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간: 정선군상동읍 화방재~태백산(1,566m)~부소봉(1,546m)~깃대배기봉~신선봉~구룡산(1,345m)
~영월군김삿갓면우구치리 도래기재
구간거리: 22.5km 산행소요시간: 12시간
<살아서 천년..죽어서 천년을 살으리랏다....>
이 산행일기를 쓰기 시작한지도 햇수로 어언 7년...
이제 약간 지루하기까지 하다. 그래도 산에 갔다와서 뭔가 그 당시의 기록은 남아있어야 되지 않겠는가 해서 계속 쓰긴 쓴다마는
탈고(ㅎㅎ...)시간이 점점 늦어진다.
전에는 거의 매주 정맥이나 기맥종주산행을 했었던 관계로 주마다 일기를 써야했기 때문에 약간 바쁘기까지 했지만 그래도
그냥저냥 꾸려왔는데 지금은 두주에 한번 쓰는데도 자꾸만 꾀가 난다. 모든건 마음먹기
나름인 모양이다.
화방재 07시40분
주유소와 휴게소가 있는 넓은 고개마루에는 사람도 없고 아주 휑하다. 지금이 산불방지기간이라 산행시 도로통과가 많은
전 구간인 건의령~화방재구간을 건너띄고 이곳부터 시작하기로 한건데 의외로 아주 조용하다.
만에 하나 입산통과가 불가할 경우 태백산산행이라도 할 요량으로 관리사무소에 문의를 했었는데 태백산도립공원은 통제가
아니라고 해서 그나마 안심은 했지만 정작 갈곳을 못가고 대신 다른곳을 가서야 되겠는가?
모두 신속하게 차에서 내려 배낭만 메고 휴게소우측에 있는 잘 정비된 등산로로 들어간다.시작부터 등산로 주위에 산죽이 울창하다.
밋밋한고개를 넘자마자 배추밭을 지나고...지금은 배추가 없어 밭 가운데로 지나가지만 농사철에는 좁은 밭고랑으로 지나가야 한다.
사람없는 매표소를 지나 넑직한 안부 삼거리에 닿는다.
사갈치 삼거리 08시08분
넓은 안부에는 산령각이라는 산신을 모신 사당이 있는데 안내판을 보니까 화방재 도로가 생기기 전에는 사람들이 이곳을 넘어 태백시로 들어갔다고 하고 그리고 그 당시에는 이곳이 도적이나 산짐승으로 인해 아주 험하고 위험해서 여럿이 모여 고개를 넘어가야만 했고 그때 산신령께 안전을 빌었다고 한다.
이정표에 천제단 3.6km라고 씌어있다. 일단 안전권(ㅎㅎ)에 들어왔으니까 휴식도 하고 복장도 갖추고 하면서 여유를 갖는다.
이어지는 탄탄대로...주위에 온통 산죽밭이다. 08시47분. 유일사 삼거리를 지나고 09시00분에 유일사 매표소에서 오르는 일반등산로에 닿는다. 사실 이곳부터가 도립공원 관내다.
이정표에 좌측 유일사매표소 2.3km, 우측 유일사 100m, 직진 천제단 1.7km.
감시초소가 있는데 그안에 아무도 없다.
일단 마음을 놓은다음 천제단 너덜 오르막길로 들어선다. 오래된 주목군락지도 지나고 09시45분. 망경사삼거리. 09시55분. 천제단이 있는 장군봉을 지난다. 참고로 이 태백산에는 천제단이 세군데가 있다.
태백산(1,566m) 10시00분
<민족의 영산(靈山)에 서서...>
천제단 안에는 일단의 불교신자들이 예불을 보고있고 스님이 목탁을 두드리고 있다. 그안에 서있는 커다란 자연석에 벌건글씨로 한배검이라고 써있는것이 인상적이다.
보통때는 이곳에 바람이 많이 부는데 오늘은 바람도 없고 날도 아주 따듯하다.
이정표에 직진 문수봉 3km, 좌측 당골광장 4.4km.
문수봉방향으로 간다. 곧이어 오래된 산소 한기가 있는 세 번째 천제단을 지나고 망경사 안부 삼거리를 지난다. 10시30분. 철죽군락지, 자작나무군락지 이어서 당골 문수봉갈림길 안부를 지나 오갈피나무 군락지, 멧돼지 군락지...여러가지의 군락지 안내판을 지나 너덜로 뒤덮힌 봉우리를 오른다.
문수봉(1,517m) 10시40분
<알바 덕분(?)에 갔다온 문수봉>
커다란 돌로 이루어진 너덜봉 여기저기에 돌탑들이 많이 세워저있다. 정상에는 커다란 돌탑이 있고 통나무로된 정상표지목이 서있다. 그런데 그곳에 문수봉이라고 써있다. 그리고 그옆에 서있는 이정표에 직진 소문수봉 800m 라고도 씌어있다.
대간능선은 문수봉을 지나지 않는데 어찌된 일인지..?? 그나저나 아무리 기다려도 후미대원들이 오지를 않는다. 이게 뭔가가 잘못돼었구나 하고 부랴부랴 지도와 나침반을 꺼내놓고 현위치를 파악한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부소봉삼거리를 한참 지나첬다. 마지막 천제단을 지나자마자 우측으로 들어서야 했었는데 길도 좋고 하니까 그냥 무심히 이곳까지 오게됐다.
그나저나 선두로 갔던 대원 한사람과 후미대원들이 걱정이다. 아직까지 오질않는걸 보면 제길로 들어섰을것 같은데 핸드폰도 터지질 않고 무전기도 여기에 다 모여있다. 그것참...
