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출처: 풋볼뉴스(Football News) 원문보기 글쓴이: 블루문
2024 지도자 컨퍼런스 주요 화두는 한국축구 기술철학(Made In Korea, MIK)의 적용이었다. 연령별 대표팀이 소집 훈련과 대회 참가 등을 통해 MIK의 방향성을 보여준 것은 좋은 사례였다. 소기의 성과를 낸 경우는 물론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남긴 무대에서도 교훈을 얻었다. 지도 현장에서의 접근법과 소속팀 복귀 후 공존 체계에 대한 시사점을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세션별 발표자로 나선 전임지도자들의 제언 역시 현장 지도자들의 고민과 맞닿아 있어 주목할 만한 내용이 많았다.
1. U-13 대표팀 골든에이지 및 한일교류전
U-13 골든에이지와 한일교류전을 이끈 김태엽 전임지도자
발표 김태엽(KFA 전임지도자)
팀 콘셉트
*골든에이지: 8v8->11v11 시스템 전환에 따른 적응력(포지션별/지역별/상황별)
*골든에이지: 3명의 공격수를 활용한 카운터 어택(1차전), 측면 활용 기회 창출(2차전)
U-13 연령에서 선수들은 큰 변화를 겪는다. 경기 시스템이 8대8에서 11대11로 전환하는 상황을 맞는다. 자연스럽게 지도자가 선수들에게 요구하는 사항도 많아진다. 골든에이지에서는 세 가지 범주로 설명했다. 포지션별, 지역별, 상황별로 공간에 대한 인식이다.
8개월여 진행한 골든에이지에서는 경기장 내 공간, 나의 움직임과 위치, 동료와 상대, 마지막으로 볼의 이동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13세 시기 선수는 경기 의도성이나 판단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코칭스태프의 구체적인 주문을 통해 인식 전환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행동 속도에 대한 개념도 선수들과 공유했다. 행동 속도는 신체 능력과 인지 능력으로 구성된다. 신체 능력은 기술을 실행하는 데 기초가 된다. 스피드와 파워, 지구력 외에 이동성을 통해 보완할 수 있다. 인지 능력은 지각, 예측, 반응 속도, 의사결정 속도 등을 뜻한다. 이런 요소가 상호 작용해 기술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골든에이지에서 인식 전환의 기초를 다뤘다면, 한일교류전에서는 승리라는 목표를 위해 팀으로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한 훈련에서 네 가지 경기 국면(공격, 수비, 수비 전환, 공격 전환)과 세트피스시 운영 원칙을 세웠다. 선수 선발시 앞서 언급한 일대일 능력과 예측 반응, 결정 능력 등을 주요 기준으로 삼았다.
일본과 교류전은 2차례로 진행됐다. 경기 콘셉트는 ‘3명의 공격수를 활용한 카운터 어택’(1차전)과 ‘측면 활용 기회 창출’(2차전)이었다. 각각 득점을 목적으로 깊은 공간을 공략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었다. 13세지만 성인이 되었을 때 성과나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이런 목적성이 필요하다고 봤다.
경기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1차전에서 1-3 패, 2차전에서 1-6 패를 기록했다. 두 차례 경기를 통해 양국 선수들의 차이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선 일본은 U-13 연령에서도 개인 기술과 개인 전술을 수준 높게 구사하는 선수들이 보였다. 미드필드 측면에서 4대4인 상황, 좁은 공간과 상대 압박이라는 동일한 조건에서 다양한 드리블과 유연한 볼 터치, 능숙한 조합 플레이로 연결하는 움직임이 나왔다. 대체로 도전적인 드리블 성향을 보였고 볼 없을 때의 움직임도 좋았다. 드리블이나 볼 컨트롤같은 기본 기술이 좋으면 한 명의 개인이 최종 공격수와 윙포워드의 상황까지 바꿔 놓을 수 있다. 창의성을 통한 해결 능력을 확인했다.
