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암이 일어나는 명확한 이유는 아직까지 자세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먼저 유전적 요인이 작용할 수 있다. 안젤리나 졸리 사례처럼 BRCA 유전자 변이가 있으면 젊은 나이에도 난소암이 발병할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유전적 원인 외에도 배란 횟수가 많을수록 난소암에 걸릴 위험이 높다. 임신을 하게 되면 배란을 하지 않기 때문에 난소암 발생이 줄어드는데, 출산 횟수가 한 번이면 출산을 전혀 하지 않은 여성에 비해 10%가량 위험이 감소하고 세 번 출산을 하게 된다면 난소암 위험도가 무려 50% 감소한다. 출산 후 수유를 하거나, 먹는 피임약을 복용하는 경우에도 배란이 억제되기 때문에 난소암의 위험이 감소하게 된다.
이처럼 아직까지 발병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난소암'에 대해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김기동 교수와 함께 알아봤다.
◇ 뚜렷한 증상이 없어…'침묵의 암'이라는 난소암
난소암이란 여성 생식과 호르몬 분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난소'에서 발생하는 암을 말한다. 주로 50~70세 사이에 제일 많이 발생하며, 매년 약 3000명의 신규 환자가 나오고 있다.
난소암은 암이 발생하는 조직에 따라 크게 상피성 난소암, 생식세포암, 그리고 성삭기질암으로 구분되며 90% 이상은 난소 표면의 상피세포에서 발생하는 상피성 난소암이다.
국가암등록사업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도 기준 여성 암환자는 총 11만 5080명이었으며 그중 난소암 발생은 2898명이었다. 연령대별로는 50대, 40대, 60대 순이다.
난소암의 5년 생존율은 62%로 주요 암의 평균 생존율에 근접했지만 진행된 병기의 경우 5년 생존율은 44%에 불과하다. 난소암은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하면 완치율이 80~9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병이 상당히 진행된 다음에야 병원을 찾고 3기 이상 진행된 상태에서 질환을 발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높은 사망률을 보이게 된다.
◇ 난소암의 주요 증상 및 진단 방법은?
난소암에 걸리면 배가 부르거나, 소화가 잘 안 되고 또 소변이 시원하지 않은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난소암 증상이 비특이적이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되지 않고 암이 진행된 후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비특이적 증상이라도 지속적으로 느껴진다면 반드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난소암은 진행 정도에 따라 1~4기로 나뉜다. 1기는 암세포가 난소에만 자라난 경우, 2기는 골반 내까지 번진 경우, 3기는 복강이나 림프절에 전이가 있는 경우이다. 4기는 복강 내를 벗어나 간이나 뇌, 폐 등에 전이된 상태를 말한다. 1기에 발견하면 치료 효과가 좋고 재발률도 낮지만 3기 이후에 발견하면 예후가 좋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된 의견이다.
초음파 검사와 혈액검사를 통해 난소에서 발견되는 혹을 가지고 난소암의 여부를 판단한다. 추가로 컴퓨터 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검사(MRI)를 시행한다. 이런 검사들은 확진 검사는 아니어서 수술을 통해 종양을 제거한 다음에 조직검사를 시행해야만 확진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직까지는 난소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초음파와 혈액검사를 자주 시행하여 난소암을 조기에 발견하려는 연구가 여러 차례 수행되었지만, 아직까지 평균적인 위험도를 가진 여성에서 난소암 검진이 효과가 있다는 결과는 없다.
◇ 난소암 치료 방법…종양 제거 후 항암제 투여
난소암의 기본적인 치료방법은 수술로 가능한 모든 종양을 제거한 후, 항암제를 투여하는 것이다. 수술 후 암 세포가 퍼진 정도와 조직검사의 결과를 통해 치료방침을 결정하게 된다. 암 세포가 퍼진 정도가 심하면 수술 전 항암치료를 먼저 시행하는 경우도 있으며 항암치료로 암세포의 퍼진 정도를 줄인 후 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수술은 보통 자궁과 양쪽 난소, 지방 조직인 대망, 커진 림프절을 제거한다. 그 외 대장, 소장, 비장, 간, 횡격막 등에 전이성 종양이 발견되면 가능한 그 부분까지 모두 절제한다. 이렇게 절제술을 시행하여 남아있는 종양이 작으면 작을수록 좋은 치료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수술 후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암세포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런 암세포를 제거하기 위해 항암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항암치료에 더해 추가적으로 유지요법을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항암치료와 함께 혈관생성억제제를 투여하면 재발을 감소시킬 수 있다. 최근에는 유전자 변이가 있는 난소암 환자에게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표적 치료제를 사용해 재발 위험을 70%까지 낮췄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최서영 기자 sy15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