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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서울 남산의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를 맞으며 누구나 제일 먼저 기다리는 건 아마 눈 내리는 화이트크리스마스가 아닐까 싶다. 올해의 크리스마스
는 며칠동안 계속 짙은 미세먼지와 겨울답지 않은 는개 내려 뿌옇든 하늘이 눈 대신 잉크빛 청아한 하늘을 활짝 열었다. 다
소 쌀쌀하지만 눈부신 햇살은 분분이 날리는 함박눈 못지 않는 멋진 크리스마스의 선물이다. 오후에 카메라를 둘러메고 남
산을 찾았다.
남산을 찾아 팔각정에 올라보면 천만 명이 사는 수도 서울의 도심이 한 눈에 들어오고, 언제나 이곳을 찾는 사람들로 인산
인해를 이룬다. 휴일을 즐기러 나온 서울 시민들들과 지방에서 올라 온 관광객과 함께 한국을 찾은 해외 관광객들 이 그들
이다. 서울의 고궁들이 그러하듯, 오늘날은 외국인들이 훨신 더 많아 다소 생경한 느낌마져 들기도 한다. 예전의 남산은 서
울의 청춘들이 풍찬노숙하던 시절, 호연지기(浩然之氣)를 키우기 위해 많이 올랐던 곳이다. 철갑을 두른 푸른 솔을 찾아 남
산 위를 걸어 올랐던 그때와 달리 요즘은 찾는 사람들의 사연도 가지가지다. 관광을 위해 찾은 이들이 주를 이루기는 하지
만 무거운 자물통을 사 들고 사랑을 맹세하러 오는 젊은 커플들이 있고, 자물통으로 채운 사랑이 결실을 맺어서 찾아 온 젊
은 부부들이 있다. 드물기는 하지만 이별의 아픔을 곱씹으러 오는 가슴 아픈 청춘들도 있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남산을 찾
는 사람들, 그들 중에는 또 무었을 소망해 찾을까 궁금하다.
회현역을 나서서 백범광장 앞 한양성곽 전망대에 올라선다. 언제나 그렇듯 높고 낮은 두 개의 하얀 돔 지붕의 옛 남산 어린
이회관 건물이 반겨주고, 남산타워는 붉은 철탑을 거느린 채 파란 하늘 위에 솟아 쉬엄오라 반겨 준다. 안의사광장 앞 비석
마당에는 일년 새에 새로운 비석들이 더 들어섰고, 식물원 앞에서 이식해 온 와룡 홍.백매 형제들은 짚으로 아랫도리를 동
여맨 채 서 있다. 한 세대를 뛰어 넘는 30여년 동안 남산어린이회관으로 살갑던 건물은 서울시교육정보원이란 낯선 나무간
판을 달고 교육 박물관으로 변해 있고, 문화재 발굴을 마친 식물원 주변 광장은 마무리공사가 한창이다.
잠두봉을 오른다. 남산 제1의 조망처다. 한강 남쪽으로 눈길을 쫓으면 멀리 인천 계양산에서부터 안산 인왕산 북한산 도봉
산을 거쳐 수락과 불암산이 한 눈에 들어온다. 케이블카는 쉴 새 없이 사람을 실어 나르고, 팔각정 앞을 메운 인파들은 모
두가 인증 샷을 남기기에 분주하다. 평소와 달리 특이 한 것은 모두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 청소년과 젊은 이는 물론 장.노
년까지도 거의 모두가 커플이라는 게 특이하다. 혼지인 내가 되레 민망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가 설
치된 타워 앞 마당에는 크리스마스 캐롤이 쉴새 없이 울리고, 흥에 겨운 캐롤에 취한 듯, 성탄을 즐기는 내.외국인 모두의
표정들이 하나같이 맑고 밝다. 남산타워를 오르려다 길게 늘어선 매표소 앞 줄을 보고는 아예 발길을 돌려 하트트리 전망
대로 올라 간다. 형형색색 수만 개의 자물통들이 여러개의 대형 트리를 가득 채운 것도 모자라, 전망대의 난간을 따라 다
시 입추의 여지없이 매달려 있다. 한글 영어 한문 일어에 아랍어까지, 지구촌의 연인들이 그들의 사랑이 변치 못하도록 오
랏줄로 동여매어 놓았다.
