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번에 제 수술 이야기를 올렸습니다. (아래에 덧붙여놓았습니다.)
오늘은 방금 수술 후 처음으로 외래에 다녀와서 알게 된 점들을 말씀드리려구요.
간단히 말씀드리면,
갑상선 반절제를 8월 16일에 했습니다.
수술 후 17일 정도 지났죠.
상처는 너무 말끔하게 나았어요. 목소리도 괜찮고. 목이 잠긴 듯한 느낌은 있습니다.
수술 부위를 만지거나 누르면 좀 아프긴 하지만, 목을 움직이는 데에는 별로 지장이 없습니다.
선생님도 아주 경과가 좋다고 하시더군요.
궁금하던 조직검사 결과를 들었습니다.
수술 당시에는 조직이 깨끗해서 반절제만 했던건데..
조직검사 결과, 암이었습니다. ㄷㄷ
여포변이 갑상선 유두암 1기입니다. (결절 크기는 1.8cm)
림프절 전이가 전체 4개 중 2개 있었고요. (미세전이 - 크기가 0.5mm)
원래는 나머지 반도 떼어내야 하는데,
제가 암유전자가 없고,
암 초기였기 때문에
남은 반절 갑상선에서 암이 발병할 확률도 낮고,
발병하더라도 적어도 수 년은 걸릴 듯하기 때문에
재수술은 일단 하지 말자고 하시네요.
남은 갑상선이 제 기능을 열심히 하면
숨어있는 암세포도 같이 성장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남은 갑상선이 제 기능을 못하도록
갑상선 호르몬제를 열심히 먹어야 한답니다.
씬지록씬 0.1mg 복용하라네요.
3개월 후 외래 가기로 했어요.
교수님이 친절하고 격이 없게 잘 상담하고 설명해주시더군요.
대학 선배랑 이야기하는 듯한 기분이었어요.
나이도 많은 분이 아니라. ㅎㅎ
교수님이 수술 당시 반절제를 선택했던 게
결과적으로는 조금 오판이었지만,
그 당시로는 그러실 수 밖에 없었겠다고 생각합니다.
조직이 육안으로 보기에는 깨끗하니 암이 아닌가보다고 생각하셨고,
그렇다면 반절이라도 살리는 게 저에게 좋은 거였겠죠...
나중에 재수술해야한다고 하지만 교수님께 불만은 없습니다.
더 많이 전이되기 전에 진단 받고 수술한 게 정말 다행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 셋을 키우며 집에서 프리랜서로 일도 하며
바쁘기도 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제 스스로를 좀 못돌본 것 같은데..
이번 계기로 운동도 하고 좋은 음식도 챙겨 먹으며
저 자신을 좀 챙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좀 까칠 성격인데,
편하게 유들유들하게 살아야겠어요. ㅎ
그럼, 저의 사례가 여러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라며,
투병하시는 분들도 같이 힘내자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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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지난번에 올렸던 글입니다. 2712번 글이에요.)
안녕하세요~
제 병명을 정확히 적고 싶어도 몰라서 못적겠네요.. ㄷㄷ
일단 전 용인 동백에 살고 있는 37살 여자입니다.
둘째 임신했던 9년 전에 산전 검사 중 우연히 갑상선에 이상 징후가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어요.
작은 물혹이 너무 많다고 하시더라구요.
초음파 하던 쌤이 향후 건강검진 계속 하면서 관찰하라고 했는데,
잊어먹고 있다가
지난 6월 말에 건강검진에서 혹시나 하는 맘에 갑상선 초음파를 해봤더니..
1.5cm인 결절이 발견되었습니다.
바로 분당 서울대 내분비 내과에서 세침 검사 결과,
암세포는 보이지 않지만,
정상세포로도 볼 수 없는 이상 세포가 다량 나왔고,
암 표지인자 5개 중에 4개가 나왔다고,
암일 확률이 25%라고 하더군요.
수술 해야한다고 해서
7월 10일 쯤,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최준영 교수님께 갔습니다.
