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몇 년 전부터 흡연자나 금연을 계획하는 사람을 중심으로 급속히 퍼지고 있는 전자 담배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지난 5일, 식품 의약 안전청(이하 식약청)이 현재 유통 중인 전자식 흡연 욕구 저하제, 흔히 전자 담배로 불리는 제품 10개에 대해 시행한 품질 검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검사 결과, 10개 중 9개가 품질 부적합으로 판명 나, 그 중 5개 제품에 대해서는 허가를 취소, 제품을 수거하도록 하였고, 나머지 네 제품에 대해서도 허가를 취소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정상으로 판명된 제품이 하나 있었지만, 아직 유통되지 않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식약청에 허용된 제품 10개 모두가 판매 정지 처분을 받은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자 담배의 원리와 종류는?
전자 담배는 영어로 e-cigarette이라고도 하는데 2003년에 중국의 루옌(Ruyan)이라는 사람이 개발한 특수 담배로 현재 미국, 네덜란드, 뉴질랜드 등 30여 개국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전자 담배는 전기를 이용해 니코틴을 이용해 기체 형태로 흡입하게 한 장치로, 불빛을 내는 발광 다이오드와 배터리가 결합된 본체와 니코틴이 함유된 액체를 기체로 바꾸는 기화장치, 그리고 니코틴 액체를 담은 카트리지 세 부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자 담배를 입으로 빨면 그 압력을 센서가 감지하게 되는데, 이때 니코틴이 함유된 액체에 전기로 열이나 초음파가 가해지면서 액체가 기화하게 되고, 기화된 기체를 흡입할 수 있게 한 것이 그 원리입니다. 기화된 기체 안에는 수증기와 니코틴이 들어 있는데 흡입하면 니코틴은 몸속에 흡수되고 수증기는 담배연기처럼 다시 내뿜어지게 됩니다. 즉, 니코틴을 흡입하는 효과뿐만 아니라 담배 연기를 내뿜는 시각적 효과도 누릴 수 있는 것입니다. 이 외에도 니코틴이 전혀 들어 있지 않은 전자 담배도 있는데요. 카트리지에 니코틴 대신 타바논이라는 물질이 들어 있어 흡연 욕구를 억제해준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독특하게 이 두 제품을 따로 관리하고 있는데요. 니코틴이 함유된 전자 담배는 "담배"로 분류되어 지식경제부에서 공산품 형태로 관리하고 있고, 니코틴이 없는 전자 담배는 의약외용품으로 분류되어 식약청에서 "전자식 흡연 욕구 저하제"라는 이름으로 감독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바로 식약청에서 관리하던 니코틴이 없는 전자 담배였습니다.
전자 담배가 기존의 담배보다 좋은 점은?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니코틴에 의한 중독 현상으로 담배를 끊는 것이 힘듭니다. 문제는 니코틴의 각성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 피우는 담배 안에 니코틴 외에 일산화탄소나 타르 등 수백 가지 종류의 유해 물질이 함께 포함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전자 담배는 "이론적으로" 니코틴 외의 다른 유해 물질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상대적으로 건강하게 니코틴의 각성 효과를 느낄 수 있는데, 바로 이것이 전자 담배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해로운 연기 대신 수증기를 내뿜다 보니 간접흡연의 위험도 작고, 냄새도 거의 없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담뱃재나 꽁초가 남지 않으니 깨끗하기도 하고, 담뱃불을 붙이거나 담배를 만지는 느낌, 담배 연기의 느낌 등을 그대로 살려 준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힙니다. 마지막으로 적절한 양(?)을 잘 사용한다면 비용도 기존의 담배보다 절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전자 담배의 확산에 우려되는 점
그러나 아직 전자 담배를 흔쾌히 권하기에는 우려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먼저 전자 담배를 판매하는 곳 대부분이 담배를 줄이거나 금연의 용도로 전자 담배의 효능을 광고하고 있는데, 실제 전자 담배의 금연 효과에 대해서는 확인된 바가 없습니다. 전자 담배를 이용해 금연에 성공하려면 카트리지의 니코틴 함량을 점차 줄여나가야 하는데, 금단 현상 때문에 이것이 쉽지 않다고 합니다. 심지어 전자 담배를 사용하면서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쉽게 담배를 피울 수 있게 되다 보니 니코틴 중독에 더 심하게 빠지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문제가 되는 것은 시판된 지가 오래되지 않아 사람에게 유해성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2008년에 세계보건기구(WHO)는 “니코틴 이외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알 수 없고, 니코틴에 열을 가해 분무 형태로 흡입하는 것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려진 바가 없다"라며 우려를 표명했고, 호주, 캐나다, 홍콩 등 일부 국가에서는 사용을 금지한 상태이기도 합니다.
또한, 전자 담배를 제조하는 곳이 대부분 중국이다 보니 니코틴 함량이나 품질에 대해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실제 이번에 허가 취소된 제품을 보면 타바논이라는 흡연 욕구 억제제가 카트리지당 기준치의 90% 이상 함유돼야 하지만, 많아야 40%였고 대부분 0.2% 수준으로 극히 적었으며, 심지어 두 개 제품에는 아예 타바논 성분이 없었다고 합니다.(작년 모 방송국 시사 고발 프로그램에서 전자 담배에 니코틴 외의 다른 물질이 함유된 것을 밝힌적도 있습니다.)
전자 담배에게 필요한 것은 규제!?
니코틴 껌이나 니코틴 패치와 같은 금연 보조제는 한정된 기간만 사용하게 되어 있지만, 전자 담배는 제한 없이 판매하는 것이 목적인 이상금연 보조제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개인적으로 담배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시점에서 판매된다면 어쩔 수 없이 담배를 끊지 못하는 사람에게 흡연에 따른 건강상 피해를 조금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제한해 허용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또한, 불법적으로 수입되고, 무분별하게 유사한 상품이 난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규제도 더욱 엄격해지고 품질 관리도 일괄적으로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함량 미달로 허가 취소된 일도 그렇고 인터넷을 통해 청소년도 쉽게 구매할 수 있다고 하는데, 빨리 개선될 필요가 있습니다.
금연에는 금연상담이 큰 도움돼...
본인의 의지만으로 금연에 성공할 확률은 채 5%가 안 된다고 합니다. 그만큼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이기도 하며, 이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현재까지 진행된 의학 연구에서는 가장 높은 성공률을 보인 것은 니코틴의 효과를 대신해주는 약(챔픽스)을 복용했을 때로 성공률이 50%가 넘는다고 합니다. 이 약은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 의약품이며, 그 외의 다른 금연 보조제도 있으니 금연을 결심하신 분은 금연 치료를 하는 내과나 보건소를 찾아 전문가와 상담을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또한,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가 함께하는 금연 상담 콜센터가 있는데 이곳을 통해서도 성별 및 나이에 맞는 금연 상담을 받으실 수 있다고 합니다. 전화번호는 1544-9030인데, "9030=금연성공"으로 기억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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