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박사, 소설 “아버지”가 생각나서〜
〇 아버님의 기일에 아버지와 함께 살았던 동네와 중대물빛공원을 산책했습니다. 평소에 살아생전에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아버지와 어머니가 별세하실 때까지 모시고 살았습니다. 꽁꽁언 호수 위에 덮인 눈을 바라보면서 둘레길에 쌓인 눈을 밟으면서 아버지가 음력설을 지낸 뒤 바로 소천하셔서 명절날만 추모예배를 드리고, 가끔 분당 인근에 있는 묘지만 찾고 있어서 불효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금년에는 이상하게 아버지 생각나서 오래전에 읽었던 소설 “아버지”가 생각났습니다.
〇 주인공은 행정고시를 통과하여 공무원이 되었지만, 연과 줄이 없어 승진에서 번번이 탈락되었다. 어느 날부터인가 아내와는 자연스레 각방을 쓰게 되고, 일이 바빠서 아이들과의 사이도 멀어진다. 자신이 췌장암 말기라는 것을 듣고 가족에게 숨기고 술을 마시자 딸과 부인은 주인공에게 실망한다. 주인공은 점점 더 외톨이가 되어가면서 자신의 죽음 이후 남게 될 가족을 걱정하며, 마지막까지 어엿한 가장이고자 노력한다는 내용이다. 중고서점 알라딘에서도 책도 없고 구하기 힘들지만 기억나는 것은 서울대에 다니는 딸을 너무도 사랑하기 때문에 하는 행동들이 가슴에 찔려서 펑펑 울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〇 필자의 아버지는 부지런하셨고, 정이 많으셨고, 의지가 강하셨고, 교육받은 필자보다 훨씬 더 자녀교육에 전문가이셨습니다. 그러나 판단을 잘못해서, 접어야 할 때임에도 고집으로 계속추진하다가 재산을 다 잃었고, 3명의 자식을 한 명도 교육 시키지 못했습니다. 별세하신 아버지보다 오래 살고 있으면서 부지런한 것보다, 정이 많은 것보다 방향을 잘 잡고, 판단을 잘하고, 원칙을 지키는 것과 때로는 실패를 인정하고 철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흰눈을 간직하고 있는 호수를 보면서 새삼느끼었습니다.
- 작은 예상과 변경) 맥스클럽 3주년 파티후 후속 모임으로 노래방은 가겠다고 해서, 아버지를 추모하면서, 나훈아의 “테스형”과 김호중의 “고맙소”를 부르려고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흥겨운 분위기에서 “고맙소”를 부르면 분위기가 깨질듯해서 부르는 것을 포기했습니다. 돌아와서 밤에 유투브를 보면서 혼자 고맙소를 들었습니다.
첫댓글 https://www.youtube.com/watch?v=RZQCai4eldw 김호중 "고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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