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0년대 증기기관차인 볼드윈 기종을 모델화하여 영국에서 수제품으로 제작된 링컨 기차로
30만평의 곶자왈 원시림을 기차로 체험하는 테마파크다.
화산이 분출할 때 점성이 높은 용암이 크고 작은 바위덩어리로 쪼개져 요철 지형이 만들어 지면서 형성된
제주도만의 독특한 숲을 곶자왈이라 일컫는다.
곶자왈 지대는 크고 작은 암괴로 이루어진 지형으로 식물이 살아가기에는 매우 척박하다
곶자왈의 나무들을 보면 나무뿌리가 양분을 찾느라 바위 틈이나 암석위에 노출되어 뻗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곶자왈에서 이끼는 척박한 토양을 대신해 나무뿌리에 영양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이끼에 영양을 공급받는 나무들은 거진 잎새로 그늘을 제공한다.
그늘은 물의 증발을 막고 일조량을 적당히 유지해 이끼가 잘 자라게 된다.
돌출과 함몰의 요철지형은 같은 공간안에서도 온도와 습도차이가 크게 난다.
온도와 습도에 민감한 식물들은 그에 맞게 다양한 식생이 자라게 되며,
가까운 거리에서 전혀다른 특성의 식물이 자라나는 독특한 풍경을 보여준다.
한 여름에도 볕이 잘 들지않는 곶자왈의 내부는 양치류의 발달에 더 없이 좋은 서식 조건이다.
곶자왈의 양치류는 남방한계식물 부터 북방한계식물까지 다양한 식생이 공존하고 있다.
화산섬 제주도는 이렇게 돌과 바위 위에 곶자왈이라는 숲을 가지게 된 것이다.
육지의 흙 위에 빼곡히 들어선 나무들의 숲에 비하면 듬성듬성 조금 초라해 보일 수는 있다.
간혹 곶자왈의 생성원리를 모르시고 기차가 곶자왈 숲을 지난다고 하니까
이게 무슨 숲이냐며 초라하다고 실망했다는 관람객들을 볼 수 있다.
밀림열차가 아니고 곶자왈열차다.
돌과 바위의 화산 땅에 뿌리를 길게 바위틈으로 내리고 한줄기 빛을 찾기 위해 가지를 하늘로 뻗어 질긴 생명력을 이어나가는
나무 하나하나가 소중한 신비의 숲 곶자왈을 이해해야 한다.
관람객들의 원성 때문인지 여기저기 다양한 것을 심고 가꾸는 모습들이 많이 보인다.
가을에는 생뚱맞게 핑크뮬리가 뒤덮고 있는 모습을 보게된다.
관람객들이 곶자왈을 모르게 핑크뮬리를 보러 에코랜드 기차를 탑승하는 건 아닌지 정말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미 핑크뮬리 억새 동백꽃을 찾아 에코랜드를 방문하는 관람객들이 꽤 많은 것으로 알고있다.
조만간 곶자왈을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소비자가 원하는 방향이라는 합리화를 덧붙여
그냥 거대한 인공물로 에코랜드가 바뀌지 않으까 걱정스럽다.
사실 벌써부터 에코라는 명칭이 어색해 지기 시작하고 있다.
메인역(Main Station)을 출발하여 첫번째 도착한 에코브리지역(Eco bridge Station)에서
다음 역인 레이크사이드역(Lake side Station) 까지는 걸어서 이동한다.
에코랜드 오리배? 모양은 백조인데?
3월 중순의 맑은 하늘아래 호수에 비치는 햇살이 제법 눈부시게 아름답다.
에코랜드 입장할 때 성지순례하는 단체관람객들과 함께 들어와서 걱정했었는데...
모두 우르르 앞서하고 뒤처진 우린 여유롭다.
혀 내민 곰돌이는 어떤 컨셉인지... 북극곰 환경보호 WWF
예전 풍차옆에서 아이스크림 들고 있던 그 곰 아닌가?
혹시 화투판에서 아귀한테 손목아지 날아간 노름중독 짝귀 곰돌이?
그나저나 호수 물결도 잔잔한 그림같은 풍광과 더불어 호수 산책로를 걷다보니 어느덧 멀리 풍차(windmill)가 보인다.
windmill의 mill은 돌아가는 것의 의미에요. 공장이 돌아간다고들 하잖아요. mill은 공장, 방앗간, 제분소 등의 의미이구요.
바람으로 돌아가는 것이니까 windmill은 풍차가 되는 거지요.
