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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죽을 사람의 장 례식
written by. 한뽀동
남동생 녀석이 바이크를 타고 돌아다니다가 사고가 났단다. 그 소식을 듣자마자 집에 있던 엄마는 가스불도 끄지 않은 채 앞치마까지 그대로 두르고는 요리하다 말고 병원으로 뛰어갔다. 나는 느긋하게 가스불을 끄고 소파에 누웠다. 이 시간이 하루중에 제일 심심한 시간인데, TV는 꼭 이 시간에만 지루한 시사프로그램을 내보낸다. 정신없이 채널을 돌리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귀찮아서 받지 않으려고 했는데 질기게도 울리는 걸 보니 엄마인 듯 싶었다.
“아, 왜.”
-너는 말버릇이 그게 뭐야 엄마한테?
“용건이나 말해. 빨리.”
-은우가 많이 다쳤어. 왼쪽다리 뼈에도 금이가고 팔도 부러졌어.
“다행히 죽진 않았나보네.”
-한은재 너 자꾸 말 그렇게 할래?
“내가 틀린 말 했나 뭐.”
-은우 옷 몇 벌 챙겨서 소망병원으로 당장 와. 지금 당장. 문단속 잘하고. 초췌한 모습으로 오지 말고 씻고 좀 와.
“몰라. 생각해보고. 끊어.”
꼭 이런 잡 일은 날 시켜야 직성이 풀리지? 집안 심부름 담당은 나 한은재의 몫이다. 대한민국에서 소위 일류라고 말하는 대학을 졸업하고도 3년째 취업 하나 하지도 못한 채 빈둥거리는 년은 심부름이라도 해야 한다며. 취업할 때까지는 전 같은 생활은 꿈도 꾸지 말라며.
나는 씁쓸히 고개를 끄덕이며 한은우의 옷장을 열어 티셔츠와 바지 몇 개를 챙겼다. 개새끼. 왜 다쳐서 누나 성질을 돋구고 그러는 거야? 어린놈의 새끼가 바이크 타겠다고 깝죽거릴 때부터 알아봤어.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새끼가 무슨 바이크야 바이크는. 나이 들어서 동네 마실 다닐 때나 뻘건 스쿠터 한 대 뽑아서 타고 돌아다닐 것이지. 짜증나게.
“날씨 한 번 드럽게 좋구만.”
오랜만에 잠옷을 벗어던지고 말끔히 옷을 차려입은 것 같았다. 은우 녀석의 옷이 들어있는 종이가방을 들고 집을 나섰다. 정확히 일주일 하고도 3일만의 일이었다. 아침에 창문 열어서 환기시킬 때를 제외시킨다면 오랜만에 제대로 해도 올려다 보는 것 같고.
소망병원은 집에서 그리 멀지않은 곳에 위치해있다. 빠른 걸음으로 약 5분 걸어가다보니, 소망병원 건물이 보이기 시작했다.
소망병원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병원 로비는 분주했다. 바쁘게 뛰어가는 간호사도 보이고, 저기 구석에 매점도 보이고, 꺄르르 웃으며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귀여운 꼬마 아이들도 보이고, 다리를 절뚝거리는 환자도 보이고. 엄마가 문자로 보내 준 병실을 찾아가기 위해 나는 엘리베이터를 타기로 했다.
“아싸.”
정말 기분 좋게도 엘리베이터가 막 1층에 도착했고 나는 기쁜 마음으로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엘리베이터 안에는 샐쭉하게 생긴 남자 하나가 어색하게 환자복을 입고 서 있었다. 나는 별 거리낌없이 그 옆에 섰다. 그리고는 6층을 눌렀다. 그도 가만히 있는 걸 보니 나와 같은 층을 가는 가보다.
1층. 2층. 3층. 4층.
하나하나 층이 올라가고 있다. 슬슬 내릴때가 되겠다 싶어서 잠시 내려놓았던 종이가방을 집어들었는데.
덜컹.
“어? 이거 왜 이러지?”
그와 동시에 덜컹 하고 지랄맞게도 엘리베이터가 4층에서 멈춰서 버렸다.
내일 죽을 사람의 장 례식
“아 이거 왜 이래 갑자기.”
