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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나의 아르카디아를 찾아... 원문보기 글쓴이: 아우라
시인 새벽 안택상
되돌아보니 고운 삶(1)
울 엄니 나, 낳으시며 얼마나 아팠을까
절대 아프고 싶지 않은 나 부산 범일동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아버님께선 목수 일을 하셨고 울 엄니 다방을 경영하셨다 큰 공사를 하시는 아버님 주위에는 항상 사람들로 가득했고 문전성시인 우리 집에선 행복만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한순간, 울 엄니 다방에서 요정으로 사업전환 하시면서 쪽문으로 겹겹이 둘러싸인 그 집으로 인해 우린 무너지듯 망해갔다
아버님 반신불수 중풍 얻으시고 엄니 죽음으로 세상을 바꾸려 했다
하지만 엄니 아직 살아 계시고 그 시절 부귀영화 지금도 찬연한 노래처럼 회자하신다
초등학교 졸업하고 삼류극장에서 껌팔이, 구두닦이, 식당에서 허드렛일 등등 배워야 산다는 그 희망으로 고등공민학교(비정규학교) 다니면서 고입 검정고시로 학업 시작
부산공고 야간에 장학생으로 입학 학교 이발소 머리 씻킴이로 아르바이트하면서 참으로 열심히 살아왔던 고등학교시절
극히 우발적인 사고로 선생님께 엉겨 붙고 자퇴 다시 고졸 검정고시
부산대학교 상대 불합격 상심할 겨를 없이 내 삶에 불 지펴 이듬해 산업대학교(경성대학교) 전체 차석으로 입학하여 화려하게 대학 생활 시작하며
죽음 같은 군부독재 타파하려 풀잎이슬 외치며 줄창나게 들락거린 남부경찰서
그 학교 마지막 기회 차버리고 다시 공부하여 동아대학교 관광경영학과 차석 입학
군대에서 운동권이라 엄청 힘들고 악다구니 치다 얻어맞고 줄창 야전병원 생활
맞은 만큼 때리자고 엄청 뚜드리다 보니 독한 양반이라 그 흔한 방패 하나 받지 못하고 전역 회식도 못받고 제대하나 했드니 그래도 눈 맑은 졸다구 하나 눈물 흘리두만
사시, 행시, 공인회계사 삼시 공부로 열심히 이었던 나 일차는 쉽게 통과하는데 그놈의 이차 논술이 원수로고 야간대학 다니며 할 수 있다는 말에 시작한 어쭙잖은 우체국공무원 생활
경남 진주하고도 일반성면 장의사 집 자취로 시작한 생활 전신전화 같이 취급하여 숙직하는 날이면 이층에 전신요원 아가씨들 가득하고 인물 좋은(?) 나는 그들의 좋은 술 상대
예쁘고 귀여운 그 님 내 마음 가지려 집까지 쳐들어오고 너무 어린 나, 풀물들은 청춘 아까워 도망만 다니고
그 님 눈물 한으로 가슴에 품고 복학한답시고 부산으로 줄행랑
복학으로 시작한 술 마시는 대학생활과 직장생활 화려하고 찬란했던 나의 청춘
오월의 그 화려함으로 사랑을 찬미하고, 노래하구 내 인생에 그런 기회 또 어찌 있을쏘냐
동생 먼저 결혼하여 제수씨 엄니 인사 때면 숨을 때 없는 나는 팔남매 막내 딸 떠나보낸 그 사람 부친 위암 수술로 죽음 임박하여
중매 후 몇일만에 서둘러 시작한 결혼 생활 결혼 사실 모르는 극성팬들 거짓말이라고, 거짓말이라고......
