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西溪先生集卷之八 박세당(1629~1703)
羨門子游乎扶桑之野(선문자유호부상지야)。
선문자가 부상의 들에서 노닐다가
過蓬萊之宮(과봉래지궁)。
봉래궁에 들러
而遇浮丘公問焉曰(이우부구공문언왈)。
부구공을 만나 물었다.
吾一不知憂喜之所在(오일부지우희지소재)。
“나는 한 번도 걱정과 기쁨이 있는 곳을 알지 못하였는데
子知之乎(자지지호)。
그대는 그곳을 아십니까?”
曰(왈)。不知(부지)。
“알지 못합니다.”
羨門子曰(선문자왈)。
선문자가 물었다.
人謂子君子人也(인위자군자인야)。
“사람들이 그대를 군자다운 사람이라고 이른다면
子獨不喜乎(자독불희호)。
그대는 홀로 기뻐하지 않겠습니까?
人謂子小人人也(인위자소인인야)。
사람들이 그대를 소인 같은 사람이라고 한다면
子獨不憂乎(자독불우호)。
그대는 홀로 걱정하지 않겠습니까?”
浮丘公曰(부구공왈)。
부구공이 말했다
吾亦何憂何喜(오역하우하희)。
나도 무엇을 걱정하고 무엇을 기뻐해야 하는가?
羨門子曰(선문자왈)。
선문자가 답했다.
人莫不喜爲君子而憂爲小人(인막불희위군자이우위소인)。
사람들은 군자가 되는 것을 좋아하고
소인이 되는 것을 걱정하지 않는 이가 없으니
此固人之情也(차고인지정야)。
이것이 진실로 사람의 마음입니다.
人謂子君子(인위자군자)。
사람들이 그대를 군자라고 하면
子爲君子人矣(자위군자인의)。
그대는 군자다운 사람이 되는 것이니
子安得無喜乎(자안득무희호)。
그대가 어찌 기뻐하지 않겠습니까?
人謂子小人(인위자소인)。
사람들이 그대를 소인이라고 하면
子爲小人人矣(자위소인인의)。
그대는 소인 같은 사람이 되는 것인데
子安得無憂乎(자안득무우호)。
그대는 어찌 걱정이 없습니까?
子爲人(자위인)。
그대도 사람인데
獨無人之情乎(독무인지정호)。
홀로 사람의 마음이 없습니까?
浮丘公曰(부구공왈)。
부구공이 대답했다.
然(연)。吾向也游於外(오향야유어외)。
그렇지만 내가 지난번 밖에서 놀 적에
人見我呼我爲蛇(인견아호아위사)。
나를 보고 나를 뱀이라고 불러서
吾顧而察之(오고이찰지)。
내가 뒤돌아 살펴보니
見吾之非蛇也(견오지비사야)。
나는 뱀이 아니었습니다. ……
吾亦不以爲憂(오역불이위우)。
나는 그 때문에 걱정하지는 않았습니다.
人見我呼我爲龍(인견아호아위용)。
사람들이 나를 보고 나를 용이라고 불러서
吾顧而察之(오고이찰지)。
내가 뒤돌아 살펴보니
見吾之非龍也(견오지비용야)。
나는 용이 아니었습니다.
吾亦不以爲喜(오역불이위희)。
나는 또한 그 때문에 기뻐하지도 않았습니다.
是非之辨(시비지변)。憂喜之趣(우희지취)。
시비의 구분과 우희의 취지는
莫知其端(막지기단)。
그 단서를 알 수 없으니
吾又何喜何憂(오우하희하우)。
내가 또 무엇을 기뻐하고 무엇을 걱정하겠습니까?
且吾語若女聽之(차오어약녀청지)。
또 나에 대한 말은 당신이 들었던 것과 같습니다.
今人謂我君子(금인위아군자)。
지금 사람들이 나를 군자라고 하더라도
吾之爲君子者(오지위군자자)。
내가 군자가 되는 것은
猶未定也(유미정야)。
오히려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입니다.
謂吾小人(위오소인)。
내가 소인이라고 불리더라도
我之爲小人者(아지위소인자)。
내가 소인이 된 것은
猶未定也(유미정야)。
오히려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입니다.
夫未定吾之爲君子爲小人(부미정오지위군자위소인)。
내가 군자가 되고 소인이 되는 것이 정해지지 않았다면,
則亦未定吾之可喜與可憂(즉역미정오지가희여가우)。
또한 내가 기뻐하고 걱정하는 것이 정해지지 않은 것입니다.
吾其有憂喜乎哉(오기유우희호재)。
내가 그것을 걱정하고 기뻐할 것이 있겠습니까?
