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4절기 중 열여덟 번째 절기인 서리가 내리기 시작한다는 상강(霜:서리 상, 降:내릴 강)이다.
상강(霜降)은 쾌청한 날씨가 계속되며 밤에는 기온이 매우 낮아지므로 수증기가 지표에서 엉겨 서리가 내리는 늦가을이다.
얼마 전까지 덥더니 벌써 서리가 내리기 시작하는 늦가을에 접어들었다. 서리를 맞으면 예쁘게 피어 있던 정원의 일년초들은 뜨거운 물에 데친 듯 시들고 만다.
그래서, 서리가 내리면 나의 정원은 볼품없는 삭막한 공간이 되어 나를 허전하게 한다.
그런데, 경험에 의하면 따뜻한 남해안 지방인 이곳은 11월 20일쯤에 서리가 내려서 비교적 오랫동안 꽃을 볼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올해는 상황이 어떨지 모르겠지만)
오늘은 쾌청한 날씨지만 어제까지 꽤 많은 비가 내리고 강풍도 불어 쌀쌀한 데다 상강(霜降)이 되었다고 하니 정원을 향하는 마음이 급해진다.
대문을 여는 순간 우르르 핀 노란색 천사의 나팔이 향기로운 내음으로 마중 나온다.
🌹천사의 나팔
둘러보니 꽃들이 무사하다.
🌹프린세스 샤를린 드 모나코
🌹윌디브
🌹백일홍
🌹메리골드
🌹숙근플록스
🌹토레니아
🌹흰꽃 나도샤프란 (제피란서스 칸디다)
🌹천일홍
🌹자하라
🌹겹추명국
🌹꽃망울 맺힌 국화
지난여름의 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썬룸의 제라늄이 거의 전멸했다. 7월에 삽목했던 것도 흔한 국민 제라늄만 성공하고 이름 있는 제라늄은 다 실패했다.
오늘은 마음을 비우고, 심기일전해서 20여 개의 죽은 제라늄 토분을 정리해서 삽목에 성공한 흔둥이 제라늄을 옮겨 심었다.
이름 모르는 흔둥이 국민 제라늄이지만 잘 키워서 겨울에 화사한 꽃무더기를 보고 싶다.
🌹사랑초 보위에나(큰사랑초)
🌹사랑초 포레스트 아이
오후 내내 분갈이하느라 힘들었지만 빈 제라늄 화분만 가득했던 초라한 썬룸이 작은 초록의 화분들로 바뀌니 생기가 돈다.
시간 나는 대로 나머지 화분들도 분갈이하고, 금요일쯤엔 차광막도 걷어야겠다.
#오늘 아침 과일 샐러드
#평범한 일상
#상강(霜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