엄청 부자인 그 님의 상황 가난한 날 이해 못하고 단지 머리 좋고 고시공부 한다는 이유로 팔려온 나, 코뚜레 낀 망아지 되어 처가살이 수개월
죽음 같은 질곡에서 벗어나자고 더러워 못살겠다고 더러워서 못살겠다고 뛰쳐나온 자존심
이혼하자, 이혼하자고, 그렇게 시작한 11년의 결혼생활
그랜저, 소나타 고급승용차에 낀 내 슬픈 아토스 화려한 동서들 속 작아만 가는 나의 구겨진 자존심
가난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그 사람 지켜주지 못하는 나의 가난함이 안타깝기만 하구
고흥반도 한자락 팔영산에 올라 새벽 넘는 그 구름 정상을 넘을 때
나, 작은 조각배 되어 이제는 떠나리라 모든 것 포기하라는 그 님의 요구 아들 하나 달랑 데리고 새롭게 시작한 삶
노후 보장된 안정 공무원 생활 접고 새로이 시작한 인터넷 전자상거래 경험부족으로 쫄딱 망하고 아들 안고 시작한 노숙 생활 안씨런 친구 저도 고통인데, 딸내미 저금통 털어 돌아가라 돌아가, 돌아온 고향
그곳에 엄니 내 사랑하는 님들이 있었다 죽지 않은 것만이라도 다행이라 여기는 그 님들
운동 좋아하는 난 경호훈련 받고 사설 경호원 생활하다 체력 딸려 보안회사 책임자로 있다보니 밤 달려 새벽으로 잡초인생 뿌리 내려
이제는 떨치고 안정하려 고운 님 찾는데 찾는 님 보이지 않아 밤만 깊어 가고
술 익는 그 밤 오면 떠나고 싶다 삶이 다 그런 것이라며......
허허허
진열장 안에는 아트팜에서 생산한 전통주가 가득하다^^
되돌아보니 고운 삶(2)
먼 길 참으로 힘들게 돌아왔다
햇살 곱게 내리는 아침 눈 떠보니 한순간의 불사위 꿈이었다 악몽 같은......
밀어내기에 급급하다보니 내가 원하지 않았던 시간들이 생각 없이 지나갔다
그런데, 그런 시간 속에서 죽도록, 죽이고 싶도록 미웠던 그 사람을 용서할 수 있었고 아니, 사랑해주고 걱정해줄 수 있게 되었다
우매하고 어리석음으로 아기새에게 깊은 상처만 주었지만 착하고 밝게 건강한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것만으로 그저 감사하고 사랑할 뿐이다
고운 사람을 만났다 참으로 착하고 섬세한 사람 사랑하여 죽어도 나만 섬기겠다는 아름다운 사람
자신을 희생하며 이슬눈물 거두어 주신 사람 찢기고 핥겨 피멍든 버려진 삶, 온전히 거두어 세워준 사랑의 여인
그로 인하여 새 삶을 열었다
많은 것을 원하지 않고 주어진 현실에서 최선을 다하자는 소박한 마음 나는 그사람을 "사랑의 정의"라 공언한다
이제 글쟁이로 날개를 달았다 조명 받는 시인보다 기억되는 글쟁이로 남으려는 처절한 나와의 싸움 반드시 승리하리라 다짐하며 아침햇살 곱게 내리는 창문을 연다
파란 하늘 톡, 터질 것 같다
사랑이 내리는 희망찬 아침이다
-새벽으로 가는 길목(새벽 안택상)에서-
시인 새벽 안택상과 나,
나와 시인 새벽 안택상, 그와 나의 만남은 긴 하루도 아니고 딱 반나절이었다. 그것도 지금으로부터 5년 전 케케묵은 옛적 이야기이다. 내 삶에서 인연치고는 꽤 별난 인연이 아닌가 싶다. 얘긴 즉 슨 어느 날 용인 내 작업실로 전화 한 통화가 왔다. 세상에서 가장 바쁜 여류화가 윤혜숙으로부터 말이다. 그녀는 내 친구를 통해 알게 된 같은 길을 걷는 화가시인이다. 제법 오지랖이 있기 하지만 다방면으로 부지런한 작가이기도 하다. 어쨌거나 그녀는 내게 대뜸 어느 시인 한 사람을 대동하고 용인 묵리골, 내 작업실 '아트팜'으로 금방이라도 쳐들어오겠다고 했다. 묻노라니, 자기가 속한 문학동우회의 시낭송회 장소를 물색 중이라 했다. 그리고 다음날 바로 어느 젊은 시인과 동행, 아트팜으로 침공(?)했다. 그렇게 해서 나와 새벽 안택상과의 처음이자 마지막(?) 대면이 이루어졌다. 내 뇌리에서 오랫동안 지울 수 없는 기억 하나가 생성된 것이다. 그날 그 시인 새벽 안택상은 내 작업실 진열장 안을 슬며시 훔쳐보더니만 그는 금새 주(酒)나라에라도 온 듯 맑은 영혼을 소유한 별처럼 밝아졌다. 그리고 연방 쏟아냈다. 술에 대한 예찬, 술술 그리고 술타령…. 