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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징검다리] 간세포암 앓고 있는 서영식씨 |
살 수 있는 길은 비싼 '간이식'뿐 |
"나 같은 사람도 기초생활수급자가 될 수 있나요?" 지난 4월 동주민센터를 찾은 서영식(가명·55)씨의 첫 질문이었습니다.
"간 이식밖에는 방법이 없다는데 나 같은 사람한테 누가 간을 줄라 카겠노?" 구겨진 병원진단서를 내밀며 어두운 얼굴로 말문을 엽니다. "술과 담배라고는 입에 대지도 않았는데 간세포암에 걸렸다니…. 어릴 적 폐결핵을 앓았을 때 쓴 독한 약 때문인가…." 서씨는 힘들었던 지난 시절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힙니다.
간경화·고혈압 등 오랜 지병
9월 간세포암 발견 '날벼락'
여관 구석 1평 창고 '찌든 삶'
서씨의 아버지는 열 살 남짓하던 때 배에 복수가 차서 돌아가셨습니다. 없는 형편 때문에 병명도 모른 채 돌아가셨습니다만 지금 생각하니 간이 좋지 않았던 같다고 합니다.
가난과 병마와 싸우며 장가도 가지 못한 채 지난 50여년을 억척스럽게 살아올 수 있었던 것은 "영식아! 어떤 상황에서도 너는 사회의 좀이 되어선 안 된다"고 말씀하시던 기억 속의 아버지 때문이었습니다.
서씨는 간경화, B형 간염, 당뇨, 고혈압으로 오랜 치료를 받아오다 지난 9월 갑자기 쓰러졌습니다. 구급차를 타고 급히 병원으로 옮겨 재검사를 받던 중 간세포암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살 수 있는 방법은 간 이식밖에 없지만 수술을 해도 합병증으로 사망할 우려가 높다고 합니다. 더구나 수술을 받으려면 암세포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을 차단하는 시술을 먼저 해야 하는데, 1회에 100만원이나 넘는 비용이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현재 서씨의 형편은 잠자리마저 주인 아주머니의 배려로 여관 구석에 마련된 한 평 창고일 만큼 어렵습니다. 합판을 주워다 만든 침대와 휴대용 버너, 그릇 몇 개, 양복 한 벌과 허름한 옷가지 몇 개가 전 재산입니다.
햇볕도 들지 않는 방은 곰팡이 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마땅히 앉을 데가 없어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 위에 앉아 서씨는 지난 50여년 인생을 되돌아봅니다. 위암으로 돌아가신 어머니, 일을 하러 나갔다가 고약한 소리만 듣고 되돌아 온 일, 병에 걸렸다는 사실에 자신만 보면 먼 길을 돌아가 버린다는 친구 등등….
조금씩 눈망울에 생기를 잃어가는 서씨는 그래도 비가 오고 날씨가 추운 날에도 지낼 곳이 있어 감사하다며 도리어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도한다고 합니다.
△이성림·부산 해운대구 우1동주민센터 사회복지사 051-749-6602.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사랑의 열매 051-441-9423-4.
△지난달 26일자 최정기씨 이야기 70명의 후원자 255만7천원.
※'사랑의 징검다리'는 TBN부산교통방송(94.9㎒)에서 매주 수요일 오전 9시15분에 방송됩니다.
↓ 이렇게 됐습니다 - 지난 9월 12일자 김미애씨
김씨의 사연에는 117명의 시민들이 총 536만4천원의 많은 성금을 보내주셨습니다. 이외에도 고교생 경원이의 속옷 후원과 김씨의 부업거리 연계, 임대보증금 등 도움을 주기 위해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내 주셨습니다.
김씨는 전달된 성금으로 지인에게 빌려던 병원비를 갚았으며, 나머지는 앞으로 항암치료를 위해 사용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와 추석 동안에 넉넉하지는 못하지만 애들을 위해 음식도 마련했습니다.
김씨는 이번에 후원금을 보내주신 너무 많은 분들께 감사하지만 한 분 한 분에게 직접 감사함을 표현하지 못한 점을 무척 아쉬워했습니다.
지난 추석을 앞두고 김씨는 항암치료를 위해 병원에 입원을 했습니다. 비록 추석을 병원에서 보내긴 했지만 많은 사랑을 보내주신 시민들 덕분에 올 추석은 따뜻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