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이른 아침부터 서둘러 친구를 만나러 갔다.
몇해 전 부터 이승과 저승 사이를 오가는 친구였지만 코로나 시절인지라 만나지도 못하고
그저 안부만 물으며 잘 견뎌내기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얼마 전에 자신이 완쾌된 듯 하다는 연락을 받았고 집도 이사를 하게 되었다 하여
약속을 잡고 잰걸음으로 달려갔지만 이사한 집은 지난 주에 기거처를 옮긴지라
아직은 찾아들 때가 아니라 만류하는 바람에 인사동에서 하루를 보냈다.
늘 고향같은 인사동 거리는 이제 활기롭다 가 대세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람들로 가득이고
대한민국을 찾아든 관광객들의 발걸음과 웃음 소리가 인사동을 휘저었다.
거기에 간만에 인사동 거리로 몰려나온 여인군단들의 삼사오오는 그야말로 얼마나 오랫만에 보는 광경인지.
쥔장 역시 그 대열에 합류하여 이른 점심 장소로 찾아들었더니만 바깥 대기줄이 이미 수두룩이다.
하여 기다려 먹을 만큼의 곤드레 밥집은 아닌 듯 하여 친구와 함께 서둘러 장소를 떠났다.
그리고 그 곁자락에 자리한 식당에서 점심을 먹기 전에 친구에게 여름용 밀짚모자를 건넸다.
바로 베트남이 배경이 된 영화 "연인" 에 등장하는 모자다.
그 친구에게는 너무나 잘 어울리고 쥔장 역시 소유하고 있는 그런 모자다.
그 모자를 받아들고 친구는 한참이나 웃었다..."그래 필요하지".
그렇게 식사를 하며 친구의 이야기를 듣는다.
그동안의 투병 이야기와 한참 자라기 시작하는 머릿결 이야기 그리고 집을 이사하게 된 배경과
그 이사하는 동안 겪었을 힘듦과 병마와의 싸움 끝에 승리한 이야기를....
그리고 장소를 옮겨가는 동안 작품적 악세서리를 판매하는 곳에서 친구가 마음에 들어하는 반지를 사주고
정독도서관 곁자락에 조촐하게 조용하게 자리한 이디야 카페에서 차가움과 뜨거움이 공존하는 커피를 마시며
마음놓고 친구의 그동안 밀린 하소연을 넋놓고 들어주었다.
산다는 것은 참으로 만만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부티나고 우아하고 품격있던 친구가
어느날 갑자기 남편을 잃고 제 스스로 두발로 걷기까지 얼마나 많은 부침이 있었을지 가늠하기 전부터
그녀의 오른팔, 왼팔을 자청하던 쥔장 조차도 코로나 시절엔 어쩔 수 없이 친구를 방치를 하였더니
그렇게 친구는 몰래 쳐들어온 암과의 스스로 적자생존의 사투를 벌이며 살고지고를 반복하다가
그야말로 진정으로 살아남기를 희망하며 버텨오고 견뎌내어 지금, 의사로부터 완치를 선고받았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왈칵.....주체할 수 없는 눈물 범벅이 되었어도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참 잘됐어, 정말 다행이야" 만을 되뇌이며 어쩌지 못한 채 기쁨의 눈물을 둘이서 흘려대었다.
사람들이 없었으니 망정이지 싶을 정도로 절로 흐르는 눈물이었다고나 할까?
그렇게 시간을 할애하여 만나고 필요한 것들을 사주고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갑작스런 장대비, 미친 비에 공포가...
앞이 안보이는데 겨우 겨우 앞으로 나아가는 버스, 앞 좌석 조수석에 앉아 힐끔 기사님을 보자니
웬 일이라니....그 와중에 선글라스를 끼고 운전 중이렸다? 한마디 해야 하나 싶을 정도의 불안을 가중시키니
기가 막힐 일이고 너무 많이 내리는 비에 불안이 엄습중이고 어찌 고속도로를 벗어나겠나 싶었어도
오산 즈음에 오니 비가 그쳐가고 안성 나들목에 들어서니 비 그림자도 없다.
기가 막힐 일이다.
역시 작지만 큰 나라였던가?
그 얼마 안되는 거리에서도 비님의 흔적이라고는 1도 없는 안성자락을 보니 어이가 없더라고.
암튼 그렇게 하루를 마감하고 돌아와 잠든 사이, 서울에서 난리가 났다.
서울시에서 보낸 위급 재난문자 오발령 소동이 벌어진 것이다.
북한 발사체가 느닷 없이 라기 보다 이미 예고를 하였지만 서울시의 대처가 미흡하였던 것.
게다가 그 이후에는 행정안전부, 서울시, 합동참모본부의 후속 발표를 놓고 서로 책임 전가에 급급하여
시민들의 복창을 터지게 하더니만 위급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에효....아니어도 못믿을 정부인 것은 알았지만 어찌 이리 미성숙의 완전체들이신지.
서울시는 이날 오전 6시41분쯤 오늘 6시32분 서울지역에 경계경보 발령을 하였다.
"국민 여러분께서는 대피할 준비를 하시고 어린이와 노약자가 우선 대피할 수 있도록 해주시길 바란다”는
내용의 재난문자를 발송했지만 이후의 사태는 우왕좌왕 난리도 아니었다는 것.
그 이후 서울시의 경계경보 발령은 22분 뒤 행안부에 의해 오발령으로 정정됐다.
행안부는 7시 3분 위급 재난 문자를 통해 “6시41분 서울특별시에서 발령한 경계경보는 오발령 사항임을 알려드림”
이라고 서울시민들에게 오발령을 정정했다지만 서울 시민을 제외한 다른 지역 주민들에 대한 대책 역시 없었다.
게다가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일이지만 일본의 섬 "오키나와" 사람들에게도 대비령이 내려졌다고 하니
이런 북한의 행태와 소동을 보면서 여전히 미흡하게, 안일하게 대처하는 윤정부의 그밥에 그나물들을 보며
한심따라지가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과연 이 윤정부를 믿어도 되는 걸까?
뭐 사실 한번도 믿어본 적은 없지만 말이다.
이들의 이런 부실 행정과 대처력은 아마도 이솝우화의 절정판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다음에도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과연 믿고 따를 국민들이 얼마나 될까?
이솝우화는 괜히 있는 것이 아니렸다?
어쨋거나 그래도 참 다행인 거지.....
첫댓글 참 다행이고 말고~!
서울서 그 "위급재난문자" 받고 식겁한 일인 여기있소~!
아유 생각할 수록 화가난다.
그 이유는 그대가 이젠 알것
이고, 내가 천벌 받는줄
안 나는 얼마나 놀랐는지...
ㅋㅋㅋㅋㅋ
왜 아니겠습니까?
잠깐의 경보 발령은 많은 이들을 혼돈와 혼란 속에 빠드렸으니.
순간의 결정에 힘들어한 그대에게도 마음의 평온을....
아침에 두번의 요란한 사이렌 소리에,,, 요즘 그런 사이렌 소리에 겁을 먹을 사람도 없지만요,,, 한심한 작태입니다. 국민의 세금을 받아 목고 사는 공무원들이 어처구니 없는 현실입니다...
어쩌면 경보문자를 보낸 사람은 절실했을지도 모를 일.
앞뒤를 확인하지 못한 잠깐의 방심이 참상을 불러올 뻔 하였으나
오세훈 시장은 적절한 대응이었다고 하더이더라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