다시 되돌아 11시53분. 망경사 삼거리를 지나고 12시00분. 부소봉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들어선다. 희미한 등산로에 표식기도 한 두 개 매달려있다.
곧바로 시멘트로 잘 만들어진 헬기장을 지나 부소봉에 닿는다.
부소봉(1,546m) 12시03분
<어찌 산 이름이 부쇠봉인지..??>
자연석으로된 정상석에 부쇠봉이라고 씌어있고 삼각점도 있다. 지난번 대간종주때에는 이곳을 지나지 않았던걸 보면 우리가 남쪽에서 올라오면서 정상을 좌측으로 우회해서 천제단으로 직접 갔었던것 같다.
결과적으로 이곳에서 약1시간30분 정도 알바를 한 셈이다. 피같은 시간을...zz
사진 한 장 찍고 부리나케 자리를 뜬다.
곧바로 천제단으로 갈라지는 삼거리를 지나 산죽이 우거진 완만한 등산로를 간다.
지나가는 등산객들이 우리에게 우리 후미 멤버들이 앞에서 기다리고 있으니까 그런줄 알라고 멧세지를 친절하게 전한다. 그 말을 듣고 마음을 놓은다음 이제 선두팀을 만나려 부지런히 갈길을 재촉한다.
12시50분. 깃대배기봉에서 선두팀과 재회를 하고 13시20분까지 화기애애하게 점심식사를 한다. 얘기를 들어보니 선두팀도 우리만큼 걱정을 했다고 한다.
울창한 산죽밭 사이에 깔아논 목재판 등산로에 앉아서 식사를 하니 편안하고 참 좋다.
좌우지간 산림청에서는 등산로 관리를 잘하고 있는것 같다.
깃대배기봉 13시30분
<깃대배기봉 정상>
또 깃대배기봉 정상석이 서있다. 하도 이상해서 지도에 표시된 등고선을 자세히 보니까 좀 전에 지나온곳이 이 근방에서 제일높은 곳이지만 이곳은 두리봉으로 갈라지는 삼거리라 이곳에도 정상석을 세워논것 같다. ...ㅎㅎ 정상은 하나여야 하는데...
이정표에 좌측 두리봉 0.5km, 직진 차돌배기 3.6km
직진해서 조금 가니까 등산로주위로 차돌이 많이 깔려있다. 14시50분. 능선삼거리.이곳에서 마루금은
우측으로 90도 이상 꺾여내려간다.
신선봉 15시33분
<아주 소박한 정상표지목..>
넓은 공터를 산소한기가 덩그러니 지키고있고 오래된 나무기둥에 신선봉이라고 정상표시를 해놨다. 산소주위에 무슨 쓰레기가 이리 많은지...??누가 여기까지 와서 쓰레기를 버렸을까?? 이정표에 직진 곰넘이재 1.9km.
남은 거리를 보니까 4시간은 걸릴것 같은데 알바를 하는바람에 시간이 많이 지체됐다.
마루금이 좌측으로 급경사 하산한다.
곰넘이재 16시00분
주위에 쉼터가 있고 산죽사이로 나무 바닥판등산로를 만들어 놨다. 이정표에 좌측 참새골 30분이라고 씌어있고 곰넘이재에 대한 유래를 아담한 안내판에 적어놨다. 내용을 보니까 이곳이 오래전에는 강원도와 경상도를 넘는 유용한 고갯길이라고 되어있다.
다시 오르막길...허위허위 1,231봉을 넘어서 내려가면 지도상에 고직령이라고 명기된 향이동삼거리를 지나 마지막 남은 기운을 쪽 빼는 구룡산 오르막길....
구룡산(1,345m) 17시20분
<기운은 없어도 표정만은 밝아야...>
헬기장이 있는 정상에는 삼각점이 있고 까만 정상석이 서있다. 이정표에 도래기재 5.54km.
잘못하면 어두워서 내려갈것 같아 물한잔 하고 그냥 자리를 뜬다.
급경사로 조금 내려가다 다시 1,256봉을 넘으면 한없는 내리막길...고도 350m 하산...
18시02분에 팔각정쉼터가 있는 임도에 닿는다. 임도가 좌측으로만 이어저 있다. 오르는것도 힘들지만 진이 빠진 상태에서의 급경사 하산도 그만 못지않다. 마지막남은 쏘맥주를 한잔씩하고 전의를 가다듬어 다시 오름길....이쯤되면 정말 가기가 싫다.
18시30분. 헬기장이 있는 봉우리위로 오르면 눈앞에 또다시 봉우리...마지막봉우리라 생각하는데 또 봉우리가 나타난다. 기운이 있을때는 작은 뫼에 불과한것이 이런때는 모두 태산으로 느껴진다.
18시50분. 벤치 두 개가 있는 진짜 마지막 봉우리를 넘어 임도에 닿는다. 이곳에도 쉼터가 있고 이정표에 도래기재 1.6km라고
씌어있다.
임도를 가로질러 완만한 내리막이 이어진다.
도래기재 19시30분
12시간의 대장정을 끝냈다. 10시간이면 족히 될 거린데 문수봉을 갔다오는통에 하루를 산행으로 꽉 채웠다. 날은 이미 어둑어둑하다.
고개주위에는 약간의 주차공간외에 전과같이 아무런 민간시설물은 없지만 고개마루에는 동물들 지나가라고 새로 동물통행로를
설치해놨다.
이제 한구간만 지나면 충청북도로 들어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