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부산의 한 초등학교 인근에서 1.5t 무게의 원통형 화물이 비탈길을 타고 굴러왔다.
비탈길의 위쪽에 있는 한 공장에서 지게차로 하역작업을 하다가 대형 어망실을 떨어뜨린 것이다.
빠른 속도로 내려온 1.5t의 화물은 인도에 설치된 펜스 십여 개를 부수고 학생들을 덮쳤다. 여기에 당시 등교하던 10살 A양이 치여 하늘에 별이 되고 말았다.
아빠는 꽃도 피어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아이를 떠나보내며 눈물의 편지를 남겼다.
지난달 3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부산 영도구 청학동 A양 아빠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는 "스쿨존 사고를 보면서 뉴스에 나오는 다른 사람의 일로만 생각했는데, 이런 일이 우리 가족에게도 생길 수가 있구나 지금도 실감이 나지가 않는다"고 말문을 열었다.
글쓴이는 자신의 아이가 '희생자 A양'이라 불리는 현실에 침통해 했다. 그러면서 "갑자기 엄마에게 와서 안아달라고 강아지처럼 기다리면 아이 엄마가 가슴이 터지도록 한참 안아준다. 그 모습을 보며 매일 평범한 일상에 행복했다"고 말했다.
평소 A양은 하루에도 몇 번씩 '사랑해'라는 표현을 하는 귀여운 딸이었다고 한다.
글쓴이는 또 "항상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걱정하고 본인의 몸이 좀 힘들어도 다른 사람이 기뻐한다면 자기 희생을 하는 아이라 그게 본인을 힘들게 할까 늘 걱정했다"며 "손에 작은 가시가 박히면 가시로 긁어내기 전에 이미 눈물바다인데, 그런 아이가 얼마나 아팠을까. 가슴이 찢어진다는 표현이 글로 담을 때와 또 다르다"고 적었다.
사고 다음 날은 A양의 태권도 심사가 있는 날이었다고 한다. 글쓴이는 "빈소에 관장님이 도복과 품 띠를 가져와서 많이도 울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일이 사랑했던 우리 장모님 기일인데, 그 장모님과 같은 묘에 묻혔다"며 "이 사람이 막내 낳기도 전에 돌아가셨으니 하늘나라에서 서로 만났으면"이라고 적어 많은 가슴을 아프게 만든다.
또한 생전 아이가 손에 작은 가시가 박혔다며 운 적이 있는데, 그 무거운 낙하물을 맞았을 때 아이가 얼마나 아팠을지 가슴이 찢어진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글쓴이는 "우리 강아지가 없으니 집이 너무 조용하고 적막하고 냉장고 소리만 들린다"며 글을 마쳤다.
A양의 아빠가 쓴 글에 누리꾼들은 "정말 안타까운 사고다", "마음 아파서 끝까지 못 읽겠다" 등의 댓글을 남기며 위로했다.
한편 A양 외에 초등학생 2명과 30대 여성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해당 공장에서 안전조치를 제대로 했는지 등을 포함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저작권자 ⓒ인사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