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난험조(艱難險阻)
전진하는 길에서 위험과 장애를 만난다는 뜻으로, 세상살이가 몹시 힘들고 험난함을 이르는 말이다.
艱 : 어려울 간(艮/11)
難 : 어려울 난(隹/11)
險 : 험할 험(阝/13)
阻 : 험난할 조(阝/5)
출전 :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희공 28년(僖公二十八年)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희공 28년(僖公二十八年)조에 초성왕(楚成王)이 진문공(晋文公)을 두고 한 말로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춘추시대(春秋時代), 초나라(楚國) 장군(將軍) 자옥(子玉)이 군대를 이끌고 송(宋)나라를 포위 공격하려고 하자, 송(宋)나라가 진(晋)나라에 구원을 요청했다.
진문공(晋文公)이 출병해 진나라와 송나라 사이에 있던 초나라의 동맹국인 조(曹國)나라 와 위나라(衛國)을 점령하고, 제나라(齊), 진나라(秦) 양국과 연맹을 결성해 전략상의 우위를 차지했다. 이때의 이야기다.
楚人入居于申, 使申叔去穀.
초성왕(楚成王)은 송나라로부터 물러나와 초나라 신(申) 땅에 있으면서, 신숙(申叔)으로 하여금 곡(穀) 땅에서 물러나게 했다.
使子玉去宋, 曰; 無從晉師.
그리고 사자를 보내 자옥(子玉)으로 하여금 송나라를 물러나게 하면서 말하기를 “진나라 군대를 뒤 쫓아 가서는 안된다.
晉侯在外十九年矣, 而果得晉國, 險阻艱難, 備嘗之矣. 民之情偽, 盡知之矣.
진나라 문공은 국외에 19년 동안이나 망명해 있다가 진나라를 얻었으니, 온갖 험난한 일과 어려움을 두루 격어 보았다. 그래서 백성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
天假之年, 而除其害, 天之所置, 其可廢乎.
하늘이 목숨을 빌려 주며(天假之年), 해치는 자들을 모두 제거하면서 임금으로 세우려는 자를 어찌 폐할 수가 있겠는가.
軍志曰; 允當則歸.
又曰; 知難而退.
又曰; 有德不可敵.
병서(軍志)에도 ‘적과 아군의 병력이 필적할 때에는 물려나온다’고 했고, 또 ‘어려움을 알면 물러나라’고 했으며, 또 ‘덕이 있는 자는 대적할 수가 없다’고 하였다.
此三志者, 晉之謂矣.
그런데 이 세 가지 기록이 바로 진나라에 해당된다고 하겠다!”
(春秋左氏傳 僖公 二十八年)
자옥(子玉)이 명령을 따르지 않고 진나라 군대(晋軍)와 전쟁을 벌이다가 패배하자 자결했다. '險阻艱難'을 지금은 '艱難險阻'로 쓴다.
▶️ 艱(어려울 간)은 형성문자로 부수이면서 동시에 음(音)을 나타내는 괘이름 간(艮; 그치다)部와 부수를 제외한 글자 (근)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원래 뜻은 다루기 힘든 흙이었으나 점차 어렵다, 괴롭다, 고생하다 라는 뜻으로 널리 쓰이게 되었다. 그래서 艱(간)은 ①어렵다 ②괴롭다 ③가난하다 ④험악하다 ⑤당고(當故) ⑥고생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쉬울 이(易)이다. 용례에는 가난하여 고생이라는 간고(艱苦), 가난하고 구차함을 간구(艱苟), 가난하고 군색함을 간군(艱窘), 괴롭고 고생스러움을 간난(艱難), 매우 검소한 음식을 간식(艱食), 힘들고 고생스러움을 간신(艱辛), 간난과 고초를 간초(艱楚), 몹시 가난하여 없는 것이 많음을 간핍(艱乏), 어려움과 근심이라는 간환(艱患), 비할 데 없이 힘 들고 어려움을 간대(艱大), 힘에 겹도록 어렵게 마련하여 갖춤을 간비(艱備), 어려움을 참고 정절을 지킴을 간정(艱貞), 가난하고 군색함을 간군(艱窘), 운수가 언짢아서 하는 일이 막히고 어려움을 둔간(屯艱), 국가나 백성을 간난한 지경에서 건져 냄을 제간(濟艱), 구차하고 가난함을 구간(苟艱), 험하여 오르기 어려움을 험간(險艱), 몹시 고되고 어렵고 맵고 쓰다는 뜻으로 몹시 힘든 고생을 간난신고(艱難辛苦), 남의 나라에 있으면서 계수나무 보다 비싼 땔감을 때고 옥보다 비싼 음식을 먹고 사는 괴로움이라는 뜻으로 물가가 비싼 도시에서 고학하는 것을 계옥지간(桂玉之艱), 사물을 아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으나 이를 행하기는 매우 어렵다는 비지지간(非知之艱), 괴로움을 견디어 내고 어려움을 참아 냄을 엄고내간(淹苦耐艱), 나라의 운명이 매우 어지럽고 어려움을 국보간난(國步艱難) 등에 쓰인다.
