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잠두마을 벚꽃을 보고왔는데, 작년 같은 주말이 보곡산골 산벚꽃이 한창인 주말이었다. 아무래도 올해는 보곡산골의 산벚꽃을 볼 수 없으리라 생각하고 충청캠핑클럽 게시판에 질문을 했더니 4월 23일에 아직 산벚꽃이 한창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그렇다면 이번 주 기온이 예년보다 높지 않아 4월25일에 가도 산벚꽃을 볼 수 있으리라 생각되어서 토요일 2시경에 보곡산골로 향했다. 하지만 보곡산골의 산벚꽃은 찾아 볼 수 없었다. 금요일에 바람이 많이 불기는 했지만 이틀만에 다 떨어질리는 없을텐데...... 나에게 산벚꽃이 한창이라는 말을 한 사람이 착각했다고 생각을 한다.
아무래도 내년 부터는 보곡산골과 잠두마을 중 한 곳은 포기해야겠다.
보곡산골의 신안사 가는 길목에 차를 세워두고 임도를 따라 대성산 들머리로 향했다. 들머리로 향하다가 중간에 등산로가 없는 산길을 타기 시작했다. 길이 없는 곳으로의 등산은 항상 후회를 동반한다.
3시간 30분 정도 걸려서 대성산 정상에 도착했다. 30여분을 더 가서 텐트를 치니 벌써 어둠이 깔려온다. 바람은 강풍. 일기예보로는 18시 경까지 바람이 세게 불다가 21시경에는 2-3m/s로 분다더니.... 체감상으로는 8-10m/s정도의 바람이었다. 보조 스트링을 당기지 않았더니 이너텐트의 벽이 내 얼굴까지 다가왔다.
바람이 세게 부는 것에 비하여 잠을 잘 잤다. 중간에 한번 깨고, 다시 잠들어 6시경에 기상을 했다. 아침으로 누룽지를 끓여먹고 짐을 정리하니 7시가 약간 넘은 시간이었다. 투구봉, 신음산을 거쳐 2시간 30분 정도를 소요하며 차가 있는 곳으로 원점회귀를 했다.
배낭을 메고 길을 떠나기 전에 무쏘의 트렁크 문을 닫았는데 등껍질 색이 우주스러운 딱정벌레가 한마리 붙어있었다.
"잘 다녀 올께~"
자~ 가자~
출발은 걷기 좋은 임도로......
아직 남아있는 벚꽃, 보곡산골에 산벚꽃이 한창일때에는 정말 예쁜데... 올해는 못보고 보내버렸다.
작년 4월의 보곡산골 모습이다. 이번주는 그냥 연두색만 보고 왔다.
임도로 살방살방 걷다가 산길이 있길래 제대로 된 등산로가 아닐거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길을 따라 갔다. 결국 길은 없어지고, 엄청난 오르막을 오르게 되었다. 중간에 쉬면서 초코바를 하나 먹고 힘을 내서 대성산 정상을 찾아 갔다.
그나마 아직 풀이 자라지 않아 다행이다. 나무들 사이로 수북하게 쌓인 낙옆을 헤치며 등산로를 찾아갔다.
트래킹 중에 산진달래를 만나면 사람많은 곳에서 짝사랑하는 사람을 마주친 것과 같은 두근거림을 느낀다.
강풍 속에서 텐트를 치고 밥을 해 먹는다.
봉골루 삼발이 호스어댑터와 통가죽 워머를 첫사용 하는 날... 만족스럽다.
이젠 산 속에 혼자 텐트를 치고 일박을 해도 조금 밖에 무섭지 않다.
조망은 별로 없는 B급 박지이지만 인기가 없는 덕에 사람도 없어서 좋았다.
트래킹+야영을 하는 1박2일동안 아무도 볼 수 없었다.
낙엽.... 산속의 나...
지난 달에 적벽강에서.
집으로 가는 길.
등산로만 걷게 될 것이고 작년에 한번 걸었던 길이라서 큰 걱정은 없다.
한 시간 정도 걷다가 커피 한잔을 마시며 잠깐 쉰다.
많이 쉬면서 걸어야 하는데 아직도 마음이 급하다. 끝이 없는 과정을 즐기는 것이 여행이다.
경치 좋~다.
작년에도 여기까지 와서 하산했는데....
언젠가는 천태산까지 가서 신안리로 내려와야겠다.
산에 봄이 오니 연두색이 되었다. 짙은 초록이 오면 더워지겠지...
지대가 높은지 날머리에서도 멀리 산이 잘 보인다.
봄이 되면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조팝나무지만 햇살이 좋으니 더욱 예뻐 보인다.
이동거리 7.90 km 소요시간 03:59:42 이동시간 03:19:27 평균속도 2.30 km⁄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