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지나고, 첫 수업을 재개했더니. 한사람 빼고는 다 왔다.
마치고, 옥선엄니와 둘이서 언양 생고기 집에서 점심을 같이 했다.
고기는 고기대로, 묵은 김치, 된장, 쌀밥까지도 맛있었다.
아침에 안심으로 수육을 해서 80g 정도 먹고 갔는데도 언제 먹었냐는 듯,
꿀떡꿀떡 잘도 넘어갔다. 된장을 얻어먹은 순자님 통에는 팥빵2개를 넣어서
돌려드리고, 볶은 보리 넣을 통 하나 없이 다 버렸다는 영심님께는
깨끗히 씻어놓은 빈 꿀통을 갖다드리고, 파김치와 수정과를 해서 들고 오신
정자님께는 발목양말 2개와 아저씨 양말 1켤레와 휴대용 립스틱세트를 챙겨드렸다.
집으로 가는 길에 정자님 댁에 들러 누렁덩이 호박2개와 얼려놓은 수정과 한통을 또 얻어왔다.
수정과 넣을 비닐봉지하나 없다고 하길래, 장터의 할머니께 드리려고 차곡차곡 모아놓은
검정봉투 자루를 차에서 내려 정자님께 드리고 왔다. 주거니 받거니~ 자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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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일요일, 집에서 호계골 석굴암까지 걸어서 갔다왔다.
원효대사의 첫 수행지이자 바위를 뚫어서 만들었다는 굴법당. 예전에 한번 갔었지.
그때는 둘이서 차로 갔지. 바위굴 안에 들어서니, 그때와는 사뭇 느낌이 달랐다.
바위벽면 한쪽에 새겨진 불상은 오간데 없고, 그 앞에 새로 만든 돌판으로 약사여래불을
새겨놓았다. 왜 나는 실망했을까? 여래불의 뒷쪽에 부처가 있다는 걸 이미 알기 때문이다.
허락을 받고, 보슬비 오는 거리와 하숙생 두곡을 연주했다. 쩡쩡 울릴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돌아오는 길에 느닷없이 보슬비가 내렸다. 그야말로 하숙생처럼 떠도는 영혼이 보슬비를 맞으며.
왔던 길을 돌아가고 있었다. 걸어가는 이는 오직 한 사람! 나 뿐이었다. 생각보다 훨씬 먼 거리인
호계골 산자락 속에 묻혀있는 석굴암을 그것도 걸어서 다녀오다니.. 10여년 전에 다녀온 후로,
출퇴근 길에 늘 그 쪽 방향을 보면서, 언젠가는 걸어서 다녀오리라 마음 먹은 지도 두해가 넘었지.
가슴 밑바닥의 오래 묵힌 숙원을 그렇게 다녀옴으로써 시원하게 풀어버렸다.
갈 때는 등골이 오싹할 정도의 인적 드문 산막공단길을 돌아올 땐, 콧노래를 불러가며 왔다.
오래 된 은행나무 밑에서 종이돈 천원을 줍는 뜻밖의 횡재도 있었다. 이제 호계골 석굴암은
더 이상 내게 막연한 외경심을 품게 하는 곳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조용히 마음을 내려놓았다.
시간이 갈수록 그 가치를 더해 가는 것.. 시대를 초월하는 것 Timeless~~훗
세월이 흘러도 나만은 변치 않으리~ " I'm a timeless woman" 캬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