▶ 難(어려울 난, 우거질 나)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새 추(隹; 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근; 난)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진흙 속에 빠진 새가 진흙에서 빠져 나오기 어렵다는 뜻이 합(合)하여 '어렵다'를 뜻한다. 본래 菫(근)과 鳥(조)를 결합한 글자 형태였으나 획수를 줄이기 위하여 難(난)자로 바꾸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새의 이름을 가리켰다. ❷형성문자로 難자는 ‘어렵다’나 ‘꺼리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難자는 堇(진흙 근)자와 隹(새 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堇자는 진흙 위에 사람이 올라서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근→난’으로의 발음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難자는 본래 새의 일종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그러나 일찌감치 ‘어렵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었기 때문에 어떠한 새를 뜻했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렇다면 새의 일종을 뜻했던 글자가 왜 ‘어렵다’라는 뜻을 갖게 된 것일까? 혹시 너무도 잡기 어려웠던 새는 아니었을까? 가벼운 추측이기는 하지만 전혀 근거가 없지만은 않아 보인다. 그래서 難(난, 나)은 (1)어떤 명사(名詞) 아래에 붙어서 어려운 형편이나 처지라는 뜻을 나타내는 말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어렵다 ②꺼리다 ③싫어하다 ④괴롭히다 ⑤물리치다 ⑥막다 ⑦힐난하다 ⑧나무라다 ⑨삼가다(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다) ⑩공경하다, 황공해하다 ⑪근심, 재앙(災殃) ⑫병란(兵亂), 난리(亂離) ⑬적, 원수(怨讐) 그리고 ⓐ우거지다(나) ⓑ굿하다(나) ⓒ어찌(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쓸 고(苦), 어려울 간(艱)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쉬울 이(易)이다. 용례에는 어려운 고비를 난국(難局),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난문(難問), 어려운 문제를 난제(難題), 전쟁이나 사고나 천재지변 따위를 당하여 살아 가기 어려운 처지에 빠진 백성을 난민(難民), 풀기가 어려움을 난해(難解), 일을 해 나가기가 어려움을 난관(難關), 무슨 일이 여러 가지 장애로 말미암아 순조롭게 진척되지 않음을 난항(難航), 꺼리거나 어려워하는 기색을 난색(難色), 어려움과 쉬움을 난이(難易), 견디어 내기 어려움을 난감(難堪), 바라기 어려움을 난망(難望), 처리하기 어려움을 난처(難處), 잊기 어렵거나 또는 잊지 못함을 난망(難忘), 어떤 사물의 해명하기 어려운 점을 난점(難點), 뭐라고 말하기 어려움을 난언(難言), 병을 고치기 어려움을 난치(難治), 이러니 저러니 옳으니 그르니 하며 시비를 따져 논하는 것을 논란(論難), 남의 잘못이나 흠 따위를 책잡아서 나쁘게 말함을 비난(非難), 경제적으로 몹시 어렵고 궁핍함을 곤란(困難), 뜻밖에 일어나는 불행한 일을 재난(災難), 힐문하여 비난함을 힐난(詰難), 괴로움과 어려움을 고난(苦難), 위험하고 어려움을 험난(險難), 공격하기 어려워 좀처럼 함락되지 아니하는 난공불락(難攻不落), 잊을 수 없는 은혜를 난망지은(難忘之恩), 누구를 형이라 아우라 하기 어렵다는 난형난제(難兄難弟) 등에 쓰인다.