물로 돌아가면 뭐겠어요? watermill은 그래서 물레방아가 됩니다.
휘트니스센터(fitness center)에 있는 콩글리쉬로 런닝머신이라고 있잖아요. 실은 treadmill이라고 해야해요.
tread가 "거닐다"라는 의미에요. 걷는데 밑에서 돌아가잖아요. treadmill 기억해 두세요.
삼중주 조각상이 보이네요. 플룻 첼로 바이올린 이겠죠?
삼중주 조각상이 물에 떠서 조금씩 움직이는데...
음악하는 동상이 있어서 그런지 오스트리아의 아름다운 호수들이 떠오른다. 정말 유사한 느낌을 받았다.
몇년 전에 백조 하트 포토존이 있었던 곳이 이런 하트존으로 바뀌어 있었다. 여전히 백조 두마리로 보이기는 하다.
넓은 공간이 좁아져서 공간의 효율성은 확보한 듯 한데... 조금 흉물스러워 보이기도 하다.
그래도 여전히 에코랜드 관람객들의 필수 포토존인 듯 많은 사람들이 인증샷을 남기는 곳이다.
그래도 대표적인 상징물은 저 풍차가 아닐지...
이국적인 모습에서 낯선 설레임이 그대로 마음속에 스며든다.
유럽여행을 하다보면 어떤 낯선 설레임에 살짝 흥분되기도 하지만 살짝 긴장되는 두근거림 같은 것이 있는데...
제주도 에코랜드에선 유럽여행에서 느꼈던 그런 낯선 설레임에 왠지모를 편안함이 함께한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막 흥분되고 좋지만은 않지만 그 편안함이 포근하고 마음을 달래주고 쓰다듬어 준다.
멀리 벤치에 앉아있는 두 사람 동상에서 그 낯선 설레임과 편안함이라는 이질적인 것이 동시에 느껴졌다.
그렇게 여행을 많이 다녔는데 할 때마다 새로운 여행에 대한 느낌이 자리잡는다.
풍차하면 떠오르는 한 사람이 있지. 돈키호테
난 돈키호테보다 산초가 좋다.
돈키호테같은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
그런데 돈키호테 혼자 가능할까 그의 영감에 확신을 더해주는 산초가 없다면 불가능하다.
산초는 돈키호테의 확실한 지지자이기도 하지만 돈키호테가 세상과 타협할 수 있는 통로이기도 하다.
재미있게도 돈키호테와 산초 자리가 비어있는 동상이 있다.
관람객들이 산초자리에 올라탈 수 있도록 포토존을 만들어 놓았다.
내가 세상을 바꿀 수는 없지만 세상을 바꾸는 자를 응원하고 지지해 볼 수 있지는 않을까?
그러고 보니 스페인 여행에서 봤던 돈키호테 풍차의 모습과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아~ 사람들이 네델란드 풍차로 오해할까봐 돈키호테 동상을 만들어 놓은 거구나!
스페인 콘수에그라(consuegra) 언덕에 있는 돈키호테 풍차가 딱 저렇게 생겼다. 저런 풍차 12개가 콘수에그라성과 함께 있다.
consuegra 근처 campo de criptana에 가면 실제 돈키호테 소설에 등장하는 풍차가 있는데 그 풍차들도 저련 모습이다.
저자인 세르반테스 동상도 있다. 가서 보면 또 다른 감동이 있겠지만...
에코랜드에서도 그럭저럭 이런 이국적인 풍차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레이크 사이드 역에 도착해서 다음 역인 피크닉 가든 역(PICNIC GARDEN station)으로 가는 기차를 기다린다.
단체관람객들이 한차례 휘몰아 지나고 나니 여유로운 관람이 되었다. 그래도 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잠시나마 열차타고 유럽여행을 하는 듯한 착각을 할 만큼 다양한 유럽의 모습이 오버랩되는 느낌을 지을수가 없다.
열차에서 바라보는 풍광도 좋지만 덜컹덜컹 기차소리도 너무 정겹다.
망사에 담긴 귤 까먹고 삶은 계란 먹고... 사이다 한병 사먹으면 목이 시원했는데...
어느덧 피크닉가든역에 도착했다.
열기구를 연상케하는 귀여운 조형물이 반겨준다.
열기구에 한 발이 살짝 떠오르고... 바람 불면 날아갈 듯한 여리여리한(?) 박여사!
키즈타운 밑에 천장이 너무 낮은 집이 있다. 일곱 난장이가 살 지 요정들이 살 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못사는 걸로...
