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하고 낮에는 아직 조금 덥고.. 일교차가 심해 감기에 걸린 아이들이 생기네요. 그래도 아주 좋은 계절을 보내고 있지요. 가을 들살이 시즌을 잘 마무리하고 다시 안정적인 학교일상이 시작되었어요. 제일 신난 아이들은 초등아이들이지요. 어울려 노느라 점심시간과 쉬는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간다고 해요.
월요일 오후 오랜만에 대천천 산책을 갔더니 비가 온 후라 물이 아주 많아요. 폭포처럼 쏟아지는 물을 보면서 아이들이 제주도 천지연폭포 같다고 하네요^^ 나뭇잎배도 만들어 띄우고 물수제비도 뜨고.. 가을 대천천을 마음껏 누렸습니다.
수확의 계절이지요. 초등은 옥상텃밭 작물들을 거두어 들이고 손질해서 먹거리로 만드느라 바쁜 시절을 보내고 있어요. 이번주에는 쪽파를 수확했어요. 뽑아서 다듬고 일부는 파전을 만들어 점심 식사시간에 학교식구들 모두와 나누어 먹었어요. 나머지는 쪽파김치를 담갔어요. 수확시기를 조금 넘기는 바람에 쪽파가 너무 크게 자랐네요. 소금물에 잠시 담가뒀다가 건져서 아이들이 맨손^^으로 양념을 묻혔어요. 주말 동안 익혀서 다음주에 <참초마트>에 내놓을 예정이에요.
10월 말 밀양에서 따온 감과 중고등이 순천 꽃마차마을에서 선물로 받아온 감까지... 학교에 감이 아주 많은데 하나 둘 물러지기 시작하네요. 그래서 서둘러 감쨈을 만들었어요. 작년에도 만들어보았기 때문에 어렵지는 않은데 양이 너무 많아서 좀 힘들었어요. 덕분에 과도로 감을 깎는 아이들의 솜씨가 일취월장이에요.
키우는 것도 노력과 정성이 필요하지만 수확한 작물을 버리는것 없이 갈무리해서 먹거리로 만드는 일도 부지런을 많이 떨어야 하지요.
하늘과 땅으로부터 얻은 것들에 손길을 더 보태어 먹거리로 만들고, 맛있게 먹고,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게다가.. <참초마트>에 내놓은 것들을 부모님들께서 기쁘게 사주시니 얼마나 감사한지요. 교실칠판 한쪽에 수입금액을 적어두는데 금액이 갱신되면 아이들이 좋아라 해요.
우리가 키운 작물과 직접 만든 감쨈을 가지고 17일에 열리는 마을장터에도 참여해보려고 해요.
들살이/졸업여행 특집으로 꾸민 <참초신문>10월호도 발간했지요. 신문페이지가 점점 늘어나 이번에는 30페이지나 돼요.ㅎ 이번달 인터뷰는 우리반 아이들 네명이에요. 다함께 질문을 만들고 각자 대답을 적어서 인터뷰기사를 완성했어요. 아이들의 기사글도 점점 재미있어져서 읽다보면 미소가 절로 지어지지요. 인쇄해서 교실 옆 벽에 게시해놓으면 뿌듯한 기색이 역력해요. 매달 꾸준히 하다보니 저도 아이들도 동력이 좀 붙은것 같아요.
제주도 삼성혈 사적지 내에 있는 민속놀이 마당에서 아이들이 굴렁쇠를 처음 해보았지요. 학교로 돌아온 후 굴렁쇠를 하나 주문해서 사주었더니, 점심시간에 열심히 갖고 놀아요. 둥근 링 하나 굴리는게 생각보다 쉽지 않네요. 저는 1초를 버티기가 어려운데 아이들은 금방 앞으로 나가요^^
한주 즐겁고 알차게 보냈습니다. 아이들의 이런 활동들이 아이들의 삶과 배움에 어떤 도움을 주고 어떤 의미를 갖는지.. 이야기나눠보면 좋겠네요.
이번주에는 학교 배움터가 있었지요.
"감사"가 이번 배움터의 나눔 주제 였지요? "감사하는 마음"이 가진 변화의 힘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지요. 중고등 시골살이에서는 농사일을 돕거나 배우지요. 그러나 단순히 농사일을 배우는 시간만은 아니지요. 그 과정을 통해서 서로 감사를 나누고 그것을 통해 자존감을 높이며, 나아가 주체적이고 자유로운 인간으로 성장하는, 그런 힘을 얻는 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내가 아이를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대할 때 아이의 자존감만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나의 행복감도 더불어 높아진다는 것을 많이 느껴요. 순간순간 행복하고 싶다면, 감사의 빛깔로 마음을 물들이는 습관을 잘 들여볼 일인것 같아요~
첫댓글
직접 기른 작물을 다듬고 맛있게 요리하고 나누는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진정 우리가 실천해야 할 모습인거 같아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