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력발전소 터널에 공기 남아” 네팔 대홍수 생존자 수색 총력…한국인 9명도 실종
히말라야 산악지대를 강타한 대규모 홍수와 산사태로 네팔 곳곳이 초토화된 가운데,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의 지하 터널에 갇힌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을 찾기 위한 구조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구조대가 터널 내부에 아직 공기가 남아 있을 가능성에 주목하면서 생존자 발견에 대한 기대를 놓지 않고 있다. 흙과 바위, 진흙더미가 터널 입구를 막고 있어 접근 자체가 쉽지 않지만, 구조대는 굴착기와 드릴 등을 이용해 터널 내부로 진입할 공간을 확보하는 동시에 산소와 공기를 공급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참사에서 네팔 수력발전소 여러 곳에 있던 근로자들이 연락 두절되면서 피해 규모가 급격하게 커졌다. 로이터는 9월 3일 기준으로 수력발전소 터널 등에 약 900명이 갇혔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구조대가 여러 현장에서 터널을 확보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인 피해도 크다. 한국인 9명이 아직 연락이 끊긴 상태이며, 이들은 네팔 라수와 지역의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던 두산에너빌리티와 한국남동발전 관계자들이다. 한편 같은 현장에 있던 한국인 10명 가운데 9명은 이미 구조돼 8월 31일 귀국했고, 현장소장 1명은 수색·구조 지원을 위해 네팔에 남은 것으로 전해졌다.
첫번째, 왜 수력발전소 터널이 생존자 수색의 핵심이 됐나
이번 네팔 대홍수에서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이 특별히 위험한 장소가 된 이유는 산악지역의 지형과 대규모 지하 터널 구조 때문이다.
네팔 북부 트리슐리강 일대에는 여러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이 밀집해 있다. 수력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산을 뚫어 물을 이동시키는 터널이나 발전시설을 위한 지하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문제는 이번에 엄청난 양의 물과 토사가 한꺼번에 밀려오면서 터널 입구가 진흙과 바위, 각종 잔해로 막혔다는 것이다.
지상에 있던 근로자들은 대피할 기회가 있었지만 터널 내부에 있던 근로자들은 상황이 달랐다. 갑작스럽게 물이 밀려들면 탈출로가 순식간에 차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구조 과정에서 일부 터널에서는 사람들이 빠져나온 사례가 확인됐다. 하지만 모든 터널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도로와 교량까지 홍수에 휩쓸리면서 구조 장비를 현장으로 이동시키는 것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네팔군과 국제 구조팀은 중장비를 이용해 터널 입구를 확보하고, 드론과 카메라 등을 활용해 내부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특히 구조대가 주목하는 부분은 터널 내부에 물이 완전히 차지 않고 일부 공간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다.
터널 내부에 밀폐된 공간이 존재하고 그곳에 공기가 남아 있다면 생존자가 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그래서 구조대는 무작정 진입하기보다 먼저 작은 구멍을 뚫고 내부로 공기와 산소를 공급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실제로 트리슐리3A 수력발전소에서는 구조대가 터널 천장에 작은 구멍을 확보한 뒤 공기를 넣고 카메라와 산소 공급 장비를 투입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네팔 정부 관계자는 작은 구멍을 통해 공기를 공급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구조대가 들어갈 수 있도록 구멍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번째, “터널 안에 공기가 남아 있다”는 말이 중요한 이유
터널 구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과 산소다.
사람이 물에 휩쓸리지 않고 비교적 높은 공간에 남아 있다면 일정 기간 생존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밀폐된 공간에서는 시간이 지나면서 산소 농도가 떨어지고 이산화탄소가 축적될 수 있다.
때문에 구조대가 터널 내부에 공기를 공급하려는 것은 단순히 구조대가 들어가기 위한 준비가 아니다. 혹시라도 내부에 생존자가 있다면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현재 구조대가 터널 내부에 실제 생존자가 있다고 확인한 것은 아니다. 다만 터널 내부에 공기가 남아 있는 공간이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수색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이 차이는 매우 중요하다.
“터널 안에 공기가 남아 있다”는 사실과 “터널 안에 생존자가 있다”는 것은 동일한 의미가 아니다. 공기가 남아 있다고 해서 반드시 사람이 살아 있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대규모 재난 직후에는 구조대가 생존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공간을 끝까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네팔 당국 역시 이러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여러 수력발전소 터널에 산소와 공기를 공급하면서 수색을 확대하고 있다. 일부 현장에서는 굴착 장비를 활용해 새로운 진입로를 만드는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문제는 터널 자체가 또 다른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규모 홍수가 지나간 뒤 산악지역의 지반은 매우 불안정해질 수 있다. 진흙과 암석이 추가로 무너질 가능성도 있고, 터널 내부에 물이 남아 있을 수도 있다.
따라서 구조대는 생존자를 찾는 속도와 구조대원의 안전 사이에서 매우 어려운 판단을 해야 한다.
세번째, 한국인 9명 실종…수색 현장에는 한국 구조 인력도 참여
이번 네팔 재난이 한국에서 더욱 큰 관심을 받는 이유는 현장에 근무하던 한국인 9명이 아직 연락이 닿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네팔 라수와 지역의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던 한국인 직원들이다.
두산에너빌리티에 따르면 앞서 같은 현장에서 고립됐던 한국인 10명 가운데 9명은 네팔군 헬리콥터를 통해 안전지역으로 이동했고 이후 한국으로 돌아왔다. 나머지 현장소장 역시 대피했지만 수색·구조 지원을 위해 현지에 남았다.
그러나 별도로 한국인 9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이들 가운데 6명은 두산에너빌리티 직원이고, 3명은 한국남동발전 직원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면서 터널 내부에 갇혔을 가능성도 수색 대상 가운데 하나가 됐다.