정말 피크닉 가든이라는 명칭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곳이었다.
아무데나 돗자리를 깔면 피크닉이 되는...
커다란 나무아래 그늘에 놓여진 형형색색의 예쁜 의자에 앉아서 넓은 잔디밭을 보면 정말 멍때리기 쉽다.
주의! 진짜 멍해짐!
가야지 가야지 하면서... 자꾸 앉아있게 되는...
아이들이 없어서 키즈타운으로 올라가 보지는 않았다.
잠시 여유로운 피크닉을 즐기고... 다시 기차를 타러 역으로 이동했다.
에코로드(Eco Road)는 피크닉가든역 뒷 편에 있다.
제주도 보존자원 1호로 분류된 화산송이로 포장되어 있는 곶자왈 산책로인 에코로드는
long course는 2km 약 40여분을 걷고
short course는 400m로 약 10여분을 걷는다.
어머니를 모시고 걷기는 힘들것 같아 곶자왈 숲힐링은 다음 기회에...
다시 기차를 타고 다음역인 라벤더, 그린티 & 로즈가든역으로 이동했다.
로즈가든역에 도착하니 열차 차장 토끼 두마리가 반겨준다.
예전에 그린티&로즈가든역이었는데 앞에 라벤더가 붙은 것 보니... 라벤더가 추가된 모양이다.
그렇다면 가든브릿지를 지나 라벤더를 찾아 출발~~
삽들고 있는 로즈 아줌마랑 사진 한장 촬칵~
캔들이나 향수를 만드는 체험을 할 수 있는 공방이 있다.
유럽식의 비밀의 정원을 꾸며놓았다.
전망대는 올라가도 그리 큰 메리트는 없는 걸로...
보통 열차만 타는 게 아니었나? 이곳까지 꽤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으러 온다.
라벤더는 어디에?
드디어 찾았다. 라벤터 아저씨!
조금 더 지나면 라벤더 밭이 보라색으로 물들을 것이다.
보라색으로 물든 라벤더밭을 볼 수 없어서 아쉬웠지만... 어쩔 수 없지... 그래도 다 때가 있는거니까...
때를 어기면 오히려 큰 일 나는 거지.... 순리대로 살아야...
그래도 나름의 라벤더 포토존이 있어서 그런대로 작은 위안이 되었다.
옆에 라벤더 자전거는 다른 관람객들이 번갈아 가며 사진을 찍으셔서 기회를 보다 어머니가 기다리고 계셔서 그냥 패스~~
때이른 시기에 그런대로 약간의 꽃을 보여주어서 감사합니다.
많은 노력의 결실이겠지요?
어? 왼쪽편에 그린티아저씨도 사진에 찍혔네. 사진 안 찍었는 줄 알았는데...
그럼 그린티 아저씨 로즈 아줌마 라벤더 아저씨 모두 찍었다.
박여사는 앞서가는 사람 불러놓고 왜 이런 사진을 찍는거지?
그래도 반성이 되네... 늘 이만큼의 거리를 내가 박여사를 앞서가는 구나... 앞으로 함께 걸어가도록 노력해볼께.
힘든 정원일에 잠시 쉬시는 아저씨 옆에서 저도 조금 쉬었다 가겠습니다.
로즈가든역에서 기차를 타고 다시 마지막 종착역에 도착해서 에코랜드의 관람을 모두 마쳤다.
로즈가든역에서 마지막 종착역까지는 걸어서 이동할 수도 있다.
서두르다 소지품을 남기고 하차하거나 아이들의 손을 놓치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제주도에서 기차를 타는 색다른 경험이었지만 나름 추억을 되살리는 시간여행이기도 하였다.
건물의 분위기가 소정방폭포 옆 이승만 별장으로 유명한 파라다이스호텔 제주의 이국적인 모습이 연상된다.
지금은 허니문하우스 카페로 운영되고 있는데 요즘 굉장히 핫한 장소이기도하다.
기프트샵에서는 이런 저런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곶자왈 기차는 정말 좋은 아이템인 것 같음.
더불어 계절별로 찾아야 할 다양한 모습을 갖추어 가고 있는 모습에도 공감함.
다만 본말이 전도되는 악수가 되지 않기를 바람.
에코랜드는 남녀노소 이유를 불문하고 제주도 여행에서 놓쳐서는 안 될 필수 관광지임에는 틀림없다.
다만 사진찍기에만 너무 몰두해서 정말 중요한 제주도 곶자왈에 대해서는 잊고 있지는 않으지 돌아보고 반성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