나는 툭툭 엘리베이터 안에 있는 비상호출 버튼을 눌렀다. 계속 눌러댔지만 이놈의 비상호출 버튼은 내 정신없는 머릿속을 더 비상으로 만들고 있다. 아무 미동도 없이 엘리베이터가 멈춰 서 있기를 벌써 3분 째. 슬슬 짜증에 두려움이 섞이기 시작했다.
내 뒤에 가만히 서 있던 샐쭉한 그가 앞으로 다가서서 비상호출버튼을 다시 누르기 시작했다.
“소용 없어요. 고장 난 것 같아요.”
나는 그에게 퉁명스레 그렇게 말하며 구석에 가서 쪼그려 앉았다. 그는 내 말을 들은 채 만채 하더니만 여러 번 더 버튼을 누르다가 이내 포기하고는 원래 자리로 가서 나처럼 쪼그리고 앉았다.
나는 그를 한 번 힐끔 쳐다보고는 핸드폰을 꺼내어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왜 오지는 않고 전화를 하고 그래?
“왔어. 왔다고. 근데 엘리베이터가 멈췄어. 짜증나게.”
-뭐? 지금 몇 층인데?
“4층.”
-기다려.
그렇게 전화는 끊겼다. 덕분에 죽진 않겠구만. 엄마 이번만은 제발 빨리 좀 행동을 취해서 열어주길 바라. 아무리 내가 밉다고 해도 말이야.
“덕분에 여기서 죽지는 않겠네요. 고마워요.”
“뭘요.”
그의 형식적인 말에 나는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이제야 제대로 쳐다봤지만 그는 굉장히 허여멀건했다. 그래도 나름 웃을때는 매력 보조개가 예쁘게 들어갔다.
그렇게 그와 단 두마디를 주고받고 15분이 흘렀다.
“아 엄마는 왜 아직 소식이 없는 거야. 시간이 몇 신데.”
“쉽게 해결 될 것 같진 않은데요. 이거.”
그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사그라들었던 짜증이 또 다시 치밀어올랐다. 오랜만에 외출했더니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 역시 나오는게 아니었다. 끝까지 버팅길껄. 귀찮다고.
“심심하지 않아요?”
“에?”
“나 심심한데.”
아무렇지도 않은 듯 방긋 웃으며 내게 말을 걸어오는 이 남자가 신기했다. 나는 놀라서 되물으며 그냥 두 눈을 깜빡였다.
“있잖아요.”
“네.”
어차피 이 엘리베이터 안에는 그와 나 둘 뿐이다. 그렇지만 그는 갑자기 목소리 톤을 줄이며 내게 말을 걸어온다. 마치 누가 들으면 안되는 비밀이라도 말하려는 듯 말이다. 얼떨결에 나도 작은 목소리로 대답을 해 버렸고, 그의 입에서 나올 다음 말에 집중하게 됬다.
잠시 뒤 그의 진지한 입에서 나온 말은 나를 순간 당황케 만들었다.
“나 오늘 저녁에 죽어요.”
오늘 저녁에 죽는다고? 갑자기 그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지? 나는 당황해서 잠시동안 아무 말도 잇지 못하였다. 가만히 생각을 해보았다. 혹시 정신병이 있는 사람은 아닐까, 아니면 너무 치료가 힘들어서 헤까닥 한 것일까? 별별 추측이 머릿속에서 난무하고 있었다. 그런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던 그가 다시 먼저 입을 열었다.
“나 정말 오늘 저녁에 죽어요.”
“저기요. 그쪽 지금 나한테 장난치는 거에요?”
“아니요. 진짠데.”
나는 입을 꾹 다물었다.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어?
“이것도 인연인데 우리 통성명이나 하죠? 이름이 뭐에요?”
“은재요. 한은재. 댁은?”
실은 나도 조금 심심해지려던 참이었다.
“난 이희원 이에요. 스물 여섯 살.”
“내가 한 살 위네. 난 스물 일곱.”
“그러네요. 반가워요 누나.”
“누나?”
“한 살 위니까 그 쪽이 누나 맞잖아요.”
“맞긴 맞지만.”
나는 에라 모르겠다 라는 생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생글생글 웃으며 묻지도 않은 얘기를 잔뜩 늘어놓기 시작했다.
“나 정말 오늘 저녁에 죽어요. 아마 아홉시 조금 넘어서 죽을껄요?”
“그게 도대체 무슨 소리에요?”
“진심의 소리에요.”
