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화점 버리고 임대업으로 승부
긴자식스는 기존 백화점 수익 모델을 송두리째 바꿨다. 기존 백화점처럼 상품을 사들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상점을 유치해 임대료 수입을 얻는다. 脫백화점으로 살아남겠다는 J프런트리테일링 야마모토 료이치(山本良ㅡ)사장은 "백화점은 지금 대전환기에 있다. 지금까지 50년 동안 해왔던 백화점 비즈니스 모델은 앞으로 통용되지 않을지 모른다"고 했다.
일본 백화점 대기업인 다이마루(大丸)와 마쓰자카야가 합병해 2007년 출범한 J프런트리테일링은 이후 자사 백화점 안에 과감히 외부 임차인을 유치하는 식으로 인건비와 몸집을 줄이고 변화에 대응이 빠른 체제를 만들기 시작했다. 본업인 백화점 비중을 줄이고 그만큼을 매장 임대 사업으로 바꿔 안정적 수익을 얻겠다는 전략이다. J프런트리테일링이 지난 10년간 축적한 전략의 집약체가 긴자식스다.
모리(森)빌딩, 루이비통그룹(LVMH), 스미토모(住友)상사 등을 파트너로 끌여들여, 건물 개발부터 매장 관리ㆍ운영의 리스크는 분산하고 운영 효율은 극대화했다.
부동산 회사 모리빌딩은 2004년 거대 주상 복합 타운인 롯폰기(六本木)힐스 프로젝트가 성공하면서 한때 쇠락했던 롯폰기 지역 자체의 이미지를 끌어올렸을 만큼 재개발ㆍ도시기획에 뛰어나다.
특히 예술작품을 활용해 건물 가치를 높이는 데 탁월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
또 루이비통그룹이 명품 소비자를 어떻게 사로잡는 지에 대한 노하우도 건물 내외관 디자인과 매장 운영에 전부 담았다. 비슷한 모델은 일본 백화점 업계 전체로 확산 중이다. 업계 3위 다카시야마(高島屋)도 임대업 확대로 실적이 호전되고 있다.
반면 업계 1위 미스코시이세탄(三越 伊勢丹)홀딩스는 백화점 매출 비율이 88%나 될 만큼 본업 중심이다.
업계 1위이기 때문에 사업 모델 변신보다 본업을 더 잘하는 쪽에 집중했다가, 고객의 백화점 이탈이 늘면서 큰 타격을 입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