같은 시선에서 우리 선수들에게 보완할 점을 찾았다. 첫째, 좁은 공간에서의 기술적인 움직임과 일대일 공격에서 실행 속도다. 측면 공략시 65미터 드리블 후 첫 터치가 길어지면서 골키퍼에게 볼을 안기는 장면이 있었다. 일대일에서 공격으로 전환할 때도 신체적 속도뿐만 아니라 견고하고 안정감 있는 신체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둘째, 일대일 수비 인식이다. 수비에서 볼 압박, 공간 압박, 사람 압박이라는 개념은 항상 같이 간다. 그러나 일대일에서 놓치거나 일대일로 등진 상황에서 사람은 압박했으나 공간에 대한 압박이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발전적인 점도 있었다. 상황을 변화시키려고 할 때,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 필요하다. 패스 확률을 높이려면 위치 선정이 좋아야 한다. 좋은 위치를 선정하고 마지막 패스에 방향성을 가져야 우리가 볼을 잃을 확률이 낮아진다. 이런 주문 사항이 효과적으로 적용된 장면이 나왔다. 창의성을 통한 해결 능력에도 점수를 줄만하다.
1차전 선제골을 넣었던 장면은 준비한 전략이 맞아떨어진 결과였다. 세 명 공격수 중 중앙 공격수가 좌측 윙포워드에 접근하면 2대2 상황이 되고 중앙이 열릴 것으로 기대했는데, 정확히 그런 상황에서 득점에 성공했다. 또 득점으로 완성하지는 못했어도 중앙 3대3 상황에서 좋은 패스와 침투 움직임으로 풀어가는 조합 플레이나 수비 지역에서 시작된 빌드업이 미드필드를 거쳐 상대 진영까지 도전적인 움직임으로 이어지는 장면도 나왔다. 상대 골키퍼의 선방이 두 차례나 있었지만 득점하고자 도전하는 선수들의 의지가 보였다.
교류전을 마무리하고 일본 지도자들과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 유럽에서 뛰는 일본 선수들이 전 포지션에 걸쳐 있다는 사실을 부러워하자 그들은 ‘한국에는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등 너희만의 색깔과 문화를 가진 선수들이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결국 유소년을 지도하는 데에 기술철학에 대한 확신이 중요하다. 지도자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적용한다면 궁극적으로 우리가 원하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2. U-14 골든에이지 및 한일/한중교류전
U-14 한일교류전 경기 장면
발표 고현복(KFA 전임지도자)
팀 콘셉트
* 트랜지션 상황에서 반응하기
* 프레싱 강도 인지하기
* 수비 조직력 유지하기
14세라는 연령은 축구를 배우는 과정에서 기술적인 발전이 가장 눈에 띄게 이뤄지는 시기다. 신체적으로도 급격한 변화가 일어난다. 3월 골든에이지 소집에서 만난 아이들을 10월 한일교류전에서 다시 봤을 때는 체격과 함께 기술적으로도 성장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U-14 대표팀은 3월부터 6월까지 골든에이지(1차~5차)로 시작해 한중교류전(7월), 골든에이지(6, 7차), 한일교류전(10월) 일정을 기준으로 운영했다.
전체적으로 훈련 과정에서 가장 강조했던 콘셉트는 프레싱 강도에 관한 것이었다. 프레싱이 약한 선수에게는 질책하기보다 왜 더 나가지 않았는지 물었다. 공격이든 수비든, 전환 상황에서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다만 골든에이지에서는 소집 기간이 충분하지 않으므로 스몰사이드 게임 등을 통한 변화를 주기 쉽지 않았다. 중간 혹은 높은 위치에서 볼을 받을 때, 선수들이 볼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한 가이드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교류전을 준비하면서는 수비 조직력을 다지는 데 집중했다. 공격에서는 재능이 많은 선수들이어서 큰 틀에서 전략을 공유하는 정도로도 괜찮았지만, 수비에서는 시간과 훈련이 필요했다. 이기기 위해 수비적으로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수비에서 주 전략은 ‘하이프레싱’이었다. 높은 위치에서 압박을 시도하되 상대가 압박을 잘 풀어서 안정화할 경우 미들 블럭으로 내려 서서 기다린 후 측면으로 패스를 유도해 다시 강한 압박으로 볼을 탈취해 앞으로 나아가는 움직임을 공유했다. 중국전과 일본전 모두 압박 지점은 같았다.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할 때도 5초 내 즉각적인 카운터 프레싱을 원칙으로 삼았다. 골대를 중심으로 하는 수비 대형 밸런스를 구축하고, 압박 타이밍의 커버 위치 등 전환 상황에 대한 인식과 반응을 강조했다.