“장난 말고요.”
“어어? 진짜에요.”
“진짜?”
“진짜.”
“정말 진짜?”
“정말 진짜.”
“정말 확실히 진짜?”
“정말 확실히 진짜.”
“거짓말아니고 진짜?”
“거짓말아니고 진짜.”
아 몰라. 포기.
“알았어요. 대충 믿어둘게요.”
“내가 이겼네요. 야호”
두 손을 높이 들어 만세를 외쳐보이는 어린애 같은 그를 보고 나는 가만히 웃음을 지었다. 오랜만에 어색하지 않게 웃어보는 것 같았다.
“누나는 왜 여기 왔어요?”
“동생놈이 다쳐서요.”
“동생이? 왜요?”
이런 것 까지 오늘 처음 만난 사람한테 말해도 되나 잠시 고민이 됬지만, 그냥 입을 열었다.
“바이크 타다가 사고 났대요.”
“정말요?”
“다리 뼈도 금가고 팔도 부러졌대요. 덕분에 집에서 놀다가 옷심부름 가던 중이었어요.”
“그래보였어요. 얼굴에 ‘귀찮아죽겠어’ 라고 써있어요.”
그렇게 말하며 그가 날 보고 웃었다. 하긴, 많이 귀찮았다. 집에서 푹 쉬려고 그랬는데 동생놈은 사고를 당하지를 않나, 엄마는 또 나한테 짜증을 내질 않나, 거기에다가 심부름까지 시키고, 무거운 몸 끌고 나왔는데 엘리베이터는 멈추고, 여기서 나가면 엄마한테 또 한소리 들을 게 뻔하고.
귀찮기보다는 짜증이 났다.
엘리베이터가 멈춘지 벌써 40분이 흘렀다. 나는 그새 자세를 바꿔 다리를 쫙 펴고 바닥에 앉아있었다. 그도 나와 같은 자세로 앉아서 조잘조잘 떠들고 있었고. 우리는 그새 몇 년지기 친구처럼 친해져있었는데, 신나서 떠들고 있는 그의 모습이 참 재밌었다.
“내 얘기 듣고 있는 거에요? 왜 이렇게 실실 웃기만 해요?”
혼자 껄껄대고 있는 내가 신경쓰였는지 하던 말을 멈추고는 내게 묻는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며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싱겁기는. 아아 그래서 내가 뭐라 그랬냐면요 ‘나 죽고나서 엉엉 울지 말고 있을 때 잘해요!’ 그랬어요. 그랬더니 오간호사 누나가 자꾸 나 툭툭 치면서 ‘계속 거짓말치면 더 일찍 죽는다, 너.’ 그러는 거에요! 아오 내가 너무 분해서!”
“그래서 결국 그 간호사가 믿어줬어요? 오늘 저녁에 죽는다는 그 엉뚱한 말을?”
“당연히 안 믿어줬죠! 너무 아파서 정신이 어떻게 된 거 아니냐며 주사 놔주려고 하던데요?”
“하하.”
정말 분하다는 표정이었다. 그런 그가 귀여워보여서 나는 소리내서 살짝 웃었다. 그러자 그런 나를 보고있던 그도 소리내어 웃었다.
“누나. 우리 꼭 친한친구 사이 같지 않아요?”
“뭐, 어떻게 보면 그러네요.”
“와아”
시큰둥한 내 대답에 그가 박수를 짝짝 치며 감탄사를 뱉었다. 의아한 내가 그를 물끄러미 쳐다봤다. 그러자 그는 정말 기쁜듯이 말한다.
“와. 나 친구 처음 생겨봐요. 너무 기쁜데요?”
“왕따에요 그쪽?”
내 물음에 그저 씁쓸하게 웃기만 하며 대답을 하지 않는다. 이런 분위기 만드려고 한 말은 아니었는데 그에게 조금 미안해졌다.
“나 어렸을때부터 아파서 학교를 제대로 못 다녔거든요. 그래서 학창시절 추억 그런것도 아예 없고, 친구도 없어요. 그래서 병원이 내 친구고 간호사 누나들이 내 친구에요.”
그의 말에 마음이 따끔거렸다. 이런 거 티비에서만 봤는데 실제로 들으니까 맘이 아팠다. 내가 아무 말도 못하고 있자, 그가 내 어깨를 토닥토닥 두드리며 말한다.
