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캔들 # 27
준수가 사라지고 은정은 잠을 잠들수가 없었다. 이미 해가 밝았고 창밖에서는 이미 자동차들이 달리는 소리와 사람들의 얘기소리 발걸음소리가 모두 들려오는것만 같았다. 조용하던 오피스텔안이 어느새 시끄러워지기 시작한다. 은정은 아빠의 병원이나 가야겠다고 생각해서 씻는다.
너무 급히 오는 바람에 옷을 챙겨오지 못해서 찝찝하지만 입던 옷을 또 입어야한다. 성민이 아저씨는 언제오지...? 은정은 핸드폰으로 성민에게 전화를 한다. 신호음이 흐르다가 삑-, 이라는 소리와함께 성민아저씨의 목소리가 들린다.
"여보세요? 아저씨 ~ 저 아빠한테 가려구요. 언제오세요?"
[지금, 준수군을 숙소까지 바래다주는 중입니다. 조금만 더 기다리세요.]
"준수오빠요? 지금 옆에있어요? 어떻게 준수오빠랑 만났어요?"
성민은 운전중이어서 뒷자석에 앉아있는 준수에게 핸드폰을 건낸다. 그리고는 밝은 목소리로 우선 은정에게 인사를 한다. 은정은 갑작스레 준수의 목소리가 들리자 깜짝 놀란다. 하지만 이내 웃으면서 준수의 목소리를 가만히 듣는다.
[은정아~]
"오빠, 어떻게 성민이아저씨랑 만났어요?"
[아 ! 으항항항- 내가 있지. 연예인이었다는걸 깜빡하구, 그냥 얼굴 다 드러내고 나와버려쏘, 으컁-! 그래서 갑자기 사람들이 우리쪽으로 오는거야 ~ 그때 마침, 성민이아저씨가 나타나서 우릴 구해줘썽!]
"와, 그렇구나. 오늘 일본에가죠?"
[웅, 열심히하고 올께-! 은정이는 콘서트 예매하고있으세요-!!]
"히히...... 네."
은정은 웃었다. 옆에서 재중이 전화를 빼앗았는지, 재중의 목소리가 들렸다. 은정은 그와 인사를 나누고 전화를 끊는다. 또다시 바람이 휑하니 불어오는것같다. 그들과 전화를 하고 나면 이렇다. 휑한벌판에 혼자 남겨진 느낌같은거......? 갑자기 진동으로 해놓은 핸드폰이 덜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문자가왓네.
[보스한테, 안부좀 전해줘. 빨리 완쾌하라구. 이말을 깜빡했네. ^.^;]
[네 ^^* 오빠도 일본 잘 다녀오세요 ㅎㅎ]
[그래 ^.^ 은정이두 어제 잠못잤으니까 잠 자둬. 꺅, 재중이형이 자꾸 핸드폰 뺏는당 ㅜ 나중에문자할께]
준수의 문자는 그게 마지막이었다. 심심하고 또 허전한 마음때문에 은정은 창가에 선다. 서울...... 정말 넓긴 넓다. 그리고 건물도 높고 또 예뻣다. 한참을 서울시내를 감상하는데 초인종이 울린다. 성민이 왔는가보다. 은정은 쪼로록- 달려가서 문을 연다. 성민은 작은 미소로 마치 에스코트 하듯 엘리베이터 쪽으로 손을 뻗는다. 은정은 싱긋 웃으면서 나온다. 이미 준비를 다해놨기때문에 그리고 가지고 온것도 없기때문에 몸만 나가면 되는 일이었다.
"아빠가 아픈데, 전 그냥 즐겁게 논것만 같아요."
"보스께서도, 아가씨께서 즐거운것을 원하실겁니다. 그리고 보스께서는 어제보다 많이 좋아지셨다고 합니다. 보스께서 걱정하지말라고 하셨습니다."
"히히, 그래도 걱정을 어떻게 안해...... 아빠는 참......"
성민은 은정의 변화된 모습을 알았다. 항상 앙다물고있던 새초롬한 입가에 어느샌가 미소가 번져있었다. 아마 지금 이 모습을 보스가 보면 더욱 더 좋아라 하시겟지...... 차에 올라타자마자 얼마 되지않아 무척 커다란 병원에 도착하고 은정은 병원 특유의 알싸한 냄새가 나자 약간 인상을 찌푸렸지만 어느새 은정의 코는 냄새에 적응된듯 이리저리 병원을 둘러본다.
어제와 변한건 없는 병원이지만 은정에게는 어제와 다르게 느껴졌다. 환자들의 얼굴도 환해보였고 또 분주한게 기분좋게 느껴졌다. 어제는 절망적이었지만 오늘은 그렇지 않다는것을 의미했다. 보스의 병실은 조금 윗층에 위치해서 또다시 성민과 은정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다. 밖이 훤히 보이는 엘리베이터였다. 서울 시내가 한눈에 들어왔다.
땡- 하는 소리와함께 문이 열리고 그들은 보스의 병실을 찾아 걸었다. 보스의 병실앞...... 문이 열리자 까만 양복을 입은 등치 큰 여러사람들이 모여서 아빠와 이야기를 나누고있었다. 아빠의 얼굴은 정말 밝아 보였다. 은정은 아빠의 미소를 보자 또다시 기분이 좋아져 아빠에게 달려가 안긴다.
"아빠아아-!!"
"아이고 ~ 우리 딸왔나 ~ 보고싶어가 죽는줄알았데이~"
아빠는 은정을 품에 꼭 안고는 등을 토닥거려준다. 보스는 그의 침대옆에 번듯이 서있던 남자들을 나가라고 눈빛을 보낸다. 그들은 단번에 알아듣고는 고개숙여 아무말없이 인사한뒤 뚜벅뚜벅 나가버린다. 은정과 아빠는 정말 오랜만에 둘만의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은정은 우선 준수의 말을 전한다.
"아빠, 준수오빠가 아빠한테 안부 전해달랬어. 빨리 완쾌하길 바란데. 히히-."
"준수군이랑 연락 다시 하는기가?"
은정은 아무말 없이 웃는다. 보스는 그런 딸이 너무 귀여워서 볼을 꼬집었다. 그리고는 간만에 분위기를 잡고는 은정의 손을 꼭 잡는다.
"이 아빠는 말이제. 우리 딸이 누구보다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사람이다. 알제? 내는 은정이 니가 그 누구도 못지않게 행복하길 바란다. 김서방 꼭 잡아뿌라."
"히히, 알았어 아빠. 고마워."
"은정아, 내가 니한테 이거 말 안했제?"
"응??"
"니들 엄마가 아인나. 예전에......"
-디디디디딕- 디디디디딕 -
전화가 왔나보다. 은정은 모처럼 진지한 분위기를 깬것같아 아빠에게 무척 죄송하고 미안했다. 하지만 아빠는 괜찮다면서 전화를 받으라고 했다. 모르는 번호였다. 서울 지역번호가 붙어있었다. 은정은
잠깐 나갔다 오겠다며 그곳을 나온다. 그리고는 재빨리 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sm엔터테인먼트 이사 박교연입니다.]
"네?? sm이요??"
[네. 혹시 오디션 보실 의향이 있으신지요?]
오디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