且人之謂吾君子也(차인지위오군자야)。
그리고 사람들이 나를 군자라고 합니다.
將非好我而謂之乎(장비호아이위지호)。
이것은 나를 좋아하여 말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謂吾小人也(위오소인야)。
나를 소인이라고 합니다.
將非惡我而謂之乎(장비악아이위지호)。
이것은 나를 미워하여 말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好我者之謂吾君子也(호아자지위오군자야)。
나를 좋아하는 자들이 나더러 군자라고 하는 것은
以其好之(이기호지)。
그들이 좋아하기 때문이니
安知吾之必爲君子乎(안지오지필위군자호)。
어떻게 내가 반드시 군자라는 것을 알겠습니까?
惡我者之謂吾小人也(악아자지위오소인야)。
나를 미워하는 자들이 나더러 소인이라고 하는 것은
以其惡之(이기악지)。
그들이 미워하기 때문이니
又安知吾之必爲小人乎(우안지오지필위소인호)。
또한 어떻게 내가 반드시 소인이라는 것을 알겠습니까?
人有好惡(인유호악)。
사람들은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이 있어서
是非交爭(시비교쟁)。
시비를 서로 따집니다.
吾且從而一爲憂一爲喜(오차종이일위우일위희)。
나 또한 그들을 따라서 한 번은 걱정하고 한 번은 기뻐한다면
以爲不智(이위부지)。故不爲也(고불위야)。
슬기롭지 못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하지 않습니다.”
曰(왈)。
선문자가 다시 물었다
然則子果無憂與喜乎(연칙자과무우여희호)。
그렇다면 부구공은 과연 걱정하는 것과 기뻐하는 것이 없습니까?
曰(왈)。
부구공이 답했다.
有(유)。
있습니다.
謂吾君子者(위오군자자)。
나더러 군자라고 하는 자가
果君子人也(과군자인야)。
과연 군자다운 사람이라면
吾惡可以不喜乎(오악가이불희호)。
내가 어찌 기뻐하지 않겠습니까?
謂吾小人者(위오소인자)。
나더러 소인이라고 하는 자가
果小人人也(과소인인야)。
과연 소인 같은 사람이라면
吾又惡可以不喜乎(오우악가이불희호)。
내가 또 어떻게 기뻐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吾之喜也(오지희야)。
내가 기뻐하는 것이
在此而已(재차이이)。
여기에 있을 뿐입니다.
謂吾君子者(위오군자자)。
나더러 군자라고 하는 사람이
果小人人也(과소인인야)。
과연 소인 같은 사람이라면
吾惡可以不憂乎(오악가이불우호)。
내가 어떻게 걱정하지 않겠습니까?
謂吾小人者(위오소인자)。
나더러 소인이라고 하는 자가
果君子人也(과군자인야)。
과연 군자다운 사람이라면
吾又惡可以不憂乎(오우악가이불우호)。
내가 어떻게 걱정하지 않겠습니까?”
吾之憂也(오지우야)。
내가 근심하는 것이
亦在此而已(역재차이이)。
여기에 있을 뿐입니다.
惡乎然哉(악호연재)。
어째서 그렇한가?
彼君子人者(피군자인자)。
저 군자다운 사람이
公乎好惡而明乎是非(공호호악이명호시비)。
好惡에 공정하고, 是非에 밝다면,
吾之爲君子爲小人(오지위군자위소인)。
내가 군자가 되고 소인이 되는 것을
將視乎其所與所不與(장시호기소여소불여)。
그가 인정하고 인정하지 않는 바에 견주겠습니다.
吾得不喜其所與(오득불희기소여)。
나는 그가 인정함을 기뻐하고
憂其所不與乎(우기소불여호)。
인정하지 않음을 걱정하지 않겠습니까?
彼小人人者(피소인인자)。
저 소인같은 사람이
私乎好惡(사호호악)
좋아하고 미워함을 공정하지 못 해서
而瞢乎是非(이몽호시비)。
옳고 그름을 흐려놓는다면
吾之爲小人爲君子(오지위소인위군자)。
내가 군자가 되고 소인이 되는 것도
亦將視乎其所不與所與(역장시호기소불여소여)。
그가 인정하고 인정하지 않는 바에 견주는 것이니.
吾得不喜其所不與(오득불희기소불여)。
내가 그의 인정을 못 받음을 기뻐하고
憂其所與乎(우기소여호)。
그의 인정을 받음을 근심하지 않겠습니까?
且子謂吾之爲君子爲小人(차자위오지위군자위소인)。
또 그대가 나를 군자라 하고 소인이라 함은
固將一決於人乎(고장일결어인호)。
진실로 남에 의해 결정됨이 아닙니까?