“아픈 사람들은 그런 표정 싫어해요. ‘불쌍하다. 가엾다.’ 그런 표정. 그니까 누나는 그런 표정 짓지마요. 나 그럼 여기 아파요.”
라고 말하며 자신의 가슴을 콕콕 찌르며 가리킨다. 그의 말을 다 듣고 난 뒤 나는 뭔가 내가 잘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얼른 웃으며 말했다.
“미안 미안요.”
“누나 내 장례식장 와줄래요?”
“에?”
그가 천하태평한 표정으로 말한다. 나는 그런 그의 태도에 놀라서 두 눈을 크게 떴다.
“뭘 그렇게 놀래요. 나 오늘 저녁에 죽으니까 장례식에 좀 와 달라는데.”
“내, 내가 무슨 입장으로 거길 가요.”
“친구.”
“에?”
“우리 친구잖아요.”
친구. 친구..친구. 그는 우리가 친구사이임을 굳게 믿고 있었다. 원래 낯을 잘 가리는 나였지만 오늘 하루만은 왠지 그러기 싫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처음 만난 사이지만 그래도 이 사람과는 왠지 친구를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 솟구치기 시작했다. 나는 대답을 기다리고 있는 그를 향해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
“누나.”
“네.”
“나 뭐 하나만 부탁해도 되요?”
“뭔데요. 돈 드는 거 아니고 이 안에서 해결되는 거면 특별히 다 들어줄게요.”
“포옹 한 번 해요 우리.”
이 사람의 뺨을 한 대 칠까. 아니, 환자니까 살살 해야지. 뒤로 확 밀어버릴까? 속으로는 이런 생각을 잠시 했다. 그러나 나는 샐쭉 웃으며 물었다.
“포옹의 의미는?”
“친구 된 기념.”
“나쁘지 않네.”
내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는 나를 끌어안았다. 나도 손을 들어 그의 등을 감쌌다. 그가 날 끌어안은 채로 말했다.
“내 장례식 와 줄꺼에요 말꺼에요?”
“가죠 뭐. 까짓 것. 어려운 일도 아니고 뭐.”
“와. 땡큐.”
잠깐동안 짧은 그와의 포옹이 끝나고 우리는 다시 자리에 쪼그리고 앉았다.
“그거 외에 다른 부탁은 없어요?”
“왜요? 있으면 누나가 다 들어주게요?”
“내가 들어줄 수 있는 거면 들어줄게요.”
“왜요?”
“친구니까.”
내 말에 그가 자랑스럽다는 듯 박수를 짝짝 치며 웃는다. 나도 그를 따라 웃었다.
덜컹.
엘리베이터에 꺼져 있던 불이 들어오고 덜컹거리기 시작했다.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었다. 나와 그는 기쁨의 박수를 함께 쳤다. 엘리베이터는 오층을 향해 올라가고 있었다. 나는 그에게 어서 부탁을 말해보라고 재촉했다. 그는 오늘 이 안에서 본 것중에 가장 예쁜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했다.
“누나. 그럼 몇 가지만 부탁할게요. 내 장례식장에 와서………”
내일 죽을 사람의 장 례식
약속대로 몇 일 뒤, 나는 그의 장례식장을 찾았다. 오랜만에 입는 까만 정장이 어색하기만 했다. 그래도 아닌 척 진지한 표정으로 옷을 정돈하며 장례식장으로 들어섰다. 신발을 채 벗기도 전에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울음소리가 귀를 찔렀다.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그의 웃는 얼굴이 날 반겼다. 영정사진 치고는 너무 밝게 잘 나왔네요.
향을 피우고 그의 사진을 가만히 들여다보다가 서둘러 절을 했다.
그리고는 주머니에서 사진 한 장을 꺼냈다. 그의 첫 번째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서.
‘나 가족이 우리 엄마 뿐이에요. 그래서 우리 엄마 많이 슬플 거에요. 장례식장에서 울고있을 우리 엄마 좀 찾아줘요. 자, 우리 엄마 사진 줄게요. 예쁘죠 우리 엄마?’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사진과 똑같이 생기셔서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소리내서 울고 계셨다. 마음이 쑤셔왔다. 나는 근처로 다가갔다.
‘찾고나서 우리 엄마 좀 위로해줘요. 울지말라고. 희원이는 엄마가 우는 걸 제일 싫어한다고.’
