오를 보여주는가 하면 한의사를 모셔다 정력제를 지어 먹이기까지 했다. 중국〓신다은 통신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