공격에서는 측면 윙포워드를 활용한 전개가 주요 전략이었다. 윙포워드들이 안으로 좁혀 들어와 상대 뒷공간을 공략하고, 양사이드 풀백이 측면 공간으로 포지셔닝하거나 공격형 미드필더들이 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식으로 미드필드에서 수적 우위를 점하는 유기적 움직임을 유도했다.
중국과의 교류전에서는 2-0으로 승리했다. 일본과 두 차례 교류전에서는 1승1패(4-2 승, 2-3 패)를 기록했다. 중국전과 비교해 일본전에서 측면 플레이가 눈에 띌 만큼 좋아졌다. 윙포워드 자원들의 돌파 능력과 크로스, 안으로 들어와 슈팅으로 마무리하는 능력이 굉장히 좋았다. 속도와 기술로 상대 측면을 흔들었다. 교류전에서 뛰었던 윙포워드 한 명이 15세 팀으로 콜업되어 훈련에 합류했는데, 내부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윙포워드 자원은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신체적으로 또 기술적으로 뛰어난 모습을 보이며 많은 기회를 만들었다. 현장 지도자들이 좋은 선수를 발굴해 경쟁력을 키워준 덕분이다. 전임 코칭스태프도 대표팀에서 선수들이 가진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전술적으로 준비해 경기 내 유연하게 대처하겠다.
교류전을 통해 느낀 점은 U-14 연령대 선수들이 새로운 것을 배우고 수용하는 속도가 빠르다는 사실이다. 그 과정에서 고유의 장점을 잃어버릴 가능성도 존재한다. 현장 지도자들이 적극적이고 정확한 내용의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도 좋지만 ‘피드 포워드’를 통해 선수 스스로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지지해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느꼈다. 현장 지도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지점도 있다. 윙포워드에는 좋은 자원이 많은 반면 스트라이커와 센터백 자리에서는 상대 국가와 특별한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현장에서 인재 발굴 및 육성이 이뤄질 수 있도록 좀 더 관심을 기울여 주시면 좋겠다. 측면 수비의 경우 전문적으로 수비를 보면서 공격에 가담하거나 크로스 능력이 좋은 선수를 많이 발굴해야 한다.
이 시기 선수들은 신체적으로 또 기술적으로 성장이 매우 빠르다. 지도자들이 성장 과정을 주의 깊게 관찰하며 선수 데이터와 평가를 서로 공유할 필요가 있다. 협회나 전임지도자들이 선수들을 소집해 가르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짧은 시간 동안 많은 변화를 주기 어렵다. 현장의 지도자들이 MIK 철학으로 접근해 훈련을 진행하면, 소속팀에서부터 대표팀에 이르기까지 훨씬 능동적이고 자연스러운 발전이 이뤄질 수 있을 거로 기대한다.