抑其不然(억기불연)。
그러나 그게 그렇지 않아서
而有在我者乎(이유재아자호)。
나에게 달려있는 것입니다.
我之爲君子也(아지위군자야)。
내가 군자라면
人謂我小人(인위아소인)。
남들이 나를 소인이라 하더라도
非吾憂也(비오우야)。
내가 근심할 바가 아니요
我之爲小人也(아지위소인야)。
내가 소인이라면
人謂我君子(인위아군자)。
남들이 나를 군자라 하더라도
非吾喜也(비오희야)。
내가 기뻐할 바가 아니니
可喜可憂(가희가우)。
기뻐하고 근심함은
在我而已(재아이이)。
내게 달려있을 뿐
人何力焉(인하력언)。
남들이 어찌하겠습니까?
然而善人好之(연이선인호지)。
선한 사람이 좋아하고
不善人惡之(불선인악지)。
선하지 못한 사람이 미워한다면
徵可喜於外(징가희어외)。
외부에 의해 기쁨을 증명되는 것입니다.
不善人好之(불선인호지)。
선하지 못한 사람이 좋아하고
善人惡之(선인오지)。
선한 사람이 미워한다면
徵可憂於外(징가우어외)。
외부에 의해 걱정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本在我而徵在人(본재아이징재인)。
근본은 나에게 있고 증명은 남에게 있으니,
盍亦知所擇所勉哉(합역지소택소면재)。
어찌 또한 선택할 바와 힘쓸 바를 알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於是羨門子雀躍而喜曰(어시선문자작약이희왈)。
이에 선문자가 참새같이 뛰며 기뻐서 말했다.
昔吾之未見夫子也(석오지미견부자야)。
예전에 제가 선생님을 뵙기 전에는
吾以爲莫吾若也(오이위막오약야)。
나만한 자가 없다고 여겼었는데
今吾聞夫子之言(금오문부자지언)。
지금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吾得吾之師矣(오득오지사의)。
제가 저의 선생님을 얻었습니다.
乃行而歌曰(내행이가왈)。
이에 떠나가면서 노래하기를
九侯之子(구후지자)。
구후의 딸을
人皆以爲好(인개이위호)。
남들은 모두 미인으로 여기지만
殷獨暴之(은독폭지)。
은의 주왕은 유독 그에게 포악하였고
無鹽之女(무염지녀)。
무염의 딸을
人皆以爲惡(인개이위악)。
남들은 모두 추녀라고 했으나
齊獨樂之(제독악지)。
제선왕은 유독 그를 좋아했으니
好惡靡眞(호오미진)。
좋아하고 미워함이 진실이 없으니
孰知其所因(숙지기소인)。
누가 그 까닭을 알겠는가?
嘻乎哉(희호재)。
우습지 않은가?
無鹽之醜(무염지추)。
아! 무염의 추함은
不以齊之樂而蔽其惡(불이제지악이폐기악)。
제나라의 좋아하는 것으로써 그 나쁜 것을 가릴 수 없었고,
九侯之美(구후지미)。
구후의 아름다움은
不以殷之暴而失其好(불이은지폭이실기호)。
은나라의 포악함으로써 그 좋은 것을 가릴 수는 없습니다.
乃知好惡之在我而不在人(내지호악지재아이부재인)。
이에 좋고 미워하고 하는 것은 나에게 있지 남에게 있지 않습니다.
請自今日書諸紳(청자금일서제신)。
청컨대 오늘부터 그것을 내 큰 띠에 쓰겠습니다.
得李達衷所爲愛惡箴讀之(득리달충소위애악잠독지)。
이달충이 지은 「애오잠」을 얻어 읽었는데
其文非甚佳(기문비심가)。
그 문장이 아주 아름다운 것은 아니었다.
而猶見稱於後世者爲可疑。
그러나 오히려 후세에 칭찬을 받는 것이 몹시 의아하였다.
故輒效其意而作之如此。
그래서 문득 그 뜻을 본받아 이와 같이 지었다.
使識者讀此文(사식자독차문)。
지식인들이 이 글을 읽는다면
又必笑之也(우필소지야)。
역시(내가 애오잠을 평한 것같이) 반드시 웃을 것이다.
<참고: 애오잠>
愛惡箴幷序(애오잠병서)-李達衷(이달충)
有非子造無是翁曰(유비자조무시옹왈) :
유비자(有非子) 무시옹(無是翁)에게 찾아가서 이르기를
日有群議人物者(일유군의인물자) :
“근자에 여럿이 모여서 인물을 평론하는데
人有人翁者(인유인옹자) :
어떤 사람은 옹(翁)을 사람이라 하고
人有不人翁者(인유불인옹자) :
어떤 사람은 옹을 사람이 아니라고 하니
翁何或人於人(옹하혹인어인) :
옹은 어찌하여 어느 사람에게는 사람 대접을 받고
或不人於人乎(혹불인어인호) :
어느 사람에게는 사람 대접을 받지 못하는지요.”