남산타워에 새로운 명물이 생겼다. 킬리만자로의 검은 고릴라가 찾아와 타워 외벽을 기어 오르고 있다. 영화에서 본 고질
라 같이 거대한 몸뚱이에 부릅 뜬 눈을 본 어린이들이 신기해 하기에 앞서 무서워 먼저 고개를 돌린다 하니 기획자의 의도
는 적중한 셈이다. 풍선으로 만든 거대한 고릴라지만 성인들이 봐도 귀엽다는 생각에 성곽길을 따라 하산하면서도 자꾸만
뒤돌아 보게된다. 석호정 앞 소나무 길에서 남산의 푸른솔을 담고, 장충단공원으로 내려서며 남산의 크리스마스 스케치를
마친다.
▼ 남산 백범광장
▼ 백범광장에서 본 옛 어린이회관과 남산
▼ 안중근의사 기념광장 - 1
見利思義 見威授名(견리사의 견위수명) / 안중근의사가 여순 감옥에서 쓴 글
- 이익이 생기거든 그것이 옳은가를 생각하고, 위태로움을 보거든 목숨을 바쳐라 -
▼ 안중근의사 기념광장 - 2
▼ 안중근의사 기념광장 - 3
▼ 남산 분수대에서 이식한 와룡홍매(좌)와 와룡백매(우)
◁ 와룡매(臥龍梅) ▷
남산 와룡매는 임진왜란 당시 창덕궁에 자라고 있던 나무를 일본으로 가져가 모목(母木)의 휴계목으로 일본이
한국에 대한 사죄의 뜻을 담아 400여년 만에 환국(還國)한 뜻 깊은 매화나무다. 그 모목은 임진왜란 당시(1592
~1597) 풍신수길의 명령에 의해 1593년 일본으로 반출된 후, 다테家의 보리사인 서암사(瑞巖寺) 본당 앞 양 옆
에 홍백으로 식수되어 명목(明木)이 되었다. 서암사 주지 平野宗淨이 '안중근의사 숭모회'에 후계목 반환을 제
의해와 1999년 3월 26일 안중근의사 순국 89주기를 맞아 환국하여 남산 공원에 식수되었었다.(남산공원 자료)
▼ 아래 사진은 안의사광장으로 이식되기 전 남산식물원 분수대 좌우에 있을 때의
모습으로 2013년 4월 27일에 촬영한 자료사진 임
▼ 남산식물원 주변 문화재발굴 현장
▼ 남산 잠두봉(누에머리)
▼ 남산의 한양도성
▼ 잠두봉에서 내려다 본 안의사광장과 남산도서관
▼ 남산 잠두봉 조망대 (포토 아일랜드)
▼ 잠두봉에서 본 풍경 - 1 / 남산도서관 너머로 인쳔 계양산과 안산(좌) 인왕산 북악산(우)이 한눈에 들어온다.
▼ 잠두봉에서 본 풍경 - 2 / 인왕산과 북한산(좌), 도봉산과 수락산 불암산(우)
▼ 잠두봉에서 본 남산타워
▼ 남산 케이블 카
▼ 변치 않는 사랑을 소망하는 자물쇠트리
▼ 목멱산(木覓山) 봉수대(烽燧臺) / 목멱산은 남산의 옛 이름
▼ 남산 팔각정
▼ 남산을 찾아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사람들
▼ 남산타워 앞 크리스마스 트리(2015, 12, 25.)
▼ 하트 조형탑
▼ 남산타워 - 1
▼ 남산타워 - 2
▼ 남산타워 - 3
▼ 남산에서 본 풍경 - 1 / 남산 동쪽
-멀리 스카이라인에 예봉산 검단산 롯데빌딩 위의 남한산이 보인다 -
▼ 남산에서 본 풍경 - 2 / 남쪽 한남대교와 한강
▼ 남산에서 본 풍경 - 3 / 용산 일원
▼ 남산에서 본 풍경 - 4
▼ 남산에서 본 풍경 - 5
▼ 남산에서 본 풍경 - 6
▼ 남산타워 외벽을 타고 오르는 고릴라
▼ 남산 한양도성 성곽의 억새- 1
▼ 남산 한양도성 성곽의 억새 - 2
▼ 남산 한양도성 성곽 길 - 1
▼ 남산 한양도성 성곽 길 - 2
▼ 남산 길 소나무 - 1
▼ 남산 길 소나무 - 2
▼ 남산 길 소나무 - 3
▼ 남산 길 소나무 - 4
▼ 남산 길 왕죽
▼ 국궁(國弓) 활터인 석호정(石虎亭)
▼ 장충단공원 수표교와 새롭게 단장한 장충체육관 돔
▼ 장충단공원 수표교와 장충정 그리고 산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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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상세한 설명과 사진 잘 보고갑니다.
고맙습니다..
이름처럼 언제나 아우라가 풍겨지는 아우라님.
고운 댓글 감사드리고
송구영신 만사여의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