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뜬다는데 마이크론은 왜 안 올라요?]출처 : 삼성증권, 황민성/류형근 연구원 보고서 요약
*고객과의 대화: 테슬라 팔고 AI에 투자하고 싶어요
고객: 테슬라에 투자해서 좋은 수익을 냈어요. 이제 AI로 갈아타고 싶어요. 모두가 엔비디아를 사라고 하더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황민성: 제 친구가 AI 개발자인데요, “AI가 내가 하는 말을 이해하는 날이 생전에 올 줄 몰랐다”고 합니다.
설계에서는 GPU가 핵심이고 엔비디아가 경쟁사보다 앞서 있기에 엔비디아를 빼놓을 수 없어요. 공정에서는 TSMC가 앞서 있고, SW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주 거론되고 있어요.
리스크 요인은 치열한 경쟁입니다. 당장은 엔비디아가 주도하고 있지만 앞으로 분산 컴퓨팅은 CPU의 역할도 커져야 하고, 모두가 최적화된 AI 반도체를 가지려 하고 있어요. 공정도 TSMC와 삼성, 그리고 인텔의 경쟁이 치열하고요, SW도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쟁이 치열합니다.
고객: 음…엄청난 변화가 벌어지고 있지만 정작 누가 주도할지는 아직 너무 초기라 확실하지 않다는 말이네요. 그러면 메모리는 어떤가요? 올해 엔비디아 주가가 거의 두 배 오르는 동안 마이크론은 20% 상승에 그쳤어요. 초거대 연산이 늘면 버퍼링을 하는 디램과 저장을 하는 낸드 수요는 더 늘어야 하는데요. AI가 뜬다는데 마이크론 주가의 부진, 이게 말이 되나요?
황민성: 말이 안되죠. 비관적으로 보면 “메모리는 항상 경쟁이 치열하여 가격이 계속 빠지니까” 라고 할 수 있어요. 제품이 싸니까 그렇다는 것이죠. 가격이 크게 변동하니 지금 살 필요가 없다라고 할 수도 있어요.
Chat GPT로 투자를 늘리겠다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초거대 AI 서버에 맞게 구매하는 제품은 128GB DDR5 모듈입니다. 기존의 64GB DDR4가 아니지요. 기존의 64GB DDR4 모듈은 100-120불 해요. 128GB DDR5 모듈은 지금 1,000불이 넘어요. 최대 10배가 비싸요
신제품은 원가를 기존 제품의 2배가 들어도 50%의 영업이익률이 됩니다. AI 서버에 들어가는 디램 가격이 지금 기가바이트당 2불에서 계속 떨어진다는 것은 말도 안 돼요. 지금이 10불인데요.
메모리 가격은 바이트당 초기에는 10불에서 수명을 다하면 1불 대로 내려옵니다. 지금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디램에서 50% 수준의 적자를, 낸드에서 100% 수준의 적자를 보고 있는데, 가격이 앞으로 계속 더 빠질 것이라는 가정은 말이 안 돼요
고객: 네? 1,000불이라고요? 아니 디램은 범용 아닌가요? 64GB가 100불하면 128GB는 200불, DDR5라고 조금 프리미엄 줘도 300불이면 최대 아닌가요?
황민성: 128GB DDR5 모듈은 더 빠르고 전력 소모가 작아요. GPT는 다량의 데이터를 패턴화 하는 것이지요. 앞으로는 Text말고도 사진, 음성, 주파수 등 많은 것이 패턴화되어 AI가 학습하게 될 겁니다. 그것도 실시간으로요. 더 빠른 것은 선택이 아니고 필수입니다. 비싸도 사야죠
지금 128GB DDR5 모듈은 16Gb 모노다이를 두 개씩 쌓고, 이것을 TSV (Through Silicon Via)로 뚫어 연결하고, 이것을 모듈 앞면에 20개, 뒷면에 20개 붙이는 거예요. 엄청나죠. 좋게 보면 예술이고 나쁘게 보면 누더기죠.
기존의 DDR4는 두 개를 쌓아도 (DDP, dual die package라고 해요) Wire bonding으로 연결해요. DDR5는 이렇게 하면 특성을 내기 어려워 TSV (Through Silicon Via)를 쓰죠. 그만큼 비용도 늡니다
고객: 메모리는 항상 CPU나 GPU보다 돈을 못 번다는 것이 사실이 아니군요. 그런데 항상 경쟁하면서 가격이 내리고, 주가는 항상 싸다라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니잖아요? 과거를 보면 마이크론 주가는 P/B 1배에서 1.5배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하니 올라봐야 얼마나 오르겠어요?
황민성: 글쎄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1기가바이트에 지금 2불에 적자를 크게 보고 있고 앞으로 계속 가격이 빠진다면 그렇겠지요. 그런데 신제품은 이제 기가바이트에 10불하고요, 역사적으로 디램 가격은 가장 잘 팔리는 제품이 기가바이트에 1-10불 사이를 왔다 갔다 했어요.
가격이 오르면 수익은 늘고 그만큼 주가는 더 오르죠. 특히 올해 메모리에서 가장 큰 변화는 감산입니다. 모두가 적극적으로 감산을 하는 것은 처음이니까요. 산업이 Consolidation(과점화) 되었으니 안정적일 것이다는 믿음은 처참하게 깨졌고, 이제 경영자들이 여기에 반응을 하고 있는 것이죠
반도체 기술은 어렵고 비싸지고 있고요. 그러면 공장을 지어야 하는데 중국이라는 파괴적인 거대한 신규 진입은 미중 갈등으로 철저히 막히고 있어요.
저는 향후 반도체 가격이 과거 평균 이상으로 다시 돌아가는 시간이 길지 않을 것이라고 봐요. 많은 투자가들이 메모리는 지금 사지 않아도 된다고 해요. 아직 가격이 오르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면 이미 늦죠. AI 성장에 투자하시려면 메모리 반도체를 사는 것도 좋은 대안입니다. ChatGPT라는 변화가 갑자기 찾아왔던 것처럼 메모리의 수급과 가격 변화도 갑자기 크게 찾아올 것이라고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