3. 2024 FIFA U-17 여자월드컵 리뷰
2024 U-17 여자월드컵 대표팀을 이끌었던 김은정 전임지도자
발표 김은정(U-17 여자월드컵 대표팀 감독)
팀 콘셉트
*죽음의 조(B조)에서 살아남기
*주도하는 경기, 능동적인 플레이 스타일
*상황 인식, 빠른 판단, 실행 속도 UP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멘탈리티, 이기고자 하는 정신
지난 10월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열린 2024 FIFA U-17 여자월드컵에 참가했다. 한국이 속한 B조는 이른바 ‘죽음의 조’였다. 2022년 대회 우승팀 스페인, 준우승팀 콜롬비아, 그리고 여자축구 강호 미국이 포함됐다. 호기롭게 도전했지만 1무 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콜롬비아와 1-1로 비기고 스페인과 미국에 연달아 0-5로 패했다. 결과는 아쉽지만 실패를 통해서도 성장한다. 대회를 돌아보며 지도자로서 경험한 고통과 성장에 관해 공유하려 한다.
여자축구는 저변이 약하다. 대표 선수를 선발하는 것에서부터 고민이 시작된다. 엘리트 축구를 하는 여자 선수가 고등학교 한 학년에 100명에서 120명 수준이다. 포지션마다 최고의 선수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좋은 평가를 받는 선수를 선발한 뒤 훈련을 통해 팀과 함께 발전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그마저 쉽지 않았다. 최종 소집 훈련에서 다섯 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면서 월드컵 준비에 어려움을 겪었다.
훈련 과정에서 가장 강조했던 것은 속도다. 상황 인식부터 볼과 움직임에 대해 판단하고 실행에 이르기까지 속도를 향상시키고자 했다. 기술과 지능에서 뛰어난 선수들이 많다고 생각하지만, 세계 무대에서는 파워나 스피드 등 피지컬에 밀려 원하는 축구를 구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볼을 잃어버리는 것이 현실이라면, 적어도 볼을 가진 선수들이 고립되지 않도록 주변 선수들이 빠르게 협력해야 한다. 수적 우위 상황을 만들거나 삼자 패스를 통해 전진하는 플레이를 입히려 노력했다. 아시안컵이나 훈련 과정에서는 이같은 패턴 플레이로 효과를 보았는데, 정작 월드컵에서는 잘 이뤄지지 않아 아쉬웠다.
본선 첫 경기 콜롬비아전 콘셉트 역시 간결한 볼터치와 빠른 삼자 패스 통한 전진 플레이였다. 상대 강한 프레싱에는 빠른 전환 패스로 대응했다. 그러나 파이널 서드에서 움직임이 좋지 않았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상대도 파이널 서드에서 고립되는 형태가 자주 나왔다. 월드컵 이후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느낀 점이기도 한데, 준비 훈련 과정에서 소홀했던 부분이 본선에서 약점으로 드러났다. 파이널 서드에서 득점으로 마무리할 수 있는 움직임과 로우 블록에서 크로싱 대처, 박스 안쪽의 커버 플레이에 대해 명확하게 인지시키지 못했다. 이런 이유로 득점하지 못하거나 실점이 발생했다.
2차전에서 상대한 스페인은 선발 멤버와 교체 멤버 모두 밀집지역에서 탈압박하는 기술이 매우 뛰어났다. 한국은 4-2-3-1 포메이션으로 시작해 미들 블록에서 수비를 강화하고 볼을 뺏으면 전방 케이시를 활용하는 카운터 전략으로 나섰다. 수비시에는4-4-2로 콤팩트한 대형을 유지하면서 상대의 측면 플레이에 대비했다. 이렇게 준비한 전술은 파워에서 밀리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상대가 붙을 때 우리 선수들이 도전하지 못하고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 스페인이 측면 플레이에 강점이 있는 팀이라는 걸 알고 대비했음에도 일대일 수비에서 쉽게 무너졌다. 상대에게 공간을 허용할 때 수비수들의 바디 포지셔닝이나 볼 크리어링도 좋지 않았다. 반면 스페인은 우리 선수들을 끌어내 공간을 만들고 공략하면서 좋은 패턴을 유지했다. 결국 대량 실점을 허용했다. 지도자로서 포지셔닝이나 일대일 체킹에 관한 사항을 깊이있게 전달하지 못한 것에 책임감을 느꼈다.