翁聞而解之曰(옹문이해지왈) :
옹이 듣고 해명하기를
人人吾吾不喜(인인오오불희) :
“남이 날보고 사람이라 하여도 내가 기뻐할 것이 없고
人不人吾吾不懼(인불인오오불구) :
남이 날보고 사람이 아니라 하여도 내가 두려워할 것이 없고 .
不如其人人吾而其不人不人吾(불여기인인오이기불인불인오) :
사람다운 사람은 나를 사람이라 하고
사람 아닌 사람은 나를 사람이 아니라 하는 것만 같지 못하다
吾且未知(오차미지) :
나는 장차 모르겠노니
人吾之人何人也(인오지인하인야) :
나는 나를 사람이라 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이며,
不人吾之人何人也(불인오지인하인야) :
나를 사람이 아니라 하는 사람이 어떠한 사람인지를
人而人吾則可喜也(인이인오칙가희야) :
사람다운 사람이 나를 사람이라 하면 나는 기뻐할 일이요.
不人而不人吾則亦可喜也(불인이불인오칙역가희야) :
사람이 아닌 사람이 나를 사람이 아니라 하면
나는 또한 기뻐할 일이며
人而不人吾則可懼也(인이불인오칙가구야) :
사람다운 사람이 나를 사람이 아니라 하면 나는 두려워할 일이요
不人而人吾則亦可懼也(불인이인오칙역가구야) :
사람 아닌 사람이 나를 사람이라 하면 또한 두려워할 일이다.
喜與懼當審其人(희여구당심기인) :
기뻐하거나 두려워하는 것은
吾不人吾之人之人不人如何耳(오불인오지인지인불인여하이) :
마땅히 나를 사람이라 하고 나를 사람이 아니라 하는 사람이
사람다운 사람인지 사람다운 사람이 아닌지를 살필 일이다.
故曰(고왈) :
그러므로
惟仁人(유인인) :
오직 인(仁)한 사람이어야
爲能愛人(위능애인) :
능히 사람을 사랑할 수 있고
能惡人(능악인) :
능히 사람을 미워할 수 있나니
其人吾之人仁人乎(기인오지인인인호) :
나를 사람이라 하는 사람이 인한 사람인지
不人吾之人仁人乎(불인오지인인인호) :
나를 사람이 아니라 하는 사람이 인한 사람인지.”라고 하였다.
有非子笑而退(유비자소이퇴) :
유비자(有非子)가 웃으면서 물러갔다.
無是翁因作箴以自警(무시옹인작잠이자경) :
무시옹(無是翁)이 이것으로 잠(箴)을 지어 자신을 일깨웠다.
箴曰(잠왈) :
잠에 이르기를
子都之姣(자도지교) :
“자도(子都; 춘추시대 정(鄭) 나라의 미남자)의 어여쁜 것이야
疇不爲美(주불위미) :
뉘가 아름답다 아니하며
易牙所調(역아소조) :
역아(易牙)의 음식 만든 것이야
疇不爲旨(주불위지) :
뉘가 맛있다 아니하랴.
好惡紛然(호악분연) :
좋아함과 미워하는 것이 시끄러우면
盍求諸己(합구제기) :
어찌 자기 몸에 반성(反省)하지 아니하랴.”
신독잠(愼獨箴)
有幽其室(유유기실) 그윽한 방
有默其處(유묵기처) 말 없는 공간
人莫聞睹(인막문도) 듣고 보는 이 없어도
神其臨汝(신기림여) 귀신이 그대 살피나니
警爾惰體(경이타체) 게으름 피우지 말고
遏爾邪思(알이사사) 사심(邪心) 품지 말지어다
濫觴不壅(남상불옹) 처음 단속 잘못하면
滔天自是(도천자시) 하늘까지 큰물 넘치리라
仰戴圓穹(앙대원궁) 위로는 하늘 이고
俯履方輿(부리방여) 아래로는 땅 밟는 몸
謂莫我知(위막아지) 날 모른다 말할 텐가
將誰欺乎(장수기호) 그 누구를 기만하랴
人獸之分(인수지분) 사람과 짐승의 갈림길
吉凶之幾(길흉지기) 행복과 불행의 분기점
屋漏在彼(옥누재피) 어두운 저 구석을
吾以爲師(오이위사) 내 스승 삼으리라
谿谷先生集卷之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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