▶ 險(험할 험, 괴로워할 삼, 낭떠러지 암)은 형성문자로 険(험)의 본자(本字), 险(험)은 통자(通字), 险(험)은 간자(簡字), 礆(험)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좌부변(阝=阜; 언덕)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깎은 듯이 서 있다의 뜻을 나타내기 위한 僉(첨, 험)으로 이루어졌다. 깎아지른 듯이 서 있는 험한 산의 뜻으로 쓰인다. 그래서 險(험, 삼, 암)은 ①험(險)하다 ②높다, 험준(險峻)하다 ③음흉(陰凶)하다, 음험하다 ④간악(奸惡)하다 ⑤멀다 ⑥위태(危殆)롭다 ⑦간난(艱難)하다(몹시 힘들고 고생스럽다) ⑧넓다, 평평하다 ⑨고민(苦悶), 고통(苦痛) ⑩위험(危險) ⑪요해지(要害地), 요해처(要害處) ⑫자칫하면 ⑬하마터면 ⑭거의, 대부분 ⑮아슬아슬하게, 그리고 괴로워하다(삼) 그리고 ㉠낭떠러지(암) ㉡험하다(암)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높을 준(峻), 험할 기(崎), 험할 구(嶇), 가파를 영(嶸)이다. 용례로는 위험하고 어려움을 험난(險難), 마음씨가 험하고 악함을 험악(險惡), 남을 헐뜯어서 하는 말을 험담(險談), 험난한 땅을 험지(險地), 성질이 험악한 사람을 험객(險客), 험상궂게 생긴 인상을 험상(險相), 땅의 생김새가 험한 곳을 험소(險所), 지형이 험하고 수비가 단단함을 험고(險固), 험한 말을 잘하는 입 또는 그 말을 험구(險口), 험한 길을 험로(險路), 험악한 산을 험산(險山), 어려워 알기 힘든 말을 험어(險語), 지세가 험하고 중요한 곳을 험요(險要), 험하고 멂을 험원(險遠), 몹시 험함을 험절(險絶), 매우 위험한 행동을 험행(險行), 실패하거나 목숨을 다치게 할 만함을 위험(危險), 어떤 일을 위험을 무릅쓰고 하는 것 또는 그 일을 모험(冒險), 실지로 살피고 조사함을 탐험(探險), 마음씨가 그늘지고 험상궂음을 흉험(凶險), 평탄함과 험준함을 이험(夷險), 험한 지형을 의지함을 시험(恃險), 위태하고 험난함을 무릅쓰고 나아간다는 말을 승위섭험(乘危涉險), 천연적으로 험준한 땅을 이르는 말을 천험지지(天險之地), 가당치 않은 말이나 글을 억지로 끌어다가 맞추어서 순하지 못한 문구가 됨을 이르는 말을 견강타험(牽強墮險) 등에 쓰인다.
▶ 阻(막힐 조)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좌부변(阝=阜; 언덕)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且(저, 조)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阻(조)는 ①막히다 ②험(險)하다 ③떨어지다 ④허덕거리다 ⑤저상하다 ⑥의심(疑心)하다 ⑦의거(依據)하다 ⑧믿다 ⑨고난(苦難)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막힐 색(塞), 막힐 체(滯), 막힐 질(窒), 막힐 옹(邕),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소통할 소(疏)이다. 용례로는 앞으로 나아가거나 다가오는 것을 막아서 가림을 조당(阻擋), 가거나 오거나 하지 못하게 막음을 조당(阻搪), 오랫동안 서로 만나 보지 못함을 조면(阻面), 길이 꽉 막힘을 조경(阻梗), 하지 못하게 막음을 조니(阻泥), 오랫 동안 소식이 막힘을 조문(阻聞), 막아서 못하게 함을 조방(阻防), 서로의 왕래가 막히고 의심함을 조이(阻異), 오랫 동안 문후가 막힘을 조후(阻候), 통하지 못하게 막거나 막힘을 조해(阻閡), 막혀서 서로 통하지 못함을 조격(阻隔), 길이 막히고 험난함을 조험(阻險), 어떤 일이나 행동 따위가 진행되지 않도록 막아서 방해함을 조애(阻礙), 멀리 떨어져 있어 서로 통하지 못함을 격조(隔阻), 가로 막힘 또는 가로 막음을 난조(攔阻), 멀리 떨어져 있어 사이가 막힘을 형조(夐阻), 어긋나고 막힘을 규조(睽阻), 소식이 오래 막힘을 구조(久阻), 깊고 험함을 심조(深阻), 두 사람 사이에서 오래 소식이 막힘을 적조(積阻), 지세가 높고 가파르며 험하여 막히고 끊어져 있음을 험조(險阻), 험하고 가파름을 준조(峻阻), 세 번을 추진하는데 네 번의 제재를 받는다는 뜻으로 어떤 계획을 추진함에 있어서 장애를 만나도 계속 추진해 나가라는 말을 추삼조사(推三阻四)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