미국과의 3차전을 준비하면서 부담감이 커졌다. 조별리그를 통과하려면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상대였다. 한국은 5-4-1 포메이션으로 수비를 강화했다. 본선에서 경기마다 다른 포메이션으로 나섰는데, 선수들에게 다양성에 관한 주문을 효과적으로 전달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다. 선수들이 코칭스태프의 주문을 이행하는 데 어려움을 보였다. 지도자로서 정확성과 다양성을 두고 선택하는 지점에서 딜레마가 있다. 경험상 유소년 단계에서는 정확성보다 다양성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다양한 상황을 경험할수록 그에 대처하는 유연성이 생긴다고 본다.
경기 중에 기대했던 수적 우위 상황도 나왔다. 하지만 패스 선택이 좋지 않아 다음 기회로 연계하지 못했다. 좁은 공간에서 연결하는 삼자 패스도 매끄럽지 않았다. 득점을 이루지 못하는 사이 실점이 반복됐다. 돌이켜보면 1차전부터 3차전에 이르기까지 같은 패턴의 실점이 많았다. 센터백이 측면으로 끌려 나올 때 누군가가 공간을 메워줘야 하는데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 좁은 공간에서 실점도 반복됐다.
총평하면 경기 중에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템포를 따라가는 데 쉽지 않았다. 패스미스가 잦다 보니 실점이 발생하고, 실점 후 끌려가다 보니 우리가 준비하고 원하는 대로 축구를 하지 못했다. 여자축구가 겪는 어려움은 ‘경험해보지 못한’ 것에 대한 부적응인 것 같다. 볼에 대한 반응이나 속도, 피지컬, 경기 템포 등에서 우리 선수들이 경험해보지 못한 수준의 상대를 마주하면서 당황하는 것이다. 우리 선수들은 국내 학제에서 고등학생으로 학원 축구에 나서지만, 유럽 선수들은 이미 프로 혹은 프로에 준하는 무대에서 뛴다. 현실적으로 이 간극을 메울 수 있는 무대나 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음 U-17 여자월드컵(2025)을 준비하는 코칭스태프는 이 차이를 인식하고 경기 템포에 대한 적응력을 고민해 보시길 권한다.
4. 2025 AFC U-17 아시안컵 예선 리뷰
2025년부터 매년 U-17 월드컵이 열린다. 고1 선수들의 체력과 경기력 향상이 과제로 남았다.
발표 백기태(U-16 대표팀 감독)
팀 콘셉트
*스위칭 플레이: 빠른 사이드 체인지로 공격 기회 창출
*리턴 패스 이후 전진
*수적 우위 플레이: 2대1 & 서드맨 플레이 활용
*5초룰: 뺏고 뺏기는 시점에 1차적 카운터
*프레싱 & 카운터 어택
*언어적 & 비언어적 의사 소통
*위닝 멘탈리티 & 헌신
지난 10월 중국에서 열린 U-17 아시안컵 예선에 참가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C조에서 부탄, 몰디브, 바레인, 중국과 한 조에 속했는데, 4경기에서 3승1무의 전적으로 조 1위를 차지하며 내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U-17 아시안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간략하게 대회를 돌아보고 느낀 점을 공유하려 한다.
예선에서 한국은 이틀 간격으로 4경기를 치렀다. 경기 후 다음 경기를 위한 전술-전략 훈련보다는 선수들의 휴식과 회복에 집중했다. 아직은 어린 연령대 선수들이다 보니 매 경기 다른 콘셉트나 플랜을 준비하기보다 전술 변화에 대한 이해도나 실행 가능성을 고려해 팀 기본 전술과 전략에 중점을 뒀다. 또 미팅 시간을 활용해 상대를 분석하는 한편 경기 영상을 통해 대처법과 공략점을 공유했다.
