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한건설협회의 월간건설경제동향에 따르면 4월 국내건설수주액은 95.8% 증가했다. 이 중 공공 부문이 73.5%, 민간은 103.2% 상승했다고 밝혔다. 장기주택공급 관점에서 역시 향후 수주 전망까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올해 4월 주택인허가 및 분양승인실적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증가했다. 그러나 주택착공실적은 오히려 4.3%감소했다. 그렇다면 그 후 3개월이 지난 지금 실제 현장들은 어떨까?
4월 주택 착공 증가세 둔화는 주요 건축자재 공급부족현상으로 인한 것이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초 톤당 70만원 수준이었던 철근 가격이 지난 5월 톤당 135만원을 기록했다. 국내 철근 가격이 100만원을 넘어선 것은 2008년 철근대란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로 인해 중소 건설현장 중심으로 일시적 공사현장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필자는 지난주 현재 개발하고 있는 15세대 전원마을 현장에 모델하우스를 짓기 위한 정화조 설치를 진행했다. 10년 가까이 거래해 온 업체였기에 철근 수급도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따로 사전 견적서를 요청하지도 않고 바로 설치했다. 그런데 공사를 마친 뒤 결제 요청이 왔을 때의 청구비용은 기존 거래하던 금액에 비해 무려 45% 상승된 금액이었다. 철근 값이 올랐다는 부분은 시작 전부터 인지하고 있었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사업에 들어갔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한 작은 공사에서조차 무려 50% 가까이 상승된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이번 주에 중개 거래에 있어서 약 한 달 반전부터 전원주택을 찾는 고객의 고민을 들어주게 됐다. 그 분의 고민이 현 시점의 이 시장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듯 했다. “큰 마음 먹고 전원주택 생활을 시작하려고 한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전원주택 수요가 많아져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몇 군데 돌아보니 최근 들어 다시 안 파신다고 하는 분들도 많아지고 정말 가격이 많이 오른 것처럼 느껴진다. 혹시나 너무 높은 가격에 사면 나중에 되팔기 힘들까 걱정되기도 한다. 그래서 차라리 토지를 사서 직접 지어볼까도 고민했는데 여기서는 최근 철근 값이나 자재 값이 오르고 있다고 해서 걱정이다. 자재 값 상승보다도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 날짜가 정해져 있는데 입주 예정 날짜에 집이 완공이 안 될까 하는 것이 더 걱정이다. 섣불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겠다.”
손님의 조사와 정보력 그리고 통찰력에도 놀랐지만 실제로 현장에서 바로 벌어지고 있는 내용에 필자 역시 생각에 잠기게 됐다. 본인이 정말 만족한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인가, 경제적인 걱정은 없는가에 대해 조금만 파고 들어가보면 그대로 표면으로 드러날 수 있는 내용들이기 때문이다. 이는 철근 콘크리트 주택 뿐만 아니라 대체 시장인 목조주택 시장에 있어서도 같은 내용이 보인다. 거래에 있어 호재와 혼란을 동시에 겪고 있는 상황이다.
대형 건설사들은 이런 자재 값 상승요인이나 수급에 있어서 현재 영향이 비교적 미미하다고 한다. 그러나 미래에 나비효과로 더 심각한 상황이 오기 전에 서둘러 대안을 찾을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