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인터넷에 손연재 선수의 학교 등교 가방이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엄청난 수의 기사가 만들어졌고 정치 이야기를 주로 다루는 언론마저도 이것을 퍼 기사로 재생산 했다. 대부분 위화감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기사가 나가면서 한편 미안함이 있는지 ‘아무렴 어떠냐. 개인의 자유다. 라는 의견도 있다’ 를 잊지 않고 써서 마무리 했다. 암튼 모르겠다. 명품 구입의 나이가 정해져 있는 것인지. 사회적으로 주목 받는 이에게 어느 정도의 책임감? 역할을 요구 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는. 이번 이야기로 가장 혜택을 본 이는 그 가방 파는 업체다.
주로 유명인들의 명품 이야기가 가끔 화재가 되고는 한다. 주로 자동차가 먼저 보이기 때문에 보배드림 같은 사이트에는 유명인의 차 코너가 따로 있기도 하다. 누가 뭘 타는지 어디서 봤는데 휠은 어디 제품이고 타이어는 어디 것이다 하는 이야기들이 나온다.
아침 방송에 출연한 연예인의 집에 보이는 소파나 부엌의 냉장고 제품이 화재가 되기도 한다.
스스로 사는 것도 있지만 협찬을 받기도 한다. 연예인들은 움직이는 광고판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입은 옷, 시계, 가방은 광고 효과가 나름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주로 공항에서 찍힌 사진이 오르고는 하는데 이게 몰래 찍힌 것인지 업체에서 찍은 것인지 구분이 모호한 경우도 있다. 하긴 죽어서 무덤도 협찬이 들어오는 시대니 놀랄 일도 아니다.
아침 드라마에 잠깐 비치는 부잣집의 소품은 곧바로 판매로 이어지기도 한다. 한 이태리 가구 수입업자는 협찬한 침대 화장대 소파 장롱이 몇 번 노출이 되고 나서 갖고 있던 50 개가 한방에 팔려 나갔다는 이야기가 떠돌기도 했다. 한 때 이태리 가구는 가구에 가격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구입하는 사람에 따라 가격이 정해진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었다.
아마 유명인의 고가의 제품 구입에 곱지 않은 시선으로 비난을 한 사람 가운데 자신도 뭔가 꽂힌 명품이 있지 않았을까? 휴대전화나 노트북을 최신 고가 제품으로 바꾸지는 않았는지 말이다.
내 아내가 보는 남희석 또한 이해를 절대 못하는 것이 꽤 많다. 비싼 자동차 구입 (안전을 이유로 나는 반론) 이나 고가의 시계를 좋아하는 것 (움직이는 미술 작품이라 핑계) 또는 다 똑같아 보이는데 비싼 넥타이나 구두를 신는 것을 과소비로 본다. 근데 어쩌랴 어려서부터 돈 벌면 꼭 갖고 싶었던 것들인데. 물론 나도 13년간 아내에게 꾸준히 혼나다 보니 조금씩 변하긴 했다. 아깝다는 생각도 들기 시작하고 말이다.
친한 선배 한 분은 내게 쓸데없이 비싼 옷이나 자동차 타는 애들 보면 한심하다고 욕 하면서 양주는 꼭 21년산을 마신다. 술만큼은 좋은 것을 마셔야 한다면서. (술 안 마시는 사람이 보면 그냥 똑같은 알콜일 뿐이잖아)
개그맨 조세호(구.양배추)는 1년간 뭣 빠지게 열심히 일해서 모은 돈으로 겁나 킹왕짱 비싼 로x스 시계를 샀다. 자식 같은? 녀석이라 너 통장에 현금 얼마 남았냐. 가족 가운데 급히 돈 필요한 상황이 되면 어쩔거냐. 미래에 집은 살거냐 등등의 잔소리를 쏟아 부을 마음의 준비를 끝내고 발사 직전에 이 녀석 한다는 말이 “형님 제 생일에 제 자신에게 선물했습니다. 너무 갖고 싶었거든요.” 헉. ‘그래. 니 꼴리는대로 하셔요.’ 그것도 가치관이라면 알아서 해야지 어쩌겠나. 아무리 어쩌고저쩌고 해봐야 내 경우 처자식 생기니까 과소비도 끝이다. 내 명품은 끝내고 아이 젖병 명품 찾아 헤매이게 되더라. 그러나 끊지 못한 돈 씀의 습관은 끝이 없는지 얼마 전 아내에게 겁나 비싼 관상어 아로와나 키우고 싶다고 했다가 ‘애나 잘 키우세요’ 소리를 들었다.
과거에 공직자나 유명인의 고가 물건 구입에 나온 비난 뉴스에 기자들은 고가의 ‘사치품’ 이라 칭했다. 언젠가부터 그것은 ‘명품’으로 바뀌었다. ‘명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