최준영 교수님은 친절하고 좋으시더군요.
별로 걱정하지 말라고...
일단 혹이 있는 부위만 반절제 하기로 하고,
수술 중 동결 검사 등을 통해 암이라고 확진이 되면 전절제 하시겠다고 하더군요.
교수님은 참 맘에 들었는데, 안타까운 건... 그때 딱 5분 뵌 후, 수술 후 5분 뵌 게 다라는 사실....
참 얼굴 뵙기 힘들어요... ㅋㅋ
아, 그리고 혈액검사 결과 제가 갑상선 기능저하증을 앓고 있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죠..
어쩐지 오후 4시가 넘어가면 급 피곤해지더라구요....
기절할 듯 피곤하다고나 할까...
어쨌든 씬지록신 0.5mg을 복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수술 날짜는 7월 말에 잡을 수도 있었는데,
제가 하는 일을 어느 정도 마무리 해야 해서,
8월 16일로 잡았습니다.
그래서 지난 주 15일에 입원해서 16일 수술 받았습니다.
수술 후 최준영 교수님이 잠깐 오셨었는데,
열어보니 조직이 깨끗하더래요.물혹도 엄청 많고, 염증은 있지만.. 그래서 반절제만 하셨다고 하셨어요.
떼어낸 조직을 검사한 결과가 나와야 진짜 암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네요.
그 결과는 9월 2일 외래로 가서 확인할 겁니다.
15일에 입원해서, 16일 수술, 18일에 퇴원했습니다.
간호사분들, 주치의 쌤(김민현 선생님) 모두 친절하고 좋았습니다.
좀 특이사항이라면,
제가 기침 안나오게 하는 주사에 극심한 혈관통을 느껴서 고생했다는 점입니다.
링거나 항생제, 진정제 등 다른 주사들은 손목 혈관으로 주사 맞아도 전혀 안아팠는데,
기침 안나오게 하는 주사액은 정말 너무너무너무 아프더군요... ㄷㄷ
흡사 아이 낳은 때 진통과 비슷한 통증이었어요. 진짜루... 절로 욕이 나오고 진땀이 나고... ㄷㄷ
주사를 직접 맞은 후 한 20분 정도 극심한 통증이 지속됩니다.
링거에 섞어서 맞을 때는 미미하게 팔 전체가 아팠어요.
너무 아프다고 호소하자, 마지만 한번은 생략했습니다. 휴..
지금은 수술 후 4일째입니다.
목에 힘도 그럭저럭 잘 들어가고 일상 생활에는 거의 불편이 없을 정도입니다.
갑작스레 충격을 받거나 움직이는 것만 자제하면 괜찮더라구요.
다만 목소리가 잘 안나와서 애들에게 소리치기 어렵다는 문제가 좀 있습니다. ㅋ
("OO아, XX 때리면 안되지!" 하고 바로 혼내야되는데, 이게 좀 어렵네요. ㅋ)
근데 궁금하긴 해요.
암이 아니라면 나 괜히 수술한 거 아닐까?
그냥 갑상선 기능 저하증만 치료하면 되는 게 아니었을까?
뭐.. 열어보기 전에는 확실하게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까요...?
어쨌든 전 별로 우울하거나 그러진 않습니다.
갑상선 호르몬제 잘 먹으면서 건강 관리하고 그러면
괜찮아지겠거니 하고 생각합니다.
뭐든 닥치고 생각하려구요. ㅎ
다른 분들도 막바지 여름 더위 잘 이겨내시고,
건강하세요~
첫댓글 자세한 투병기에 감사드립니다... 모범회원에서 우수회원으로 등업합니다....힘내세요... 카페 규칙에 따라서 투병기를 쓰시는 분은 한단계 등업해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최준영교수님 후기 없어서 불안했는데 후기 감사드립니다
저는 반절제할것같다고 로봇 추천해주시던데
절개도 깔끔히잘해주시는것같네요
다시 한번 소중한 후기 감사합니다
네 수술 잘 되시길 빌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