여기서 이태백의 월하독작 술 얘길 안 꺼내면 이 글맛도 없겠지요. "하늘이 술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하늘은 주성이 없을 터, 땅이 술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땅에는 주천이 없을 터, 하늘과 땅이 술을 좋아하니 술을 좋아해도 하늘이 부끄럽지 않도다." 새벽 안택상, 그 또한 이태백처럼 술이 없으면 시를 못 쓴다나? 그는 아트팜 이곳저곳을 관조하듯이 살펴본 뒤, 나를 풍선비행기로 마구 태워줬다. 난 그의 감언이설에 풍덩 빠지고, 피할 길 없는 나는 결국, 깡술로 화답했다. 그 대낮 반나절은 아트팜에 있던 술 죄다 그에게 바쳤다. 그를 끝내 홍콩으로 보내진 못했다. 역시 주당협회 회장다웠다. 그 주당은 날이 서서히 어두워지니 쪽지 하나 달랑 건네주고 그냥 횡~하니 돌아갔다. 그 쪽지엔 다음 카페 ‘동해로 가는 동행’이란 주소가 적혀 있었다. 그는 글쟁이로는 큰 영광인 베스트셀러 작가란다. 윤 작가가 전해줘 알았다. 난 그 다음 날 내 팔자에도 없는 ‘별똥동자’란 닉네임으로 그 문학 카페 회원이 되었다. 그는 매일같이 메일로 내게 소식을 주는데, 난 매일 무소식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의 삶에 별 도움이 되지도 않는데 무슨 염치로 답장을 쓰겠는가. 대저 무수히 많은 회원 관리나 잘하길 간절히 바랄뿐이지…. 어쨌건 그는 이곳 무릉도원에서의 시낭송회은 고사하고 여지껏 발길도 없었다. 세월이 제법 흐르고, 어느 명절 전날 낮에 그가 내 휴대전화에 문자를 보냈다. 그 내용은 안부 문자였는데, 마지막의 발신 글귀가 참 인상적이었다. “...... 대낮에도 별똥별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새벽 안택상 드림” 이렇듯 그의 감성은 순수했다. 또 그의 영혼은 어린 왕자처럼 맑았다. 그리고 술을 좋아하는 불굴의 취권시인이자 아주 멋진 글쟁이었다. 아무튼, 그와 그날의 반나절은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는 마냥 좋았다. 그건 아마 비슷한 길을 걸어가는 동업자와 같은 동류의식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나는 아직 그와 인연의 끈 파란 동아줄을 놓지 않고 있다. 그 끈이 언제 끊어질지 매우 불안하고 어설프긴 하지만서도, 인연이란 그 고리는 사람의 법인 아닌 우주의 법이니까.
나도 "허허허"하고 그냥 웃자.
-대낮에도 별똥별을 보는 아우라 씀-
어느 한순간도 놓치지 않은 시인 안택상/아우라의 순간 포착
좌측부터 안택상 시인, 윤혜숙 화가, 장만수 연주가, 아우라/2005.7.6 아트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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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대낮에도 별똥별을 기다리는사람과 별똥별을 보는분 ...그리고 모든 사람에게 희망을 주는 별똥별이 되고픈 사람
명... 댓글....
헐..
선창마녀님의 댓글에 절대 공감! 마녀님 또한 명품 답글~
그나저나 안택상과 아우라는 이 한여름 뙤악볕에서 그 희망 별똥별을 찾는
그저 나그네일 뿐이로소이다. 허 허 허^^
오늘하루내 맑은 하늘아래서 흠뻑 비에 젖어 일을 했다오.
안택상님이나 아우라님이나 동이 초록과 화성인이군요..
선창마녀님에 비해 우린 겨우 선창가에서 혹여 젓비린내 나는 도로묵이 아닐까여?
안택상님과 아우라님의 매력에 흠뻑 빠져버린 하루 마감합니다.근데 왜 술은 나랑 안 친할까?
주류에겐 술은 약이지만, 비주류에겐 독입니당. 허 허 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