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는 어때요? 외 1편
서홍관
서른두 살 신입 직원이
원장에게 진료를 받으러 왔다.
직원과 소통을 할 겸 말을 걸었다.
"근무는 어때요?"
묵묵부답이다.
원장이 무서워 답을 못 하는 것 같아서 재촉했다.
"하는 일이 재미있어요?"
(느릿느릿)
"저 시체 안치실에서 일해요."
노랑부리저어새
풀 나뭇가지 머리카락 비닐끈 노끈 전깃줄 구리선 그물
라면봉지 검정봉다리 스티로폼 양말 장갑
노랑부리저어새 둥지에 사용된 재료들이었다
―《시와문화》 (2022 / 겨울호)
서홍관
1958년 전북 완주 출생. 1985년 창작과비평으로 등단. 시집 『어여쁜 꽃씨 하나』 『지금은 깊은 밤인가』 『어머니 알통』『우산이 없어도 좋았다』, 산문집 『이 세상에 의사로 태어나』, 옮긴 책으로 『히포크라테스』 『미래의의사에게』 등. 현재 국립암센터 원장.
첫댓글
참, 간결하게 아~, 하고 바로 수긍하게 하는 시입니다. 돌직구입니다. 귀하게 잘 보았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