한국 정부도 공동 긴급대응팀을 현지에 파견했다.
정부 대응팀에는 외교부뿐만 아니라 경찰과 소방 관계자 등이 포함됐으며, 실종자들이 마지막으로 근무했던 현장에 접근해 지상 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헬리콥터를 이용한 항공 수색도 추진됐다.
다만 네팔의 산악지형과 기상 상황은 구조작업의 큰 장애물이다.
한국 측이 헬리콥터를 이용한 수색을 추진했지만 현지 기상과 허가 문제로 계획이 변경되는 등 어려움이 이어졌다. 이후 확보된 헬리콥터 가운데 한 대가 현장 수색에 참여하면서 항공 촬영을 통해 실종자 흔적을 확인하는 작업도 진행됐다.
결국 한국인 실종자들의 행방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지상 수색과 항공 수색, 터널 내부 수색을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네번째, 네팔 수력발전소 현장은 왜 이렇게 위험했나
이번 참사는 단순한 집중호우 피해로만 설명하기 어려운 규모였다.
히말라야 산악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빙하 붕괴와 급격한 물의 유입 등이 홍수와 산사태로 이어졌고, 트리슐리강 일대의 여러 지역이 큰 피해를 입었다.
로이터는 8월 26일 발생한 빙하 붕괴 이후 엄청난 양의 물과 진흙, 암석이 산악 계곡을 따라 내려오면서 마을과 기반시설을 휩쓸었다고 보도했다. 특히 트리슐리강 계곡에서는 수력발전소가 여러 곳 위치해 있어 건설 노동자들의 피해도 크게 발생했다.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은 원래도 위험성이 높은 작업 공간이다.
산악지형에서 대규모 터널을 굴착해야 하고, 발전시설과 수로를 연결하기 위해 깊은 지하 공간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홍수와 산사태가 동시에 발생하면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다.
첫째, 도로가 끊긴다.
둘째, 전력과 통신시설이 파괴될 수 있다.
셋째, 터널 입구가 토사와 암석으로 막힐 수 있다.
넷째, 구조 장비를 현장까지 운반하기 어려워진다.
다섯째, 구조대가 접근하더라도 추가 산사태와 홍수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실제로 네팔 구조대가 일부 터널에 진입하는 데만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진흙과 잔해가 입구를 막고 있었기 때문이다. AP 보도에서도 구조대가 두꺼운 진흙 때문에 터널을 찾고 접근하는 데 거의 6일이 걸린 사례가 전해졌다.
따라서 이번 구조작업은 단순히 터널 안으로 들어가는 문제가 아니다.
터널의 위치를 확인하고, 진입로를 확보하고, 추가 붕괴 위험을 판단한 뒤, 공기와 산소를 공급하면서 안전하게 내부를 수색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을 동시에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구조 속도를 빠르게 높이는 데 한계가 있는 것이다.
다섯번째, 사망자 수가 늘어나는 가운데 마지막 생존 가능성에 총력
네팔 대홍수의 피해 규모는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고 있다.
로이터가 9월 3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네팔에서는 사망자가 1,252명 이상으로 늘었고, 4,200명 이상이 실종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약 900명이 수력발전소 터널 등에 갇혀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한 지역의 피해가 아니다.
주택 수만 채가 파괴되거나 사람이 살 수 없는 상태가 됐고, 일부 마을은 사실상 흔적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피해를 입었다. 로이터는 트리슐리강 계곡의 피해 지역에서 건물과 기반시설 대부분이 사라진 모습을 전했다.
그럼에도 구조대가 수력발전소 터널 수색을 계속하는 이유는 생존 가능성을 마지막까지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터널 안에 공기가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다면 구조대 입장에서는 수색을 중단하기 어렵다.
최근에는 국제적인 구조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네팔 현지 구조대뿐 아니라 인도와 중국 등에서 전문 인력과 장비가 투입됐고, 터널 내부를 확인하기 위한 드론과 카메라, 굴착 장비 등이 활용되고 있다.
한국 역시 실종된 9명의 행방을 찾기 위해 현지 대응팀을 중심으로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실종자들이 실제로 어느 위치에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터널 내부에 있을 수도 있고, 홍수에 휩쓸려 다른 장소로 이동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구조당국은 특정 가능성에만 집중하지 않고 현장 전체를 대상으로 수색 범위를 넓히고 있다.
결론
네팔 대홍수 이후 수력발전소 터널에 갇힌 것으로 추정되는 근로자들을 찾기 위한 구조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구조대가 터널 내부에 공기가 남아 있을 가능성에 주목하면서 작은 구멍을 뚫어 공기와 산소를 공급하고, 카메라와 드론 등을 이용해 내부를 확인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인 9명의 실종도 여전히 중요한 문제다. 이들은 네팔 라수와 지역의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근무했던 인력으로, 한국 정부와 현지 구조당국이 행방을 찾고 있다. 같은 현장에 있던 다른 한국인 근로자들은 구조돼 귀국했지만, 실종자 9명의 상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재난은 산악지역에서 빙하 붕괴와 홍수, 산사태가 연쇄적으로 발생하면서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된 사례다.
현재 구조대가 기대하는 것은 단 하나다.
터널 어딘가에 생존자가 남아 있을 가능성이다.
공기가 남아 있다는 사실만으로 생존자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존재한다면 구조작업은 계속돼야 한다. 앞으로 터널 내부에서 실제 생존 신호가 확인될 수 있을지, 그리고 실종된 한국인 9명의 행방을 찾을 수 있을지가 이번 수색의 가장 중요한 관건이다.
네팔 현지에서는 이미 막대한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한 만큼, 구조와 함께 실종자 확인 및 피해지역 복구까지 장기적인 대응이 불가피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