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의 가장 가까운 벗이 책이다. 읽고, 또 읽고, 쓰는 행위 자체가 생활이어야 하며 평생의 동반자라는 생각을 하며 산다. 늘 배우고 익히는 평생 학생으로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공자께서도 '學而時習之면 不亦說乎아'라고 하지않았나. 배우는 일만큼 더 큰 기쁨이 어디 있겠는가?
시간이 나면 자주 찾는 내포에 있는 충남도서관은 우리 부부의 가장 친근한 친구다. 오늘 날의 도서관은 다목적 시스템이다. 전시관이 있고, 열람실이 있으며, 자료 검색실, 컴퓨터 실, 영화관, 휴식할 수 있는 카페, 식당이 어우러 진다. 바로 옆에는 명사 초청 특강이 이루어지는 문화운동관이 있다. 밖의 풍광은 그야말로 아름답다. 호수가 있고 그 주위로 산책로가 있어 책을 읽다 지루하면 산책을 하며 사색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사계절이 다 좋다. 그 무덥던 작년 여름엔 독서 피서 인구로 도서관은 늘 만원이었다.
책 읽는 사람은 보는 사람조차 기쁘다. 아름답다. 어린이에서부터 어르신까지, 남녀노소 다 아름답게 보인다. 진지함이 서려 있고, 인생을 의미 있게 살아 보고자하는 갸륵한 마음이 담겨 있을 것 같다. 엄마와 함께 책을 읽는 어린이를 본다. 너무 사랑스럽다. 엄마에게서는 향기가 난다. 책 향기.. 세상에서 가장 은은하고 깊은 향이 팩 향기가 아닐까? 백발이 성성한 어르신의 책 읽는 모습은 거룩하다. 그 경륜, 경험, 그 깊이가 존경심을 유발한다. 아프리카 격언에 '노인 한명이 죽으면 도서관 하나가 없어진다'고 한다. 백발이 성성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도서관에 앉아 있는 모습만 보아도 설렘이다. 함부로 범접할 수 없는 위엄이 도사리고 있다. 분위기가 숙연해지고 그냥 머리를 숙일 수밖에 없다.
젊은 청춘들이 열심히 책을 읽는 모습을 보면 미래의 힘이 솟는다. 무한한 에너지를 가지고 지식을 흡수한다면 그 나라의 미래는 밝다. 책을 읽지 않는 국민의 미래는 없다. 책 속에 길이 있고 답이 있다는 것을 잊어버린 국가의 미래는 어둡다. 우리나라는 책을 읽지 않는 국가로 알려져 있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2017년 국민실태 조사에서는 한국인의 연 평균 독서량이 8.3권인데 반해 일본인은 40권으로 나타났다' 세계166위라고 한다.
엄마의 책 읽는 모습은 아름다움의 극치다. 엄마를 존경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 모습을 보고 자녀들도 함께 한다면 그 가정은 정신적으로 풍요로울 것이다. 정신적 가치를 중시 하는 엄마의 모습에서 인생의 진정한 가치가 어디에 있는가를 배우고 익히지 않겠는가? 책 읽는 아빠들의 모습은 어떤가? 그 진지한 모습에서 믿음직한 아버지의 상을 그릴 것이다. 그 아버지의 입에서 나오는 말씀 한마디 한 마디는 무게가 있고 신뢰가 있을 것이다. 그 아버지를 존경하지 않는 자식이 있을까? 도서관은 그렇게 인간의 양식을 만들어 주는 깊은 곳이다.
2018. 4월 개관된 충남도서관은 우리 도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음에 충분하다. 문제는 더 많은 도민들이 물샐틈 없이 이요하는 사랑받는 도서관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새로 건립되었기에 장서 등 갖추어야 할 것들이 많다. 내가 필요할 때 두 번이나 욕구를 충족하지 못해 아쉬움이 있었다. 소로우의 '월든'이 없었다. '닥터 노먼 베쑨'도 갖추어져 있지 않았다. 도서관 직원도 미안해 했다. 더 많은 독자들이 읽고 싶은 책들을 찾아야 한다. 수요자의 필요에 의해서 도선관의 장서 수는 늘어날 것이고, 충남도서관은 빛이 나리라.
사계절이 다 아름답지만 도서관 주변의 가을 풍광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호수를 끼고 있는 공원에 가을 빛이 내리면 '내 마음은 호수'다. 투명하고 맑은 호수.. 그위에 비친 가을 색이 마음 깊숙히 박히면 흔들리고 흔들려서 마침내 정화한다. 도서관과 호수와 가을빛.. 그 위에 단풍잎이 내리면 찬란한 언어들이, 사랑의 말들이 흘러 나온다. 보고픈이가 가슴으로 파고 들어 온다. 그 가을 중심에 앉아서 보이는 도서관은 생명의 우주다. 그 우주 속에 진리가 있음을 발견한다. 그 진리 속으로 들어가 진리를 추구하기 위해 몰두 하는 동안.. 책 속에 갇혀 잊지 않고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야 말로 진리의 길임도 깨 닫게 될 때, 비로소 나의 본질로 돌아온 경험을 하게 된다.
도서관은 그것을 나에게 주었고, 충남도서관 개관된 이래 가장 친근한 벗으로 존재 되었다. 시간 나면 불쑥 불쑥 찾아가도 언제나 반기는 도서관은 우리 부부의 가장 좋은 케렌시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