부탄(5-0 승), 몰디브(13-0 승), 바레인(2-0)을 상대로는 무난히 승리했다. 설정한 게임 플랜대로 경기를 진행했다. 선수들은 능동적이고 주도적으로 움직이며 경기를 지배했다. 특히 공격 지역에서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플레이가 좋았다. 아쉬운 점이라면 파이널 서드 지역에서 마무리하는 기술의 필요성이었다. 골 결정력, 측면 콤비네이션 플레이, 크로스 등 결정적인 순간에서의 움직임을 좀 더 세밀하게 다듬어야 한다.
C조 최종전이었던 중국전에서는 예상과 달리 고전했다. 중국의 피지컬과 스피드, 좋지 않은 환경(잔디 상태)을 고려해 공-수에서 안정적인 게임 플랜을 설정했다. 뒷공간을 노리는 전략이었다. 예상과 달리 강한 중국의 압박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한국에 어려운 흐름이 됐다. 전반 이후 게임 플랜을 수정했고, 후반에는 정상적인 경기 운영을 보였다.
경기를 통해 유소년 단계에서 달라진 중국의 현실을 확인했다. 과거와 달리 강한 피지컬과 체력을 바탕으로 조직적인 수비와 전환 플레이를 구사했다. 전방 압박은 물론 빠른 수비 전환, 롱킥을 활용한 세컨드 볼 싸움, 세트피스 플레이 등에 ‘준비된’ 움직임을 보였다. 일대일 상황에서도 공격적인 프레싱, 빠른 스피드를 활용한 역습을 시도했다. 이중국적 선수를 다수 확인했는데, 좀 더 정확한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예선 전적 무패라는 성과를 냈지만, 내년 본선을 대비한 과제도 확인했다. 우선 주요 포지션에 인적 보완이 필요하다. 그 포지션과 주요 능력을 공유하면 다음과 같다. 센터포워드(정통 스트라이커, 골 결정력, 볼 키핑), 윙포워드(적극적인 측면 윙어, 스피드, 돌파 & 크로스), 중앙 미드필더(팀 주도 MF, 템포 조절 & 넓은 시야, 수비력-위치선정), 센터백(영리한 수비수, 헤더, 일대일 수비, 리더십)이다. 윙포워드의 경우 선수 관찰 차원에서 현장에 나가 보면 왼발잡이가 오른쪽에 서고 오른발잡이가 왼쪽에 서는 경우가 많았다. 직선적인 플레이에서 특징을 보이는 선수를 발견하기 어려웠다. 빠르고 정확한 크로스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 이 연령대에서는 주발과 위치가 일치하는, 직선적인 플레이에 대한 지도가 필요한 것으로 본다.
다음으로 수비에 대한 인식이다. 일대일 혹은 이대일 수비 상황에서 따라가는 수비는 하는데 돌파를 저지하기 위한 끈질긴 움직임은 부족했다. 형식적인 수비를 하다 보니 쉽게 뚫린다고 느꼈다.
마지막으로 능동적인 플레이가 미흡했다. 상대를 따돌리거나 공간을 활용하고 포지션을 체인지하는 등의 움직임이 아쉬웠다. 파이널 서드에서 공간이 열렸을 때 전진 플레이를 주도하거나 라인 브레이킹을 시도하는 적극성이 미흡했다. 언급한 보완 사항은 체력 문제와도 연관된다. 이 연령대 선수들은 국내 학제에서 고등학교 1학년에 해당한다. 경기 출전 경험이 적은 학년이다. 체력과 경기력이 미완의 상태일 수밖에 없다.
내년부터 U-17 월드컵이 매년 열린다. 바뀐 제도에 맞춰 고1 선수들의 체력과 경기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우선 다가오는 아시안컵 본선을 잘 치르고 월드컵에도 참가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
* 이 글은 KFA 기술리포트&매거진 ONSIDE 12월호 ‘ISSUE 1’ 코너에 실린 기사입니다.
글=배진경
사진=대한축구협회
|
|
출처: 풋볼뉴스(Football News) 원문보기 글쓴이: 블루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