“울지마세요. 희원이는 엄마가 우는 걸 보는게 제일 싫대요. 어딘가에서 보고 있을 희원이를 위해서라도 울지마세요.”
‘아마 그렇게 위로하면 우리 엄마가 “네 고마워요 근데, 희원이랑은 어떤 관계신지?” 뭐, 이럴 거에요 아마. 그러면 이렇게 말해주세요. 친구라고. 아주 친한 친구라고.’
“네. 고마워요 아가씨. 근데, 우리 희원이랑은 어떤 관계신지..”
“친한 친구요. 아주 친한 친구.”
이제 그의 마지막 부탁만이 남았다. 그 와의 짧았던 기억을 더듬으며 나는 예쁘게 활짝 웃고있는 그의 사진 앞으로 다가섰다. 그의 마지막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나는 지금까지 지어본 적 한번도 없는 아주 밝고 맑은 웃음을 짓기 위해 애를 썼다. 대충 지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는 다른사람에게는 들리지 않게 소곤소곤 그의 사진을 향해 말했다.
‘내 부탁 다 들어줬으면 내 사진 앞에서 말해줘요. 마법사처럼 멋있게 “임무완수.”라고. 그럼 나 행복하게 갈 거 같아요.’
“임무완수.”
장례식장을 나서며 마지막으로 그의 사진을 한 번 더 바라봤는데, 환자복을 입고 날 향해 웃고있던 어제 엘리베이터 안의 그의 모습이 겹쳐져 보이는 것 같았다.
앞에 서 있던 조문객의 말을 통해 장례식장을 나오다가 알게 된 사실인데, 그는 내게 말했던 대로 아홉시를 좀 넘긴 시각에 숨을 거뒀다고 한다. 웃어야 할 사실은 아니지만 울어야 할 사실도 아니었다. 나는 그냥 그를 떠올렸다.
그는 어제 내게 있어서 ‘내일 죽을 사람’ 이었고, 내일 죽을 사람임과 동시에 어제 처음 만난 사람이었다. 또 처음 만난 내일 죽을 사람임과 동시에 나의 친구였다. 또 어쩌면 그는 그 자체 이상의 특별하고도 두 번 다시 없을 황홀한 꿈이었을지도 모른다. 마음이 홀가분했다. 그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듯 했다. 고맙다고. 부탁 다 들어줘서 고맙다고. 부탁을 들어줄 내 친구가 되어줘서도 고맙다고.
죽은 사람들은 원래 하늘에 간다고 하지 않던가? 나도 하늘 어딘가에서 ‘고마워 친구’ 라고 말하며 환히 웃고있을 그를 위해 환하게 웃었다.
*단편은 처음이라 부끄럽고 어색하기만 하네요. 예쁘게 봐주세요..눈팅 싫어요 잉ㅠ.ㅠ
오우 팍 와닿네요. 남주 죽어서 안타깝다는 ㅠ.ㅠ유흐흑
ㅠ.ㅠ으흑흑 그러쵸? 저도 쓰면서 아쉬웠답니당..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와아 ㅠㅠ 멋져요! 친구 ! 친구...친구정말 좋죠? ㅎㅎ
맞아요! 친구 정말 중요하고 좋은거에요!^3^~잘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당. 좋은하루되세요~
우아 잘 봤어용~
넹 감사해요~
진짜 잘쓰셨어요ㅠㅠ 남주 말한마디한마디가 가슴에 팍팍 ㅎㅎㅎ
ㅎ_ㅎ정말요?~꺄하!감사드립니당!
삭제된 댓글 입니다.
공개야!!!!!!!!!!!!!!!!!!공개..아닌가?ㅠ.ㅠ.ㅠ.ㅠ..왜준회원이징..!
오우오우오우오우... ... 이런 참신한 소재의 글!!!!! 막막 찡하네요ㅠ0ㅠ 흐흐, 재미있어요! 저는 막 러브스토리를 예상하고 있었는데 막 찡한 친구 이야기 나오니까 막또 막또 막 찡하네요 ㅠ0ㅠ... .... 다음 글도 잘 쓰시길 바랄께요!재미있게 읽고가요^ㅡ^
오우오우오우오우!ㅠ_ㅠ감사합니다 제일가는형아님! 재밌게 읽어주셨다니 너무 기쁩니당!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